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인초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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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를 읽을 때만 해도 현암사에서 출간한 책 모두를 읽게될 거라 생각 하지 못했다. 책디자인의 유혹은 참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도련님>을 읽고 올해 <나는 고양이..>를 읽으면서 비로소 100년 넘게 읽혀지고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우미인초>를 읽으면서..전집까지는 아니어도 현암사에서 기획한 14 권 만큼은 모두 읽고 싶어졌다. 소세키를 애정하는 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우미인초>제목은 낯설다. 그런데...<도련님> 만큼 널리 읽혀져야 할 작품이라 생각했다. 조금은 고루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소재였지만 그럼에도 흥미로웠다.

 

하이쿠 같은 감성과 문체 덕분에 페이지마다 멈추는 시간이 길었다. 줄거리와 상관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았다.겉으로 드러난 구조만 보면 남자 셋, 여자 셋 사이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라 진부해 보일수 있는데..묘하게 빠려들어간다. 소세키 소설의 매력은 너무도 인간적..이란 점에 있음을 <우미인초>에서도 느낄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그래서 저들의 앞날이 어떻게 흘러갈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오노라는 남자에게서 가장 먼저 멈췄다. 자신의 이기심을 소심함으로 변명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우미인초>는 영국 소설가 조지 메러디스의 <이기주의자>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인간의 심리묘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고노의 새어머니를 수수께끼 여자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상황은 그래서 피식 웃음이 났다. 겉과 속 마음이 다른 저마다의 이야기가 정신없이 그려지다가 어느 순간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사랑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후지오와 연결이 되면서..그녀에게 죽음이 찾아온다.조금은 당혹스러운 결말이란 생각을 하면서..소세키가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걸까 궁금해졌다. 세익스피어 작품은 조금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다시 읽어봐야 겠다. 후지오가 죽게 됨으로써 드러난(?)결말이 당혹스러웠던 건 잠깐이었다. 소세키 선생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은 도덕적인간인가,라고 묻고 싶었던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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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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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덕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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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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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람이 붑니다.어제도 바람이 불었습니다.요즘 날씨가 평온하지 않습니다.그러나 가슴속의 불온함은 이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에요"/185쪽

 

