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현실에서 일어난 상황과 닮은 유사한 느낌을 소설속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이 일어나면서,묘한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흔하게 먹지 않던 대구튀김을 먹고 나자마자 '다마세누...'에서 '대구튀김' 에 대한 언급이 있어 반가웠다. 그런데 늦은 저녁 채널을 돌리다가 포르투갈 여행기를 보게 되었다. -워각 여행방송들이 많기도 하고, 포르투갈은 종종 방송되는 거니깐 굳이 우연을 끌어오고 싶지 않았다- 콕 찍어 '대구튀김'이 언급되고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아주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만난 문장은 ' 우연' 이다.









" 당신이 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적어도 이 우연의 일치를 공부하는 법을 배워야겠지요"/ 130쪽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문학을 재미나게 읽어내길 열망하는 1인이라..반가웠다. 이야기 속에서 수많은 우연을 발견하는 그 즐거움에는 작가들의 숨은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문학부에서 나와 계단 꼭대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주차장을 둘러보며 카타리나를 찾았다. 4월은 눈부신 자태를 드러내며 환히 빛나고 있었다. 피르미누는 대학가 광장에 서 있는 나무들을 보았다. 나무들은 일치감치 무성한 초록 잎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피르미누는 재킷을 벗었다. 여름 못지않게 더웠다"/226쪽


포르투갈의 4월 날씨를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양이다. 아니면,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변해가는 것일수도 있겠고,4월이 언급된 소설을 4월에 읽는 것도 기쁘고, 초록 나뭇잎의 느낌과 여름 못지 않은 더위..그 느낌을 알 것 같아 신기했다. 무엇보다 사회가 돌아가는 모양도 참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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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안토니오 타부키의 이름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난 고문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왠지 모르지만, 고문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리라는 인상을 받아요.왠지 알겠소? 고문은 개인의 책임이오. 상관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고들 하지만 용납할 수 없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상관의 명령이라는 초라한 변명 뒤에 몸을 숨기고 합법적으로 발뺌하며 자신을 지키지요. 이해하겠소? 근본규범 뒤에 숨는 거요/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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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감상이 즐거운 순간...



자전거바퀴가 꽃게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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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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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읽는 작가라 생각했으나, 지난해 <눈부신 안부>를 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명 잘 읽혀진 걸로 기억하는데.... <봄밤의 모든 것>을 읽고 싶었던 건 그러니까 작가의 이름을 오롯이 기억해서가 아니라,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좋아 붙잡고 싶었던 거다. 앞서 읽었던 <눈부신 안부>보다 좋았다. 한 편씩 읽고 리뷰를 남기고 싶을 만큼 좋았다.


'아주 환한 날들'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쓰기'에 대한 고통을 가진 마음을 너무 잘 헤아려 준 것 같아 격하게 공감했다.쓰기에 대한 애정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명제..그러니까 나는 내내 이 쓰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그래서 또 계속 무언가를 주절주절 써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면 내 마음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들여다 보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빛이 다가올 때' 를 읽으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 자제가 모순일수..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그래서 노력은 필요하다. 물론 강요된 이해와 마음은 위험하다.그리고 '봄밤의 우리' 에서 경험이 타인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았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위로는 상대방에게 공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경험은 타인과 가까워지는 무엇이 될 수 있다. 무심한 듯 건낸 유타의 말이 나 역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니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때면 유타의 말을 떠올려 보게 될 것 같다. 


"스무 살 때 다혜는 자신이 언젠가는 늙을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믿지 못했다.겨우 스물여덟 살이었을 때는 이제 늙어버린 노인의 마음을 알 것만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노인의 마음을 안다고 믿었다니,주제 넘은 오만.어리석은 소리.다혜는 아무것도 몰랐다.여전히,지금도."/209쪽 눈이 내리네'



서로 다른 이야기 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다가, 어느 순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다음으로는 우리가 타인을 얼마나 알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우리가 갈등하게 되는 건, 상대에게 문제가 있어서 일거라 생각하지만,그건 절반(?)만 맞거나 아주 조금 그럴수..있지만 대부분은 자신 스스로 만들어 놓은 어떤 장치들이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건지도 모르겠다.그러니까, 어쩌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고,다툼이 벌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상대에게 나도 모르게 갖는 오만함까지도... 죽음과 늙음을 마주할 때는 쓸쓸했지만,이런 감정도 잘 알지 못하니까 최악을 상상하는 건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최악 보다는 지금 내가 가진 것 가운데 소중한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그러고 싶다


"개는 다리가 하나 없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떤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그것은 이제 다 아물었으므로 괜찮다는 듯 남아 있는 세 다리로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눈밭을 뒹굴었다. 얼마나 경이로운지 전날 그 개를 처음 본 순간 그가 느낀 것은 놀라움이었다"/141쪽 '흰 눈과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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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튀김이란 메뉴를 흔하(?)게 보지 못해서 유독 궁금했던 브런치카페를 찾았더랬다. 내가 상상한 맛은 아니었다. 그러나 감자튀김과,스프와 빵은 맛이었다. 무엇보다 봄바람이 좋아서... 그런데 가져간 책을 펼친 곳에서 '대구튀김'을 보고 말았다.우연이라고 하기엔 초크 특별한 우연이란 생각이 든다.









"비토리니의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 열람실에서 보낸 시간과 포르투갈 소설에 미친 비토리니의 여향이라는 제목으로 비평문을 쓰려 했던 막연한 계획을 생각해보았다. 일주일 내내 점심을 먹었던 도서관 셀프서비스 식당의 대구튀김 냄새도 떠올랐다"/23쪽  흔하게 먹을수 있는 음식인 모양이다. 흔하게 먹을수 있다는 건,둘 중 하나다. 아주 맛있거나,아주 평범하거나... 대구튀김을 먹고 나서 마주한 문장이라 신기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읽고 싶어지는 책이 보너스처럼 함께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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