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밀키웨이 > 철학이 담긴 동화작가 레오 리오니
레오 리오니(Leo Lionni)는 1910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리오니의 집 근처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박물관이 두 곳 있었고, 그의 두 삼촌들은 미술품 수집가, 건축가였다. 안팎으로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주변 환경 덕분에 리오니는 어릴적부터 그림, 조각, 건축, 그래픽 디자인 등 예술적 분위기에 흠뻑 젖어 살았다.
리오니의 방 앞에는 달력처럼 샤갈의 원화(原畵)가 걸려 있었고, 대부분의 학교 친구들이 공원에 모여 축구 시합을 하는 토요일마다 리오니는 연필과 접는 의자를 들고 박물관으로 가서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암스테르담에서의 이런 어린 시절은 그가 열 두 살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런 어린 시절 덕분에 리오니는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터, 애니메이터, 조각가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소양을 길렀으며, 글보다 그림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쓸 수 있었다.
한편 리오니는 파충류, 곤충, 어류 등 휘귀한 동물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직접 사육장을 설계하고, 건축했으며, 그 안에 거북이, 도마뱀, 쥐, 나비, 가시고기 등 다양한 동물을 길렀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경험은 리오니가 그림책을 쓰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주인공이 쥐, 도마뱀, 물고기 등을 비롯한 동물들이라는 것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한 인터뷰에서 노년의 리오니는 "어느날 문득, 나는 내 작품의 장면 하나 하나가 사육장의 바로 그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책의 주인공들도 70여 년 전 바로 내 다락방에 살았던 생쥐와 거북이, 달팽이, 가시고기, 나비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열 두 살 이후 1928년까지 리오니는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며 보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예술적 분위기,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쌓은 경험들,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래픽 디자이너, 조각가, 미술가, 애니메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은 그가 다양한 소제와 유머, 상상력이 넘치면서도, 복합적인 철학적 의미들을 내포하는 그림책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배경이 되었다.
1928년부터 30년까지 리오니는 쥬리히 대학을 다녔으며, 모타 페네토니(Motta Panettoni)제과 회사에서 일했다. 1931년에는 노라 머피(Nora Maffi)와 결혼하여 이탈리아에서 살았으며, 그의 광고 에이전시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해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밀라노에 살면서 유럽의 예술잡지들에 미술과 유럽 건축에 관한 기사들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이 때 리오니는 자신에게 그래픽 디자이너의 길을 열어 준 세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1935년에는 제노바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각, 건축,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디자인에서 애니메이션까지 모든 예술 분야에서 여러 차례 수상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업적도 남긴 리오니는 그의 전 생애를 통해 미술이나 디자인과 관련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살던 리오니는 1939년 2차 대전과 함께 무솔리니와 파시스트들의 독재와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건너간 리오니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광고 에이전시 회사에서 일했다. 이 곳에서 경력을 인정받아 그는 미국 예술가 협회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45년에는 미국 시민권을 얻고, 뉴욕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또 1947년에는 뉴욕 노리스트 겔러리(Norlyst Gallery)에서 유화와 수체화가 주가 된 개인전을 열었다. 이를 개기로 리오니는 뉴욕과 일본 등지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게 된다.
개인전이 있던 1947년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휴양지 리비에라에 집을 사고, 이 곳을 중심으로 유럽을 두루 돌면서 그림을 그리고 여행도 즐겼다.
이후 10여 년 동안 리오니는 <프린트(Print)>를 비롯한 유명 잡지의 공동 편집진으로 지내기도 하고, 퍼슨스 디자인 학교(Parsons School of Design) 학장으로 있기도 했다. 그리고 국제 예술가 협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의 장(長)으로 일하기도 했다. 또 <뉴욕 타임즈>나 <포춘> 같은 유명 잡지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한편 1959년에 10여 년 동안 일하던 <타임사(社)(Time Inc.)>를 그만두고, <포춘> 잡지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섯 살과 세 살 된 손자를 데리고 기차 여행을 하게 되었다.
<라이프>지를 보고 있던 리오니는 손자들이 기차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것도 아주 빨리.
