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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을 읽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틀 전에 알베르트 망구엘의 <나의 그림 읽기>(세종서적)과 김경일의 <사서삼경을 읽다>(바다출판사)를 사서 기분내키는 데로 번갈아가며 읽고 있다. 이 책들을 그렇게 읽어도 괜찮은 책들이다. 책의 질의 문제가 아니라 책의 구성상 독립된 부분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두 책 모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은 인문학적 교양이 풍부한 책이다. 한 쪽마다 새로운 정보와 참신성이 넘쳐난다. 게다가 그림을 소개하는 책이니 흥미도 만점이다. 이 책은 사실 이번 주 토요일에 있는 나의 <예술 강좌>에 보탬이 될까 해서 산 책인데 굳이 그러한 실용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야만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경일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도발적인 책제목으로 한 때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던 교수이다. 이번의 <사서삼경을 읽다>는 그의 이전 책과 같이 대중적인 문체로 쓰여진 것인데, 고전의 원문해석 역시 고리타분하지 않고 참신하다. 예를 들어 <논어>의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를 평범하게 번역하면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막히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가 되겠지만, 저자는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미련을 떨게 되고, 생각만 키운 채 배우지를 않으면 사고 치기 십상이다.”로 번역해 놓는다. 이러한 번역의 문제는 저자가 그저 자신을 튀게하기 위하여 고안해 놓은 수사학이 아니라 당시 문화의 흐름을 중시하는 이른바 ‘추체험적 해석’에서 나온 것이다. 도처에 이러한 해석이 널려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통쾌함을 느낀다. 게다가 ‘사서삼경’이라는 경서를 현실의 적실성 여부에 맞춰 비판하는 모습에서 신뢰를 보낸다.
오늘날 고전의 문제는 해석의 진위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자라는 세대 누구도 고전을 읽지 않다는 데 있다. 김경일의 책을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