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주일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세어보았더니

고정적 ㅡ 남편, 엄마와 아버지, 동생, 시어머님, 친구1
비고정적 ㅡ 친구2, 후배2,
예외상황 ㅡ 3월 중순까지 운전면허학원사람들(기사아저씨라든지, 강사 등)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남편 밖에는 없으며, 그 외에는 모두 전화 통화인셈.

평균적인 횟수로 따지자면, (통화횟수 / 일주일)
친정엄마 (5/7 : 주말엔 전화 안 하신다), 친정아버지 (1/7), 동생 (2/7), 시어머님 (3/7),
친구R (5/7 : 역시 주말은 휴무), 친구O (1/7 : 사무실의 사장님이 자리를 비웠을 때에만),
후배 J와 H (1/7 : 주로 이정도의 횟수이지 싶다. 물론 이들과는 메신저 대화를 나눈다. 물론, 그 횟수도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학원에 다녀오다가, 그런 생각을 했다.
양 손을 꺼내들어, 손가락을 하나하나 집어가면서 세어보았더니, 내가 이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열 명 전후다. 그들과 통화시간이나 횟수를 따져보다가, 조금 우울해졌던 것 같다.

물론, 한달에 평균 한 두번은 서울에 올라가 친정식구들을 보기도 하고, 후배들을 만나기도 하지만서도, 이렇게 따져보니, 폐쇄적인 사람마냥, 그렇게 협소한 거리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안 바뻐서, 힘든 일이 없으니까, 이런 일로 우울따위를 운운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이런 생각을 할 때는, 먼 곳에 혼자 뚝 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마치 유배생활이라도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외롭기도 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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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2-2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혼한 초기엔 다니던 직장을 그냥 그대로 다녔더랬죠!
전 님과 반대로 식구들과 친구들과 뚝 떨어진 서울에 있다 보니...신랑이 출근한 그긴시간동안 뭘 하나? 싶어 그냥 회사를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외롭다라는 생각을 못했어요!...되려 결혼전에 자취생활을 할땐 많이 외로웠었죠!.(지금 생각하면 그때 님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껄 하고 생각해보네요^^)
헌데...민이를 가져 외근 다니는것이 넘 힘에 겨워 아이를 위해 좋은 엄마가 되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혼자 앉아 있자니 외로워 죽겠더라구요!
원래 임신을 하면 우울증이 조금씩 찾아오기도 하는데...만나는 사람 하나 없이 방안에 혼자서 신랑이 퇴근해오길 기다리는데..입도 벙긋 못해보고..ㅡ.ㅡ;;
그렇다고 배불러 밖에 나다니는것도 싫었고...ㅠ.ㅠ
지금 같았으면 배불렀어도 밖에 쏘다녔을텐데 말입니다..ㅋㅋ
암튼...그래서 당장에 밑으로 내려와 친정엄마의 따신밥을 얻어먹으며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리라 기대했건만...그게 또 내생각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친구들은 직장을 다니느라 내게 시간을 내주기가 힘들고...엄마는 또 엄마대로 사무가 바쁘셔서 동네아줌마들 만나고...동네 자녀들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바쁘고..ㅠ.ㅠ (원래 시골은 좀 동네 이웃들과의 사이가 돈독하거든요..^^)
아마도 전 그때 결혼을 하면 친구들과의 관계가 이리도 소원해지는구나~~ 라는걸 느꼈던것 같아요!....만나도 결혼전의 그 정답던 느낌이 많이 사라져감을 또 느끼구요!...^^
그러다 아이가 생기니...지금은 이생활에 아주 익숙해져버렸어요!
친구들을 가끔씩 만나기도 하고..(다들 애를 안고서 말입니다..ㅋㅋ)
집에 다녀가는 친구도 있긴 한데...이젠 서서히 친구들보다는 내아이와 내남편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더 편하고...소중하게 느껴지더이다..
지금 현재 저도 주말은 항상 시댁에 갔다가 다음 주말은 친정에 갔다 오기를 반복하고 있어요!..어른들이 손주를 보고 싶어하셔서 말입니다..
그러다 한주말은 용케 우리시간을 가지려고 사용을 해버리면 주중에 전화가 걸려옵니다...기다리시는 어르신들에겐 두주일에서 삼주일이 후딱 지나가버렸으니 다녀갔으면? 하는 전화를 주시네요..ㅡ.ㅡ;;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르니....이젠 정말 친구들보다는 식구들에게 충성하게 되더라구요!..
대신...전 이렇게 온라인상에서라도 친구(?)들을 만날수 있는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싸이를 돌아다녀보아도 주부들이 오히려 홈피를 더 잘 가꾸는것 같아요..ㅋㅋ

