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정기검진. 검진 일자가 다가올수록 나는 극도의 예민함을 보였는데,
아마, 아가를 가진 엄마들이라면 모두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아가가 혹시라도, 라는 불안감 말이다.
(너무 불순한 생각이어서 차마 입밖으로 낼 수도 없다, 상상도,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과 별개로 고민과 걱정은 수반된다)
게다 나는 갑자기 입덧이 가라앉아, 정말, 혹시-? 라는 불안감으로 덜덜 떨다시피 했던 것이다.
물론, 그건 나의 과민한 반응이었고.
아가는 현재 4.5cm, 목길이로 봐서 다운증후군은 아니며(그 얘기를 듣는데 왜 가슴이 철렁하던지), 심장박동수도 지극히 정상, 양수도 정상,
이라고 담당의가 말했다.
그제야 나는 얼굴을 펼 수 있었다.
초음파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아가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진 속 아가에게 인사했다.
안녕, 네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어!
아직 나를 지칭하는 단어로 '나'도, '엄마'도 쓰지 못하면서, 그렇게 어설프게 인사를 나누니 마음이 좋아졌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극도의 예민함에서 벗어나, 다시 평온한 심리상태로 회복되었다.
(아, 다음달 진료 받으러 갈 때도, 그 즈음에도 이렇게 예민해져 있겠구나, 싶어 벌써부터 걱정과 심난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