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오늘 시어머님에게서 고속버스택배로 한보따리를 받았다.
직접 키우신 상추, 쑥갓, 숙주나물에, 직접 캐신 산더덕에 대여섯 가지 산나물, 돌미나리까지.
저녁에 데워 먹으라고 요리 다 된 매운탕도 들어있고, 두서너가지 밑반찬도 들어 있다.
아, 덩어리 소고기도 한웅큼.
음식들이 상하거나 시들까봐 군데군데 얼려놨던 떡 두어가지를 촘촘히 박아놓으시기까지. 떡 찍어 먹으라고 콩고물까지 따로 챙겨 보내시고.
보자기를 풀으면서 시큰해졌다. 당신 자식, 당신 자식과 부대끼며 사는 며느리 먹으라고 그걸 손수 꼼꼼히 싸 보내셨을 어머님 생각에. 그러면서도 어머님은 '내가 가까이 있으면 다 해줄낀데, 괜히 니만 고생시키는갑다-' 라고 오히려 미안해하시기까지.
이 맛난 걸 열심히 먹는 일, 그것이 어머님에게 감사한 마음의 보답(이것밖에는 못하다니!)이겠지.
한동안 풍성한 식탁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