그런데 우연히 <라이프>의 한 면을 펼쳐든 순간 리오니에게 아주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그 페이지는 파랑, 노랑, 초록 등의 색으로 장식된 페이지였는데 리오니는 손자들을 불러 놓고, "할아버지가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 하며 아이들을 불렀다. 그리고는 서류 가방을 테이블 삼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세 가지 색이 그려진 페이지를 찢었다.
그리고 파랑색이 있는 부분을 망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둥글게 찢었다. 노란색과 초록색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찢은 다음 리오니는 세 조각들을 들고 즉석에서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흥분했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그림책이 <꼬마 파랑과 꼬마 노랑(Little Blue and Little Yellow)>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레오 리오니가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게 되는 개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한편 이 책은 1960년에 <뉴욕 타임즈>가 뽑은 올해의 좋은 그림책 베스트 텐에 선정되었다. 이 책이 내용은 파란색 작은 얼룩과 노란색 작은 얼룩이 서로 껴안고 초록색 얼룩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리오니가 쓴 많은 그림책들이 다양한 기관에서 주는 상들을 수상한다. <조금식, 조금씩
(Inch by Inch)>는 1960년 <뉴욕 타임즈>가 뽑은 올해의 좋은 책 베스트 텐에 선정되는가 하면, 1962년에는 루이스 캐럴 상(Lewis Carroll Shelf Award)을 수상했으며, 독일 청소년 문학상(German Youth Book)에서 주는 명예의 책(Honor Book)에 선정되었다.
<으뜸 헤엄이>는 1963년에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좋은 책 베스트 텐에 선정되는가 하면, 1966년에는 5년 동안 기억에 남는 어린이 책 베스트 50에 선정되었다.
또 1966년에는 독일 어린이 문학상 그림책 부문 상을 받는가 하면, 1967년에는 체코슬로바키아 브리티슬라바에서 열린 세계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에서 주는 그림책 상을 받았다.
비평가들 사이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은 <프레드릭(Frederick)>은 1967년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좋은 책 베스트 텐에 들었으며, 1968년 독일 소년·소녀 문학상(German Juvenile Book Award)을 받았다.
<새앙쥐와 태엽쥐(Alexander and the Wind-up Mouse)>는 크리스토퍼 상(Christopher Award)을 수상하는가 하면, 1970년 지 선정 "올해의 눈에 띄는 책"에 선정되었다.
한편 레오 리오니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혁혁한 업적을 남겼다. 1970년에 테헤란 영화제에서 두 작품으로 다섯 개 부분 상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리오니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작품들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1988년에 열린 미국 영화·비디오 페스티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리오니의 이런 경력은 그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이 밖에도 리오니는 <물고기는 물고기야>, <아주 신기한 알> <제각기 자기 색깔>, <초록꼬리> 등 우리 나라에서도 소개되어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을 비롯한, 40여 편이 넘는 그림책들을 남겼다. 이 작품들은 모두 철학적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꿈과 상상의 세계, 심오한 사상들이 녹아 있다.
리오니는 1997년에는 <세계 속에서(Between Worlds)>라는 자서전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 그는 뉴욕에 있는 아파트와 이탈리아의 17세기 농장 풍의 잡을 오가며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내며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육체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다가 1999년 10월 12일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레오 리오니의 작품세계
1) 그림책의 비중를 한 단계 높인 레오 리오니
문학 전반에서 아동 문학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그림책은 그다지 인정받고 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또 글과 그림을 동시에 쓰고 그린 사람들도 흔히 글을 쓰고 동시에 그림까지 그린 글 작가로 소개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글 양이 비교적 적고, 내용도 간단한 그림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레오 리오니는 대부분의 글·그림 작가와는 달리 자기 그림책에 글까지 쓴 사람으로 평가된다. 이는 글보다는 그림을 염두에 둔 평가이다.
레오 리오니는 주로 꼴라주 기법을 사용한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 잘 다듬어진 형태, 군더더기 없는 모양과 선 , 화려한 색채, 적당한 여백, 유머가 넘치는 장면들 등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그림이다. 비록 리오니의 작품들이 짧지만 철학적인 텍스트가 담겨 있다 하더라도 그의 책을 특별하게 하고, 아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그의 이런 그림이라 생각한다.
