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자리
한지민 그림, 류예지 글 / 핀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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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신기(?)한 일을 스스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우연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우연으로 드러나는 것일지도..



'요하네스버그 아트갤러지 특별전'을 다녀왔다. 화가의 그림중 부분에 집중하는 시선으로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든건 전시장에 들어서 보게 된 여인의 '흰 머리'가 유독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머리를 염색을 고집하지 않는 1인이라, 반가웠던 것일수도 있겠고.그동안 화가들의 그림에서 흰 머리를 내가 그닥 눈여겨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기뻐서 였는지도 모르겠다.물론 이때만 해도 나는 흰 머리가 나에게 불러(?)올 또 다른 우연은 생각하지 못했다. 전시장을 나와 서촌에서 파이를 먹고, 책방오늘을 들렀다. 여전히 사람들로 꽉 찬 공간...타부키선생책이 보여 반가웠고, 토니모리슨의 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책의 자리>를 골랐다. 스치듯 볼때는 책을 읽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겠거니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흰 머리에 안경을 쓴 여인의 책 읽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내 모습이 저와 같은 모습으로 흘러 가지 않을까.. 아니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놀랐다. 그림 속에서 인데도 흰 머리를 하고 있는 이들을 볼 때마다 반가워지는 걸.. 보면 염색하지 않는 내가 무언의 압력을 계속 견디려고 애쓰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림으로 시작해서 그림책으로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내내 '흰 머리'가 나를 따라 올 줄이야.... 




"누군가 비밀스레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 오는 것 같았다"


헛헛함을 느낄수 없었던 제목과 달리..이야기는 쓸쓸했다. 그런데..그럼에도 그 쓸쓸함을 이겨낼 무언가를 들려주는 것 같아 마냥 무너져 내리는 기분은 아니었다. 물론 현실로 돌아와, 책 속 화자의 경험이 실제 일어났다면,쓸쓸함을 극복하기까지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필요할게다. 그 외로움을 책이..대신해 줄거라,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싶을 따름이다. 독자는 이미 책 속 흰 머리를 무심한듯 묵고 책을 읽는 모습에서 위로를 받았으니까.. 책의 마지막과 책방도장이 묘하게 닮은 것도 반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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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게 뭣이냐 하면 온갖 것을 다 자제하고 심사숙고해야 하는, 아주 복잡하게 생겨먹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그래서 삶이란 이쪽저쪽에서 공격받기 십상인 복잡한 거요(...)"/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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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 하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것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두려움에도 무감각하다니!(..)그럴 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끔찍한 생각에 사로잡혔다.아무것도 그들을 동요하게 만들 수 없다면 어쩌지? 그것은 인간을 단번에 손아귀에 움켜쥐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오기 마련인 의심이었다/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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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애플파이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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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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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평택을 다녀왔다. 물론 이번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았기때문에 긴 시간을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평택에 대해 오랫동안 어떤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예를들면, 평택은 왠지 내륙쪽 동네일거라는 착각 같은... 평택에서 맛난 꽃게탕을 먹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무튼 그러다 평택에 대한 새로움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물론 카페 맛집 발견이 가장 큰 계기였다. 그렇게 시장에서 분식을 챙겨 먹고 커피를 마시거나, 둘레길을 걷고, 아주 유명한 해장국집에서 국밥을 먹으러도 간다. 그러고 보니,아즉 책방을 찾아 나선 적은 없다. 그러니까 아직도 평택에서 내가 만나야 할 것들이 많다는 뜻일게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표지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았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일본추리소설인 줄 알았다. 이야기 속에서 유독 평택 지명이 언급되어서 뭘까 생각했는데...'로컬은 재미있다'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왔다. 쌈리라는 지명은 몰랐지만, 통복천길은 알고 있다. 물론 아직 걸어 보지는 못했다. 수북강녕이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 책방이름이었다. 물론 평택이 아니라 서울인듯 하다. 장마가 오기전 한 번 다녀와 볼 생각이다. 


이제 <쌈리의 뼈> 이야기로 돌아와서,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아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작가님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추리소설이 될 수도,사회소설이 될 수 도 있는.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 자체는 매력적있다는 기분이 들었다.다만 지나치게 얽혀 들어간 기분이 들어 살짝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당혹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세세히 설명하는 과정은 ..너무 친절하게 풀어내준 기분이라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소설가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작가들에게는 버거운 고충이 따라올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인데, 정말 소설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였을까?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아니면 누군가 아는 이의 이야기를 가져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스스로의 의심. 작가의 소명으로 사건을 추적하다 마주하게 되는 현실 앞에서 작가는 무너지게 될 것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까...치매라는 장벽이 세워지지 않은 채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러나 '소설'이니까. 로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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