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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음 꿈 없음 남친 없음 - 미래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힘
스즈키 미호 지음, 강소정 옮김 / 이코노믹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이 달의 평가 도서 발송문자를 받았을 때, 책 제목이 "돈 없음 꿈 없음 남친 없음"이라 뜨끔했다.
돈 없고 꿈 없고 남친 없는 어떤 여자의 하소연을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하라는 뜻인가?
아무도 뭐라 안하는데 제발 저려서 발끈했었다.
그리고 책을 받았을 때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제목이 안보이도록 뒤집어서 가방에 넣었다.
'아닌데, 나 돈도 있고 꿈도 있고, 남자만 없는데!'
라고 발끈 해 보아도 소용없다.
돈이 있고 꿈이 있어 봤자 삼십대 후반에 남자가 없으니 할 말이 없다.
아직 한국에서 여자로서 유일한 자수성가 방법은 결혼이다.
결혼은 이제 선택이죠, 여자들도 자신의 꿈을 이루어야죠라는 말을 나도 믿어왔다.
하지만 삼십대가 되면서 깨닳았다.
결혼은 선택이고, 여자도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은 교양프로에나 등장하는 말이라는 것을.
그 동안 내가 쌓은 스펙이나 경험, 성과들은 '아직 결혼 못 함' 한 마디에 오히려 단점이 되었다.
아니라고? 아직 20세기 이야기를 하냐고?
그대가 20대라면 아직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대가 30대 이상인데도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당신을 속이고 있을지 모른다.
아무튼 다행히 이 책은 돈 없고 꿈 없고 남친 없는 불쌍한 여자의 신세한탄을 담은 책이 아니다.
나름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서른이 되었을 때 돈도 없고 직장생활은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목표였던 결혼 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하여 몇 살엔 취직을 하고 취직을 했으면 몇 년 돈을 모아 결혼을 해야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있었다.
그런 사회적 압박에 끌려 살면서 남에게 이상해 보이지 않는 삶을 추구하다가 거기서 실패했을 때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수동적인 삶에 실패해서 능동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 저자는 이제 돈도 있고 꿈도 있고 남친도 있다.
삼십대 후반에 미혼인 나도 수동적인 삶 부문에서는 실패자다.
그런데 수동적인 삶에서 실패하고 나니 오히려 내 삶은 보다 자유롭고 앞으로 나가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결혼과 육아에 적합한 회사인지, 꽤 괜찮은 배우자로 보일만한 직장인지 먼저 생각했었는데
실패자가 된 후엔 이직을 할 수 있었다.
집 사줄 남편이 없으니 내가 내 돈으로 집을 사게 되었다.
이직을 하고 내 힘으로 집을 사고 나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물론 아직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남자 없다는 말에 당연히 꿈 없고 돈 없음까지 포괄시키는 어떤 사람들의 시선이 오늘도 몹시 불편하고 가끔 불쾌하기까지 하던 차에
돈 있고 꿈 있고 남친 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위로가 되었다.
1. 좋았던 점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조.충.평.판.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이런 조.충.평.판.에서 벗어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았다.
2. 아쉬웠던 점
제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제목 때문에 오해를 살까봐 선뜻 선물하지 못하겠다.
3. 추천 대상
자신의 커리어를 고민하게 될 20대 여성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처럼 수동적인 삶에 실패한 여성들. 수동적인 삶에의 실패를 자유로운 삶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4. 평점
10점 만점에 8.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