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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반양장)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
로알드 달 글, 지혜연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시공주니어에선 이책이 두가지가 있다. 저렴한 문고판과 초콜릿색 겉표지인 양장본이.... 난 첫번째책으로 구입했다. 로알드 달과 이책은 너무 유명해서 읽기전부터 조금 김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읽고보니 아이들이 왜 열광하는지 알것 같다. 하지만 불만을 찾아보자면...
윙카씨의 제멋대로인 위압적인 말투때문에, 버릇없는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결말에 싫어하시는 어른도 있겠지만..나는 움파룸파 사람들이 마음에 걸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윙카씨의 공장에 산업스파이가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모든 공장 직원들을 해고하게 되고..그후론 아무도 공장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는데도 초콜릿 공장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대체 누가 공장에서 일하는걸까? 황금빛 초대장으로 공장에 들어간 아이들에게 윙카씨가 밝히는 비밀은 바로 움파룸파라는 소인국 사람들..
지도에도 없는 정글속의 룸파나라에서 맹수에게 잡아먹히던 움파룸파들은 비참하게 살아가는데, 그들은 카카오열매를 먹는것을 꿈으로 여긴다. 하지만 카카오 열매는 일년에 서너개를 먹을까 말까한 움파룸파인들에게 윙카씨가 카카오열매를 실컷 주겠다고 공장으로 데려오게 된것이다. 물론 카카오열매는 초콜릿의 재료이므로 윙카씨의 공장에선 발에 채이는 것이다. 커다란 화물열차에 구멍을 내서 움파룸파사람들을 배에 싣고 온 윙카씨는 그들 덕에 공장을 걱정없이 가동시키게 되는것인데..
윙카씨가 그들을 비참하고 미개한 삶에서 구해주고 안락하고 풍족한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면서 대신 노동력을 이용하는것으로 설명되지만...내가 보기엔 노예제도와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단체로 타국으로 이주해서 노동력을 제공하는것이 카카오라는 미끼때문에 자발적이라고 묘사되고 있지만 어딘지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대영제국의 식민지를 보는듯 했다면 너무 오버하는건가?
움파룸파인들은 노동력만을 제공하는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마루타로 윙카씨가 만드는 새초코릿을 먹어보면서 생체실험도 하게 된다. "실험실에서 스무명의 움파룸파 사람들한테 스무번이나 실험해 보았지만 한사람도 예외없이 블루베리 열매 모양으로 변해 버리더군요" 이정도면 정말 엽기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움파룸파인들은 불만도 없이 열심히 일도 잘하고 노래까지 합창해주니..이세상에 윙카씨처럼 운좋은 공장주인은 없어 보인다.
물론 '찰리와 초롤릿 공장'이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단점으로 인해 우리 아들에겐 '제임스와 슈퍼복숭아'를 먼저 권해 주었다. 제임스와..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아들은 찰리..도 읽겠다고 하는데 과연 반응이 어떨지..다 읽으면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