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괴의 천사
키스 도나휴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파괴의 천사라는 제목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책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자인 키스 도나휴는 전작인 스톨른 차일드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작가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이 아니더라도 자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는 작가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왔던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1960년생인 작가가 에리카가 살아왔던 시대를 경험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추운 겨울날 어린 여자아이가 어떤 집을 문을 두드리고, 그 아이를 쫓는 낯선 남자가 있다.
남편과 딸이 떠나버린 집에서 홀로 사는 마거릿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어린아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그 아이는 자신은 고아이며 부모도 모른다고 말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떠돌이로 살아왔다는 말을 듣고 마거릿은 이 아이가 자신의 소망을 들어줘서 자신에게 보낸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는 곧 노라라는 이름과 마거릿의 외손녀가 되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고, 같은 반인 숀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숀은 엄마와 살고 있는 아이로 아버지가 자신들을 버리고 간 후로 항상 일에 힘들어하는 엄마와 생활하다보니 점점 말이 없어지고 소심해져 가는 아이였다.
노라는 학교에서 신비한 능력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노라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천사라고 선언하게 된다.
이 소설은 현실과 판타지를 오고간다.
노라가 등장하는 부분이 판타지라면 에리카가 등장하는 부분은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에리카의 아버지는 에리카의 남자친구를 너무나 싫어했었고, 에리카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그 남자와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파괴의 천사라는 급진적 행동을 하는 단체에도 가입을 하게 된다.
에리카가 집을 떠나온 후 에리카 부모의 생활과 에리카가 집을 떠나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 할 수 가 없었다.
내 아이가 그런 상황에 빠진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생긴 불행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노라의 판타지에 빠져 있다가 현실의 에리카를 만나니 에리카의 상황이 더 끔찍하게 느껴졌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판타지와 현실이 만나게 된다.
마거릿은 결국 에리카를 만나게 되지만, 노라는 사라지고 만다.
노라는 천사였을까? 천사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우리 모두 천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노라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는 노라가 천사라고 믿고 싶다.
마거릿과 에리카가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으니, 천사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