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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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안 보통에게 푹 빠져있었다. 아니, 지금도 빠져있다.

하지만...

그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성의 모습이 내가 아니길,

그리고 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성이 훗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길...

보통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랑이 나의 사랑이 아니길...

보통식 사랑이라면 노 땡큐!!

그렇지만 그의 책엔 별 다섯개를 줄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사랑일까?

보통: ㅋㅋ사랑이 별 거인줄 알았니??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보통: '너'이기에 사랑하는 이유는 하나도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랑하고 싶은 순간 너를 만났기 때문이지.

         그 순간 너를 만났기 때문에 너를 사랑했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만났으니 그 사람을 사랑해.

 

사랑의 효력요건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요건이란 몇 가지가 되었든 다 채워져야

효과가 나타나는 법인데 사랑의 효력요건은 그렇지가 않다.

몇 가지가 부족하다 해서 사랑이 시작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람에 따라선 우월한 의미를 가진 단 한가지 요건이 나머지 많은 요건의

흠결을 극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존속요건은? 사랑에 과연 존속요건이 있긴 한 걸까?

언제부터인가 사랑은 '존속'이란 말보다 '유통기한'이란 말이 더 친하게 지낸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랬는지도 모르지만..(설마 그건 아니겠지??)

 

남녀가 처음 만나서 결혼에 골인할 확률이 가장 높은시기는 만난지 6개월 안이라고 한다.

그 후부터는 점점 결혼할 확률이 낮아지는데 그건 사랑의 유효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6개월이 지나면 보통 사랑은 식고, 사랑이 식은 그 순간부터는 성격과 인격이 사람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이란다. 물론 좋아하는 마음은 계속 지속되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성격과 인격에 관한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누군가의 분석이다.

성격, 인격, 좋아하는 감정, 사랑...이런게 다 별개의 것이라는게 통설인가 보다.

하지만  성격과 인격이 사랑의 효력요건이자 존속요건이라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사랑의 효력요건은 사람에 따라  어떤 것이든 가능할 수 있지만

존속요건은 어떤 사람의 사랑이든 성격과 인격으로 공통되지 않을까...

 

보통은 사랑이 별개 아니라는 걸 말하지만 나는 사랑이 존속할 수 있는 별거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순간에 만난 사람이 아닌 존속할 수 있는 사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찾아오는 사랑을 막지 말고 떠나가는 사랑에 미련을 두지 말라지만,

사랑은 그렇게 끊임없이 왔다가 떠나고 또 다른 사랑이 오고 그런 거라지만,

스쳐지나갈 사랑이라면 절대 오지 못하게 막아버릴테다.

아무튼 보통의 책이라면 언제든 웰컴이지만

보통이 말하는 사랑은 글쎄.... 

2006. 11. 21.  

 

 

사랑과 죽음은 그 너머로 가 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다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참....어렸구나 싶다.  

원하는 대로 안되는 일이 참 많다는 것도, 그 중에서도 사랑이 가장 어렵다는 것도 그때는 몰랐다.   

아무튼 나는 이 책으로 인해 보통 아저씨와는 결별을 선언했다. ㅋ 

보통 아저씨의 책에 대한 마음은.... 

정말로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과 환상....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별 다섯개랑 웰컴이란 표현도,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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