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1465





 인간이 왜 동물을 학대하는가에 관한 정보는 모든 폭력을 종결시키기 위한 전략의 필수 요소이다(Arluke and Luke, 1997). 아시온(Ascione, 1993)은 동물을 향한 폭력이 인간폭력과 맺는 관계를 우리가 더 많이 이해할수록, 폭력의 예방 및 대처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의 효과도 그만큼 더 커진다고 주장한다. 솔롯(Solot, 1997)의 말대로 "모든 생명이 존업과 존중의 대우를 받는, 폭력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작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형태의 폭력에 대하여 더 잘 이해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솔롯은 이야기한다.

 모든 유형의 폭력 간에 연계성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각각의 폭력이 갖는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여성, 여자친구를 강간하는 10대 소년, 고양이를 불태워 죽이는 청소년 등 이들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그들이 '다른 생명other living beings'을 대상으로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기 때문이지, 그들이 언젠가 더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책 속에서


 온도차가 극명하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다듬으려 해도, 어쩌면 내가 사는 세상과 네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다른지 알 길이 없다. 오늘은 도저히 조용하고 차분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었다.

 띄엄띄엄 지나치는 그곳의 소식에, 친구 한 명이 링크를 보내주었다. 청원 링크였는데 새삼 동물학대가 어제오늘의 일인지, 오늘과 내일이 또 같지 않을지, 회의적이었는데 친구가 덧붙였다. 

 '우리는 너무 급해. 너무 급해서..혹시 했다면 괜찮은데 안했다면 좀 해줘.'



  급했구나, 안했다면 해야 하는 거로구나, 이 생각 대신 많이 부끄러웠다. 

 내가 사는 동네는 길고양이들이 낮에도 가끔 어슬렁 길을 걷는 동네다. 산책다니는 고양이들도 있어서 자기 집에서 밥먹고 나한테 배고프다고 엉겨서 깜찍하게도 두번째 야참을 챙겨먹고 다녔던 고양이들도 있었다. 나는 내 집 뒷마당에서 매일저녁 카오스 자매와 까망이, 털복숭이 고양이에게 캔따개 노릇을 한다. 그것도 아주 기쁘게. 

 대형견들이 입마개를 굳이 하고 다니지 않아도 이곳에서는 무서워본 적이 없다. 견주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내 개가 사람을 만약에 물었다...그래서 그 사람이 다쳤다..만에 하나 지병이라도 있어서 병이 심해지거나 아..생각하기도 끔찍하다. 내 개가 행동 잘못 하면 내 인생까지 종쳐. 내가 돈 많고 시간 많아서 훈련 받으러 다니고 늘 신경쓰는게 아니야. 당연히 해야하니까 하는거야.' 라는 답이 돌아온다. 물론 우리집 옆옆집 다리 세 개 달린 요크셔 테리어 맥스는 나만 보면 사생결단을 내겠다는듯 잡아먹겠다고 달려드는데 마침 오늘 주인과 함께 있는 맥스를 보고 깨달았다. 천사견이었구나. 

 강아지 공장과 고양이 공장이 없는 곳. 펫숍에서 개와 고양이를 파는 것이 올해부터 법으로 금지된 곳. 이런 곳에서 나는 내 고양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전적으로 내 불찰이었는데 하루동안 고양이만 찾으러 돌아다닌 끝에 고양이가 스스로 내게 돌아와주었다. 그 일을 말하자 친구가 말한다.

 '만약 여기서 잃어버렸는데 못찾았으면 .... 건강원에 갔겠지. 고양이가 관절에 좋다고 잡아먹는단다.'



 너무 많은 일들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한국에서 고양이를 입양하려던 친구는 그들이 달라는 입양신청서를 내고, 근무지와 직위, 연봉도 적어내고 기다렸다 한다. 그들이 하라는 대로 미리 방묘문과 방묘창도 설치해두고, 가정방문을 기다렸다고. 유력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해서 용품도 사두고 기다렸는데 한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수소문해보았더니 처음부터 본인은 미혼에 남자라서 아예 제껴두고, 다른 가정에 입양을 갔단다. 너무 화가 나서 그냥 고양이 펫샵에서 살거야. 라는 말에 다른 이가 만류했다. 너 그게 어떤건지 알잖아. 

 


 미혼에 남자라서 제꼈다는 그 입양담당자의 마음도, 화가 난 친구의 마음도, 둘 다 뭐라 말할 것이 못된다. 멀쩡히 잘 있는 고양이를 아스팔트 바닥에 패대기쳐서 일부러 죽이는 사람들이 있고 고양이 발톱에 매니큐어 칠해서 투견 훈련용으로 쓰고 꼬리 털가죽을 벗겨 지지는 사람들이 어디엔가 버젓이 다닌다. 어느 구름 뒤에 해가 있고 어느 구름 뒤에 폭풍이 올지 도저히 겉을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사는 동네가 너무나도 선한 천사들의 동네라고 생각지도, 내가 떠나온 동네가 악의 구렁텅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파렴치와 몰상식은 어디에나 있고 선한 마음은 징벌 제도와 상관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아직도 개를 잡아먹는다는 것은 부끄럽다. 이것은 입장의 차이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도살장을 보고나니 생각이 싹 가셨다. 식물도 죽을 때 비명을 지른다는데, 그것은 어찌 먹느냐고 말한다면 '저를 아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지겠지. 

 나는 단지, '불법적이고 임박한(unlawful and imminent)' 법익의 침해가 존재해도 항변할 수 없는 생명이었던 자두라는 고양이가 패대기쳐지는걸 몇 번이고 보면서 자두 뒤에 보이지도 않는 개와 고양이가 셀 수 없이 많았겠구나, 싶었다. 

 박찬욱의 말을 떠올린다.

 여러분, 희망을 버려요. 그리고 힘냅시다. 



 

 잔인한 덧붙임

 동물과 일하는 사람들은 비밀이 많을 수도 있다. 동물들은 말을 못하니까.

 미국의 어느 주법에는 소와 섹스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 주가 있다던데, 난 차라리 그 법이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엔 무려 수간협회까지 있다. 경찰에게 신고해도 경찰이 제대로 출동하지도 않던.

 


 이 고양이는 우리집에 밥먹으러 오는 털복숭이. 

 이 아이가 한국에 있었어도 이렇게 때깔 곱게 자유롭게 살 수 있었을까. 그랬으면 진심으로 좋겠다. 

 나처럼 눈치보지 않고 밥주고 싶으면 밥주고, 만지고 싶으면 냥이 허락받고 만지고. 

 




다행히도 청원이 숫자를 넘어섰다.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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