조금은 투박한 제목이라 생각했다. 해서 소세키선생의 소설을 재미나게 읽어 가면서도 '태풍'은 오랫동안 열외로 두었던 것 같다. 나는 고양이..를 최근 다시 읽으면서 현암사에서 기획된 소세키컬렉션(?)이라도 완주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태풍'을 읽으면서 하게 된 결심이다. 밝은 느낌의 분위기도 아닐 뿐더러.나약한 지식인의 비겁한 변명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이 너무도 '인간적'인 소설이란 느낌을 갖게 했으니 매력적인 소설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소세키 소설을 완주하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한 작가의 작품을 이어 읽을 때만 저절로 발견되는 기쁨인거다. 소세키 선생이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이 짧은 소설에는 문학론, 사랑론, 인생론, 더 나아가 관게론..이라 말하고 싶은 소세키의 생각이 담겨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너무도 올곧은(?)인물이라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고집과 오만한 인물로 그려지는 도야선생.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 돈을 쫓는다는 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놀라운 건 카뮈의 <행복한 죽음>에서는 지식인이 돈으로 부터 거리를 두려하는 것이 위선이라고 비판했다는 사실..비교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나 역시 순간순간 도야선생의 신념에 딴지를 걸고 싶었던 것 같다.그런데  학문을 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도야선생과 같은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생각을 한참 따라 가고 나서야 비로소 제목이 '태풍'이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얼마전 고도..를 읽으면서 저마다 가슴에 '십자가' 하나씩 지닌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태풍'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마다 가슴에 태풍의 눈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 아닐지...태풍이 언제나 인간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 것을 생각했다. 미풍이라고 해서 가벼이 여길 필요도 없다. 각자의 색깔대로 살아가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각자의 색깔에 벗어난 모습들로 인해 사회가 어지러운 거다. 인간적인 소설이란 느낌이 들어 매력적이라 생각하면서도 도야선생의 모든 생각에 찬성을 던질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주장한 담론들은 고개가 끄덕여졌다.무거운 듯 한 이야기 속에 한줄기 빛과 같은 메세지로 앤딩을 끝낸것도 마음에 든다. 안타까웠던 건 ,곧은 도야선생의 소명으로 인해..그녀의 아내가 안쓰럽게 보였다는 점이다.도야선생의 시선에서 보자면..마음에 들지 않겠지만..아내가 지닌 태풍이 지리멸렬하게 살아가고 있는 문학청년보다 더 안타까웠다..자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었으므로.."지금 생각해보니 시집올 때 품었던 각오부터가 잘못되었다.자신이 시집을 온 것은 자신을 위해서였다.남편을 위해서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축배를 들었던 것이다"/162쪽 영화플랜75를 보면서도 했던 생각이지만..나만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는 건 위험하다. 도야선생의 소명이 때로는 오만해 보이기도 하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순간에도..공감할 수 있었던 건..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아서였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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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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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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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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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영화<풀잎들>에서 비롯되였다.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후'가 소세키의 소설<그후>제목에서 가져 왔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 덕분에 소세키의 그후를 읽을 수 있었다.영화는 실제 소설의 많은 부분이 오마주되어 있었다.(물론 기분상의 문제였을수도 있겠다) 해서 풀잎들 영화 개봉 소식을 듣자마자 소세키의 소설 '풀베게'를 풀잎들이라 착각하는 상황이...그러나 <풀베게>는 이미 앞부분을 읽다가 너무 좋아 아껴놓았던 터라,이번이 읽을 시간인가 보다 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되었다.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라는 문장 어디에서 감동이 나오냐고 지인은 물었다.그러나 산길을 오르면서 그가 풀어 놓는 세상사람들에 대한 설명은 과거 속에 머물고 있는 문장이 아니였다.너무 좋아 설명하기가 힘든 것들이 있다면 <풀베게>가 시작되는 첫 문장에서 부터 20쪽이 지나갈 무렵까지 멈추지 않는다.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만족할 지점이 있었던 것도 이유였을게다.소설의 방향점이 어딘지가 중요하기 보다 '걷기'에 대한 매력을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적어 놓았기 때문에.."이렇게 산속에 들어와 자연의 풍물을 접하면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재미있다.재미만 있을 뿐 별다른 괴로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일어나는 일이라면 다리가 아프고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20쪽  "우리는 도보 여행을 하는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해서 힘들다,힘들다,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다른 사람에게 예전에 했던 여행을 자랑할 때는 불평스러운 것은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다.재미있었던 일,유쾌했던 일은 물론이고 옛날 불평했던 일까지 재잘거리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다.이는 굳이 스스로를 속이거나 남을 속이려는 마음에서가 아니다.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보통 사람의 마음이고 지난 여행을 이야기할 때는 이미 시인의 태도가 되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47쪽 물론 이 소설은 자연 소설도 아니고ㅡ여행에세이는 더더욱 아니다. 분명 소설이다.설명에 따르면 하이쿠적 소설의 탄생이라고 했다. 하이쿠가 아직은 낯설어서, 정말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소설이란 느낌보다 에세적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는 점과 문장마디 마다 운율이 느껴지는 느낌 등등을 생각해 보면 분명 일반적인 소설의 형태는 아니였다는 사실을 어렴풋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풀베게>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간단한 듯 간단하지 않았다.예술과 미학에 대한 철학을 서양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하며 이야기하기도 했고,소세키가 전반적으로 예술과 미학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지 혹은 이러이러한 신념을 가졌던 것이다,라고 단정지어 말할수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적어도 소설 속 주인공 화가인 예술가의 고민의 흔적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보여지는 것들 저 너머의 것을 그려야 한다는 고민은 그래서 공감이 되였고,자연이 가장 위대한 예술이란 신념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 역시 공감가는 부분이였다.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이 형식적 기교가 아닌 연민의 감정을 담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한다."나미씨와 산적의 얼굴은 곧바로 사라졌다.나미 씨는 망연히 떠나는 기차를 바라본다.그 망연함 속에는 신기하게도 지금껏 느껴본 적이 없는 '연민'이 가득 떠 있다"/185쪽  나미씨의 얼굴에서 연민이 드러난 것을 반가워했지만,실은 화가가 그녀의 모습에서  인정을 보게 된 것이 기뻤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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