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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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에 이영남 교우의 강연도중 소개한 책인 로버트 존슨의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코와 서재)를 읽었습니다. 141쪽 분량의 얇은 책이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은 두꺼웠습니다.

2.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 나의 종교생활과 일상생활은 왜 일치하지 않는가?
- 나의 욕망과 현실은 왜 일치하지 않는가?
- 내가 만들어온 자아ego는 무엇을 희생하였는가?
- 나는 왜 나의 문제를 남에게 전가했는가?
- 나는 참다운 나self를 발견했는가?
- 나의 어두운 그늘shadow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 종교는 나에게 어떠한 삶의 태도의 변화를 주었는가?
- 해야할 일을 외면하고 빈둥대다가 괴로워한 적은 없는가?
- 죄책감에 사로잡혀 무기력해진 적은 없는가?
- 나는 가족 간의 관계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가?
- 선한 쪽으로만 나를 다그친 적은 없었던가?
-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을 괴롭힌 적은 없는가?
- 나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 적은 없는가?
- 상대방이 기대치에 미치지 않아 실망한 적은 없는가?

3.
이 얇은 책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하나의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값싼 방법론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이루기 위한 태도의 변화입니다. 칼 융의 "나는 선한good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whole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의 의미를 책을 읽는 동안 깨닫게 됩니다. 내 안에 싸우는 자아ego와 그림자shadow의 모순을 역설로 통합시켜 온전한 자기self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신화의 길이며 종교의 길임을 알려줍니다.

4.
기억하기 위해 접어놓은 부분을 하나 소개합니다.

"한 가치와 그것에 반하는 다른 가치가 신경증적 싸움을 하는 대신, 두 가치를 다 허용해서 역설이라는 숭고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기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지는 것도 괜찮다. 가진 것도 좋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도 좋다. 자유는 좋은 것이지만 권위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괜찮다. 우리 삶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이 역설저인 방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일련의 온전하고 새로운 가능성들이 펼쳐진다. 대극적인 것을 서로 반대라고 말하지 말자. 이 대극적인 것들이 인간의 한계상황에서 신이라는 실체와 만날 수 있도록 보완해준다. 두 상반된 목록에서 한쪽은 세속적이고 다른 쪽은 종교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두 신의 진실을 나타내는 것이란 생각을 하도록 우리 스스로 훈련해야 한다."(109쪽)

5.
이 책을 소개해 준 이영남 교우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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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을이다 - 위험 사회에서 살아남기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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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알라딘 서점에서 주문한 책이 왔다.
이번에 주문한 책은,
[다시 마을이다], 조한혜정, 또 하나의 문화
[남경태의 스토리 철학18], 남경태, 들녘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진중권 외, 한겨레출판
[토마스 머턴의 씨앗], 로버트 인초스티, 생활성서
[이것이 영지주의다]스티븐 흴러, 샨티
그리고
이영남 교우가 쓴 [푸코에서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푸른역사
이다.

***
우선 가장 부담이 덜 더는 조한혜정교수의 책을 읽어본다.
거기에는 위험사회로 변한 우리의 모습과 그속에서 갈등하는 청년과 청소년 얘기,
그들의 자율적인 삶과 교육의 이야기, 그리고 삶의 대안으로 형성하는 마을이야기가 풍성하다. 짧은 칼럼의 모음이지만 속이 알차다.

***
요즘 우리 교회에도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다들 재나름 고민이 많다.
조한혜정 교수는 [하자센터]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청소년들의 자율공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아래는 하자센터에서 살고있는 청소년들의 약속이다.

1.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해야하는 일도 할 거다.
2. 나이 차별, 성 차별, 학력 차별, 지역 차별 안 한다.
3. 어떤 종류의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거다.
4. 내 뒤치다꺼리는 내가 할거다!
5. 정보 때문에 치사해지지 않을 거다. 정보와 자원은 공유한다.
6. 입장 바꿔 생각할 거다.
7. 약속은 지킬 거다. 못 지킬 약속은 안 할 거다.

***
고민 많은 동녘 교우도 이 책을 읽고 한 번 토론해봄직하다. 이 참에 조한혜정 교수도 모셔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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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 - 한 젊은 역사가의 사색 노트
이영남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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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이영남 교우가 쓴 [푸코에게 역사를 배우다](푸른역사)를 읽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드문 영역인, 용어조차 낯선 임상역사가로 활동하는 이영남 교우의 지적 편력기에 해당하는 이 책은 저자가 푸코에게서 무엇을 배웠으며, 그 배움을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차분히 알 수 있게 해줍니다.

***
저자는 우선 푸코의 삶을 역사적으로 추적합니다. 푸코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영역과 왜 그러한 영역에 관심을 가졌는지, 그러한 관심이 어떻게 새로운 역사학적 저술로 쓰여졌는지를 차분히 탐문합니다.
책의 대부분은 푸코에 관한 소개에 할당되어있지만, 그러한 소개 가운데 저자의 고민이 함께 녹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의 결과로 왜 저자가 임상역사가가 되려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저자가 이해하는 푸코를 거칠게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푸코는 동성애자였다.
그것은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며 지배담론에서 배제된 계층입니다. 푸코는 삶의 전체 속에서 타자의 문제 - 곧 자신의 문제 - 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2. 푸코는 인문학과 역사학을 하나로 녹였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지적 전통에 속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푸코는 그러한 프랑스 전통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 한층 새로운 영역을 넓혀갑니다.