리오니는 "그림책은 문학의 복합성 속으로 들어가는 문"이라 말한 적 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한 아이들, 복잡한 구성과 동시에 쏟아지는 여러 사상들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소년, 분량도 많고, 복잡한 구성의 문학 작품들로부터 떠나 명쾌한 인생관과 세상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 싶어하는 어른들,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다고 생각했다.
한편 그림책은 아직 문자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독서를 시작하려는 아이들에게 독서 준비 과정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생각 아래 리오니는 80년대 초반부터 <수(Number)>, <글자(Letter)>, <단어(Word)> 등 일련의 글자 없는 그림책 시리즈를 펴냈다. 어린이들은 이를 통해 책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고, 독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런 일련의 노력 덕분에 영미권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 분야의 독자층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아동문학, 아니 문학 전반에 걸쳐 그 비중이 높아지게 되었다.
2) 어린 시절의 반영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레오 리오니의 작품들은 그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리오니는 삼촌의 영향을 받아 아주 유능하고 성실한 건축가였다. 아주 작은 파충류, 어류 같은 동물들을 좋아해서 많은 동물들을 수집했다. 그는 작은 다락방에 돌과 이끼를 깔고, 흙과 나무를 가져다가 사육장을 지었다. 이 사육장은 너무도 꼼꼼해서 마치 진짜 동물원 같았다고 한다.
이 곳에는 생쥐도 있고, 도마뱀도 기어다니고, 나비도 날고, 거북이와 가시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다. 여름 내내 햇볕과 색깔, 이야기를 모으는 들쥐 시인, <새앙쥐와 태엽쥐>에 나오는 태엽쥐가 되어 인간에게 사랑 받고 싶어하는 생쥐, 마법사 도마뱀 등과 <으뜸 헤엄이>, <물고기는 물고기야>에 나오는 다양한 물고기들, <아주 신기한 알>에 나오는 악어와 개구리 등은 모두 어린 시절 리오니가 만든 사육장에 있었던 바로 그 동물들이다.
뿐만 아니라 한 인터뷰에서 리오니는 책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가 책에서 묘사한 바닷속, 오솔길, 들판 등도 그가 어릴 적에 사육장에 만들었던 실제 모래, 이끼, 바위, 물, 풀 등이라고 한다. 리오니는 자신도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리오니는 "좋은 어린이 책은 삶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과 기쁨을 잃지 않은 아직 어린이로 남아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 나는 아직 어린이인 채로 있는 내 자신의 삶에 대한 호기심과 기쁨을 위해,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그것을 위해 이 책을 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리오니는 좋은 어린이 책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거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대부분의 어린이 책 창작 활동을 뉴욕에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 이탈리아 제노바에 있는 17세기 농장 풍의 집에서 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리오니가 직접 설계한 이 집은 그가 어린 시절 정성을 들인 사육장을 그대로 본떠 만든 집이라고 한다. 이 곳에도 제라늄이 피어 있고, 벌과 나비가 날고, 도마뱀이 기어다니고, 이끼가 잔뜩 낀 바위가 있다. 또 생쥐와 가시고기가 평화롭게 살고 있기도 하다.
3) 간단한 내용 속에 담긴 다차원적인 철학성
레오 리오니는 아무리 간결하고, 짧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림책에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야만 연령과 계층을 초월한 여러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 듯 하다.
리오니의 작품들은 이러한 그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책들이다.
예컨대 <프레드릭>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햇볕이 쨍쨍한 한여름에 다른 들쥐들은 겨울 양식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프레드릭은 나무 그늘에 그냥 앉아 있기만 한다. 열심히 일하는 들쥐들이 비웃으며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물으면 프레드릭은 햇빛을 모은다거나, 색깔을 모은다거나, 아니면 이야기를 모은다고 얼토당토 않은 말만 늘어놓는다.
그런데 정작 겨울이 되자 이 시인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른 쥐들은 모아 놓은 식량이 모두 동이 나자 침울해 한다. 그런데 프레드릭은 의기소침한 들쥐들에게 여름 내내 그가 모은 햇볕과 색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생쥐들은 이에 감동하여 다시 용기를 얻는다.