싹틔운감자 2005-02-26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성급한 판단이고, 성급한 발언이지만, 서울은 구경할 게 많잖아요!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남편 친구 내외가 둘 다 대구 사람인데, 서울에서 신혼 생활을 했거든요. 그 집 와이프가 서울에서 외롭다고 말 할 때 말이죠. 어머나, '서울은 그래도 구경 다닐 데가 많잖아요!' 라는 말을 했다니. 요즘 생각하면, 그녀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지요. 사람이, 자기가 살던 곳이 아니면, 바로 옆동네, 옆블록, 하다못해 같은 아파트 다른 라인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낯설고 싫기 마련인데 말이죠.
님도, 그런 신혼을 보내셨군요. 아,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답니다. 그러다보면, 이 낯선 도시가 그나마 조금 익숙해지고,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일은, 남편이 반대를 하는군요. 대학시절 이후 계속 객지생활을 한 탓에 저녁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답니다. 그럴 이유가 아니었으면 연애를 계속하지 왜 결혼을 하겠느냐,는 무서운 발언도 했었다지요(결혼 전에요). 아시다시피, 제가 일을 하면 늦은 귀가를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그때 남편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마냥 행복했다지요. 그래, 남편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하지만@.@ 음식을 이렇게 못할 줄 누가 알았답니까. 아무튼요^^
그래요, 분명 외로운 신혼이기는 맞아요. 님도 그러셨고, 저도 역시 그렇구요. 그건 인정해야 할 부분이겠죠. (슬프게도 말이죠;; )
결혼을 하고나니, 친구들 만나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아요. 아가도 없는데 말이죠! 계속 지방에 살고 있어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이래저래 현실적인 걸림돌이 있어요. 서울에 가는 일이 당일치기로도 가능하지만 친한 후배들은 모두 일을 하고, 그렇다고 자고 오는 일도 (신혼이니 더더욱이나) 쉽지 않고요. 게다, 친정엄마에게 무지하게 혼이 난다지요. 저번에는 이틀을 자고 가겠다고 하다가, 쫓겨나는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가 생각이 더 간절한 게 말입니다. 나이도 나이지만, 이래저래 이런 상황의 변화를 원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의 무료함을 위해 아가를 갖고 싶다는 이유는 정말 무섭고 죄가 될 이야기지만, 전혀 아니라고도 말 못 하겠다는 것이죠. 솔직히, 말이죠. 하지만, 그래도 무엇보다도 나이,가 가장 무서워요--;;
아, 무슨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더라, 아, 그래요, 친구들과 만나는 일. 힘들죠. 대신 저는 하루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사는 날이 잦답니다-_-; 결혼한 친구들은 아주 반가워하거든요^^ 이제야 대화가 통한다고 하지만, 아가가 없어서 모질게 아줌마 취급은 또 안 해줘요. -_-;; (어쩌란 말입니까!) 아무튼요. ^^

맞아요, 인터넷 친구들 때문에 그래도 즐겁습니다. 님과 이렇게 친분을 나누고 속닥이는 것도 무척 즐겁고요요오오!! ^^

아마, 그래서 이 서재를 만들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저것^^; 도 분명 저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제 모습이니까요. 페이퍼 제목 좀 보세요. 제가 오죽;; 하면 이렇게 아줌마가 되고 싶다고 외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