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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친구가 될 식물을 찾아 주는 식물 사진관 - 포토그래퍼의 반려식물도감
이정현 지음 / 아라크네 / 2020년 8월
평점 :
스스로를 “식물똥손”이라 밝히고 있는 작가가 만나온 식물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양육에 주의해야할 빛, 물, 온도를 간략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말하자면 포토그래퍼의 식물에세이. 식물도감이라 하기엔 글과 사진들이 너무나 따스하고 포토그래퍼가 들려주는 식물이야기라 하기엔 내용이 꽤 전문적이고 지식의 집대성이 이루어진 책이다.
나도 식물을 좋아해서 늘 가까이 하지만 제대로 키워낸 적이 없다. 어째서 내 품에만 오면 아이들이 제명에 못사는지.
매일매일 살피고 말을 걸고 제때 물을 주어도 한 계절을 넘기기 어려웠다. 이제는 미안해서 반려식물을 들일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
오랫동안 식물과 거리두기를 해 왔었는데, 책으로나마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무작정 물을 자주 준다고 건강히 자라는 것도 아니고 복사열이 바로 들어오는 거실에 둔다고 쑥쑥 잘 크는 것도 아니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식물은 각자 필요한 물, 빛, 온도가 다르고 각자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가는데,
오히려 나의 무식한 애정이 더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식물에 대한 지식을 키워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덜 예민한 식물부터 다시 한번 만나보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1. 책 속의 한 문장
"일명 구멍잎과 찢잎이라고 불리는 이 독특한 특징은 사람들이 몬스테라의 미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사실 커다란 나무가 많은 숲속에 사는 몬스테라가 아래쪽 잎에도 햇빛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입니다. "
어느 작가가 말하길 인간은 각자가 하나의 우주를 닮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식물이야 말로 각자가 하나의 우주인듯 하다.
제 얼굴을 찢어서 아래쪽 잎까지 살릴 줄 아는 실리를 택한 몬스테라의 사정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2. 좋았던 점
식물에 대해 몰랐던 지식을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어 유용했다. 하지만 유용한 지식을 들려주는 방식이 따스하다. 그래서 세상 따스한 식물도감이라 부르고 싶다.
포토그래퍼의 감성이 담긴 식물사진도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줬다. 유용하지만 감성도 채워주는 책이라 읽는 내내 행복했다.
3. 아쉬운 점
딱히 아쉬운 점이 없다. 참 까칠한 독자라 웬만해서는 흠을 잡아내는 편인데 이 책은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4. 구매의사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직업은 차가운 공학도이나 감수성 풍부한 어떤 어른.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의사는 100퍼센트.
소장가치도 100퍼센트.
5. 추천하고 싶은 대상
식물을 사랑하지만 나와 같은 식물똥손인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또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감성에 목마른 직장인들, 하지만 원래부터 생겨먹은 게 감성만 채워서는 만족을 하지 못하는 어른이들.
6. 총점
10점 만점에 9.8점. 마음 같아서는 10점 만점을 주고 싶으나 도서평가가 아니라 광고로 오인받을 것 같아 0.2점은 빼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