이 이야기는 이솝우화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사회에는 경제 생활 외에도 다양한 문화 생활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것이 없이는 인간은 삶의 의욕을 잃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간결한 문체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문화 비평가 호이징가의 말처럼 인간은 "유희적 존재"이며, "문화적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경제적 빈곤 상태에 있는 사람은 그만큼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한편 <새앙쥐와 태엽쥐>에서는 사람들에게 늘 사랑 받는 태엽쥐가 되고 싶은 생쥐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아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생쥐는 늘 사람들에게 쫓겨다녀야 하는 신세인데, 태엽쥐는 늘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존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생쥐는 태엽쥐가 망가져 버려진 것을 보게 된다. 자기 존재 의미였던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사랑, 영원할 것만 같던 타인으로부터의 사랑이 깨어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생쥐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원래 나의 모습을 찾고, 발전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자아 정체성을 찾은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생쥐는 마법사 도마뱀에게 자신의 태엽쥐를 진짜 생쥐로 바꿔 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이 누구이며, 세계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모르는 태엽쥐에게 자아 정체성을 길러 주려 한 것이다.
이 밖에도 리오니의 <물고기는 물고기야>, <으뜸 헤엄이> 등도 세계와 나 자신의 존재 이유, 존재 가치, 세계 속에서 나의 역할 등을 깊게 탐구해 볼 수 있는 동화들이다.
이처럼 리오니의 작품들 속에는 세계와 나, 삶의 본질, 존재론적 물음 등 여러 형태의 철학적 의문과 올바른 인생관을 정립할 수 있는 물음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수준은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여러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4) 어린이 책 창작에 대한 리오니의 생각
우리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접할 때면, 그 작품을 쓴 작가는 분명히 어떤 영감이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작품의 아이디어로 되살아나, 책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리오니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리오니 자신도 그가 <꼬마 파랑과 꼬마 노랑>이라는 작품으로 어린이 책에 대뷰할 때를 생각하면서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잠자고 있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빛을 보게 되면서 작품 활동이 시작되고,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꼬마 파랑과 꼬마 노랑>이 쓰여지게 된 개기, 리오니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장면들을 보면 리오니 자신도 그랬으니 말이다.
그런데 리오니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그 가치를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이라 주장한다. 물론 모호하긴 하지만,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머리 속에서 샘솟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만으로 작품을 구성하기에는 너무나 모호하다. 한 아이디어가 작품이 되어 나오기 위해서는 그 아이디어를 다듬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체 이야기 속에서 각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다듬고, 그림과 글을 조화시키는 등 일련의 다듬기 과정이 필요하다.
리오니에 따르면 이같은 일련의 다듬기 과정은 마치 "체스 게임"과 같다는 것이다. 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창작 과정에서는 한 수 한 수 둘 때 마다 상대편의 움직임을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여러 번 의심도 하고, 머리 속으로 몇 번 말을 움직였다 되돌리기도 하고, 성공할 확률과 실패할 확률을 계산하기도 한다. 그리고 난 후에야 비로소 한 수를 둘 수 있는 것처럼 창작 과정에서도 몇 번을 다시 그리고, 지우고, 이리 저리 옮겨 보기도 하고, 아야기를 여기 붙였다, 저기 붙였다 한다는 것이다.
리오니에게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느냐고 물으면 그는 "그냥 열심히 하면서요"라고 좀 무미건조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그게 진실인 것이다.
레오 리오니의 책들
◈참고문헌
Biographical Statement: 1972 Biography from Third Book of Junior Authors --1999 update
◈관련 사이트
http://www.edupaperback.org/authorbios/Lionni_Leo.html
http://www.shrewsbury-ma.gov/schools/Beal/Curriculum/media/Lionni/leolionni.html
http://www.openkidzine.co.kr/webzine_sub.asp?no=513&aCode=01&page%5Fno=1&isLast
http://www.openkidzine.co.kr/webzine_sub.asp?no=209&aCode=01&page%5Fno=1&isL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