3. 푸코는 철저한 실증의 모범이 되었다.
푸코는 역사학자로서 '실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자신의 학문의 기초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푸코의 '실증'은 지배적 담론형성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대표적 사료들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대표적 사료가 취급하지 않았던 사료, 그래서 버려지고 감춰졌던 사료의 발굴에 있었습니다.

4. 푸코는 미시역사가였다.
푸코는 아주 작은 사례,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례로부터 출발하여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었던 정치적, 역사적 의미를 묻고, 그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사회적 맥락을 드러내었습니다.

5. 푸코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푸코는 저항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하지만 이때 푸코의 저항은 거대한 사회적 흐름에 대항하는 거대한 담론의 저항이 아니라, 미시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저항의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전문가적 지식인으로서의 저항입니다. 세상을 뒤엎는 단 하나의 저항이 아니라, 끝없이 생겨하는 영원한 저항의 일환입니다.

6. 푸코는 고고학과 계보학적 탐사를 실행하였다.
하나의 유물에서 시대상을 읽어내는 것이 고고학이라면, 그러한 유물들이 생겨나게된 원인과 동력을 탐문하는 것이 계보학입니다. 푸코는 타자를 통하여 시대의 지배적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것이 적용되는 모습을 치열하게 탐구했던 사람입니다.

****
이영남 교우는 푸코를 소개한 후, 그것의 한국역사학적 적용가능성을 묻습니다. 그리고 푸코의 지식을 선용하여 한국의 역사를 다시 쓰고자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일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선전포고하는 일종의 서문격 도서입니다.
이후 이영남 교우의 실질적인 연구작업이 기대됩니다. 아울러 이영남 교우를 우리 교회에 초대하여 푸코의 시선으로 한국교회를 탐문하고, 우리 교회의 나아갈 방향의 실마리를 같이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교회를 떠났으나, 교인보다 더 예수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이영남 교우의 건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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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머턴의 씨앗
생활성서사 편집부 엮음 / 생활성서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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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에서 나온 [토마스 머턴의 씨앗]을 읽고 있습니다. 책은 담고 있는 내용에 따라 읽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어떤 책은 번갯불에 콩볶아먹듯이 후딱 해치워야 제맛이 나는가 하면, 어떤 책은 한구절 한구절 씹어먹듯이 읽어야 좋은 책이 있습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책을 처음 접한 것은 88년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습니다. 요즘들어 그렇게 뜸들이며 읽은 책이 숭산스님의 [부처님 머리에 재를 털면]이었고, 지금 읽고 있는 [토마스 머턴의 씨앗]입니다.

요즘 제 고민의 핵심은 '예수운동'입니다. 이제 집사가된 윤정이가 '예수운동'이 뭐냐고 물었을 때 심심하게 그냥 지나쳤는데, 마음 깊숙이 여음이 남아있었나봅니다. 그래서 그에 대해 묵상하고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설익은 [평신도신학단상]도 윤정이에게 전달하고자 썼던 것이 첫마음입니다.
오늘 투표를 마치고 다시 접어두었던 [씨앗]을 읽고 있습니다. 굳은 마음을 무르게 하여, 손가락을 홈을 파고 그 속에 씨앗을 심어두듯 책을 읽습니다. 오늘 읽은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이 위험은 실제로 우리의 기도가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도의 위대한 점은 기도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께 직접 간다는 것이다. 당신의 기도가 기도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을 잘라 버려라. 예수께서 기도하도록 허락하라. 예수께서 기도하는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라. 당신 자신은 잊어버려라. 예수님의 기도 안으로 들어가라. 그분이 당신 안에서 기도하도록 허락하라.
최선의 기도는 멈추는 것이다. 당신 안에서 기도가 기도를 하도록 허락하라. 당신이 그것을 알든지 모르든지, 이것은 당신의 참된 내적 정체성을 깊이 깨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수준이 따로 없다. 어느 순간 당신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느님의 선물인 근원적 일치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끝에는 찬미가 찬미한다. 감사가 감사를 드린다. 예수께서 기도하신다. 열림이 전부다."

최윤정 집사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예수운동의 처음 시작은 기도이며, 그 때의 기도는 우리 안에서 예수가 기도를 드리게 허락하는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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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외면한 그 한가지 질문 - 열린 종교를 위한 대화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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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 교수의 초기작인 [길벗들이 대화](1983년)이 품절되면서 이후 2번에 걸쳐 개정판이 나왔고, 이 책은 네번째 개정판이 되는 셈입니다. 오강남 교수 스스로가 이 책을 [예수는 없다]와 훌륭한 보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으니, [예수는 없다]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봄직 합니다.
[예수는 없다]가 구체적 기독교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종교 일반에 대해 원론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올해 작업하기로 계획중인 홍정수 목사님과의 대담집과 성격이 유사할 것 같습니다.
오강남 교수가 30대에 쓴 책이라고 하니 젊은 생각이 곳곳에 보이고, 지금까지 연속되는 신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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