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문을 열면 보이는 '오늘의 시'를 특히 좋아한다. 유독 내 마음과 통하는 시를 마주할 때는 더더욱..해서 어느 날은 예상해 봄직한 주제가 올라올때가 있다. 살구와 여름의 관계


6월20일 오늘의 시는 살구다.


'여름은 살구를 손에 쥐여준다'

길고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겠지만 장판/ 위에 누우면 살구와 바다와 마음이 나/란한 동해 '피서',남현지




산책길 향기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살구가 있었다. 마치 장판 위에 ..올려 놓은 것처럼 그리고 나는 동해바다를 상상한 것이 아니라, 지금은 문을 닫은 카페사장님이 생각났다. 살구스무디를 진심으로 만들어 주시던... 시 제목이 내 마음 같아서 반가웠다.


그리고 소설 <추사>를 읽다가 시에 관한 반가운 문장을 만났다










"시를 모르는 사람의 삶은 건조합니다.시를 모르면 세상 살아가는 진짜 맛과 멋을 모르게 되고 닥쳐온 역경을 지혜롭게 이겨내지 못하게 됩니다"/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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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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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스트를 살피다가, '대주교의 죽음....' 이라고 소개된 제목이 호기심을 끌어 보게 되었다. 무려 1996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리차드 기어 역활은 뮤지컬 시카고에서 봤던 모습과 언뜻 보면 비슷하다. 정의로운 변호사처럼 보이지만,그가 언제나 선한(?) 의도로 정의로운 변호사를 자처하지는 않는 듯한..


그러나 영화 내용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 온 건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 파리의 거리' 였다.



마틴베일의 변호사 사무실 벽면에 걸린 그림이었다. 워낙 크게 보이기도 했지만, 변호사 사무실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그림 같아서..그냥 무심코 지나가면서도, 왜 저 그림이었을까. 무심한듯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은 기분.... 정의보다는 명예를 위해 변호사 일을 하는 것 같은 베일에게도,사랑에 대해서는 낭만적인 감성이 있다는 걸 그려주고 싶었던 걸까.. 검사와 변호사의 사랑을 쉬이 상상할 수 없는 이들에게...결말의 한 장면을 살짝 미리 알려 주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주홍글씨를 읽어야 겠다. 힙겹게 읽어낸 <일곱 박공의 집> 독후감은 썼는데, 정작 재미나게 읽은 <주홍글씨> 리뷰를 남기지 않은게 이상하다. 영화 속에서 언급된 장면을 나도 포스팅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독후감이 없다. 


'어떤 인간도 진실한 모습을 들키지 않고 두 개의 가면을 쓸 수는 없다' <주홍글씨> 156쪽에 있다는 내용..  재판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그들의 권력 카르텔은 놀랍지도 않지만..) 대주교의 죽음을 통해 드러난 비리도 놀랍지 않다.그보다 더 놀라운 건 가해자들이 흔히 하는 자신 속의 악마가 그렇게 했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진 이야기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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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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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심오(?)한 제목이라니.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부정하고 싶은 사람들은 살짝 마음이 찔릴것 같은 제목.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는 말 자체가, 거짓말 이기도 한데, 자신을 소개하는 문장 가운데 하나를 '거짓'으로 말해야 한다면,소설에서는 어려워도, 현실에서는 아주 쉬운일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도 나는 왜 그토록 엄마가 열렬히 삶을 원한다고 단정했을까? 어째서 삶이 누구나 먹고 싶어하는 탐스러운 과일이라도 되는 양 굴었을까? 내가 원했으니까? 매일 아침 엄마가 또렷이 보이길 누구보다 바랐으니까?"/194쪽


"내가 이 편지를 부칠 수 있을까? 나는 이걸 부치고 싶을까? 모르겠어.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이제 누구의 자식도 되지 마. 채운아,그게 설사 너와 같은 지옥에 있던 상대라 해도,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돼"/182쪽




나는 아주 오랜만에 김애란 작가의 책을 읽었다. 라고 적고 보니, 가벼운(?) 거짓말 하나가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오롯이 읽은 그녀의 책은 정말 오랜만이지만, <음악소설집>에 실린 김애란작가의 책을 읽었더랬다. 그 덕분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여기에도 거짓말이 또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도서관에 갈때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추천도서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소개되고 있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읽고 싶어진거다. '음악소설집' 에 실린 단편을 읽은 덕분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 등장하는 '영어'가 재미있게 다가왔고, 작가의 언어 가운데 하나 이겠구나 생각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뭐랄까, 평면적인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일상생활에서 너무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그런데 그 인물들에게 '거짓' 말이라는 '삶'이 부여되는 순간 마음 속으로 많은 것들이 나를 일렁이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니까, 그러한 순간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거다. 그리고 그 마음을 작가는 너무 잘알고 있었던 건 아니였을까.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단정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그래서..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에 어느 정도의 기만이 있을 수 있다는 위로.. 비겁한 변명도 아니고, 작위적인 위로도  아니었다. 살아가는데 어느 만큼의 거짓말은 필요하다는 위로...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에, 면죄부 처럼 위로 받는 기분을 받았다. 재미난 주제를 조금은 평범하게 이끌고 간 듯한 기분이 들때의 아쉬움은 있지만, '거짓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 준 점이 좋았다. 거짓말 덕분에 순간순간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책을 읽고 나서 무심코 찾아보게 된 영화  '프라이멀 피어' 에서 '거짓말'에 대한 아주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거짓말은 사적인 삶을 위해서 남겨 두겠다고...'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 대한 한줄평에 '거짓말' 을 하나 넣어 볼까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 모르고 하는 거짓말까지 합치면,숨쉬는 것만큼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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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갈때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을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책으로 꼽아 놓은 이유가 궁금했지만..나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다. 그러다 최근 우리나라 소설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면서..읽어 보고 싶어졌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도 그랬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책으로 뽑힌 걸까... 작가의 고향과 연관이 있는 걸까....


/나는 그녀와 산책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연미정입니다/ 내 '최고의 날' 내게 일어난 일은 이렇습니다/내가 말하면 그녀가 듣습니다 그녀가 얘기하면 내가 듣습니다/우리는 함께 웃습니다/그곳에 큰 사건은 없습니다/대신 그녀가 있습니다/ 160쪽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연미정,제미꼬리를 닮아 붙여졌다는 이름 연미정. 무엇보다 너무 가까이 다른 공간이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곳... 그렇게 강렬하게 각인된 곳이라, 소리가 엄마를 추억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나는 '연미정' 이란 이름이 혹시 그곳에서 오지는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예전에 찾았던 연미정 사진을 찾아 보다가, 무심코 서 있는 정자 앞 나무가 조금 특별하게 보였다. 엄마를 생각하는 소리의 마음이 보였고, 소리를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을 엄마(연미정)의 마음....민통선안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묘한 기분이 드는 곳 연미정,.소리 엄마의 이름을 연미정으로 한 이유에는... 어쩌면..아닐까 ..혼자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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