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 1966, Ingmar Bergman | Film quote poster, Movie quotes, Film quotes




저런 대사가 그냥 막 나오는 게 

Ingmar Bergman 영화들의 놀라움이기도 하다. 

초기 영화가 몇몇 빠지기는 했지만 거의 전집에 가깝다는 박스 세트가 18년에 나왔는데 아마존에서 48% 세일한다. 150불 정도. 아마존 리뷰 보면 출시 당시부터 열광하는 리뷰들이 줄줄이. 











알라딘 상품으로는 이렇게 나와 있다. 

이건 사야 해. 

지금은 아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 그래 지금 사야 해. 

이러고 있. 



글쓰기에 대해 일찌감치 제대로 배웠다면 좋았을 것이, 내 경우엔 이것이다. 

글은 달라진다는 것.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쓰지 않으면 가지 못한다는 것. 

어느 정도 공들여 쓴다는 전제 하에, 쓰면 쓸수록 (계속 써야만) 새로운 곳에 가게 된다는 것. 

지금이 다가, 끝이, 아니라는 것. 


<미학이론> 읽으면서, 그래도 그 근본에서 민주적인, 평등한 예술 형식은 문학이 아닌가는 생각 하게 되는데  

(음악, 미술은 정말이지 이건 어느 정도 "있는 집" 아니고는 시작부터 쉽지 않은) .... 그래서 글쓰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많은 생각, 실험들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 그리하여 이 포스팅도 "회고록 씁시다" 포스팅이 되게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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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11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아주 좋아요!!
글은 달라진다는 것.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쓰지 않으면 가지 못한다는 것.
어느 정도 공들여 쓴다는 전제 하에, 쓰면 쓸수록 (계속 써야만) 새로운 곳에 가게 된다는 것.
지금이 다가, 끝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저도 되지도 않은 글을 계속 쓰는 걸까요?? 응??^^;;;
암튼 용기 얻었어요.^^

몰리 2022-04-11 16:57   좋아요 0 | URL
라로님, 정말 ˝nothing short of epic˝ 이것이 우리 모두의 가능성!
.......... 아니 진짜로요! 진지하게!
그러니까 계속 쓰고, ˝각잡고˝ 쓰고....
매일 파일을 열고...
그리고 끝내고...
 




논문 제출하고 받아본 심사평 중 기억에 남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지금 상태로 장점이 없지 않지만 게재하기엔 문제가 심각하다" 내용이었다. 

제출된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고, 그리고 생각했고, 그리고 세심하게 썼다. 

그랬음을 분명히 알 수 있던 평이었다. 이런 논문 리뷰는, 이렇게 리뷰하는 심사자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논문을 다 읽는다, 생각한다까지는 하더라도 세심하게 쓴다, 이걸 하지 않는 이들이 아마 다수. 장점을 살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이 심사자가 꼼꼼히 내게 주고 있었는데, 거의 눈물을 흘리며 읽음. 감사의 눈물. 실제로 이 심사평 이후 뭔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동료가 동료에게, 심지어는 극적인 변화로 이어질 자극을 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내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게 느껴지던 평. 

......... 앗 그러셨군요. 저도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핫. 데헷. 



저런 기억들도 하면서 내일부터 쓰느라 살아야 할 고통(가끔 즐거움)의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겠지 하는 중이다. 

..... 서재에선 이제 조용히 '좋아요' 하는 사람으로. 



그런데 회고록. 시작도 안했고, 시작을 하게 되기는 하려나도 사실 알 수 없지만 

이게 이 시대의 형식이고, 그러니 이 형식의 가능성을 온전히 탐구해 보아야 하고, 그러려면 실제로 그것을 써야 하고... 같은 생각 하게 된다. ㅎㅎㅎㅎㅎ 그래서 다시 한 번 적습니다, 우리 회고록을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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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0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2022-04-01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용히🙏좋아요만 쿡🙈
 




발터 벤야민 관련 이미지를 구해 보려고 검색했더니 

같은 검색 결과의 스크린샷을 누가. 


맨 아래줄 오른쪽은 벤야민의 책을 들고 있는 아렌트다. 





아도르노가 어느 강의에서 

"운명"에 대하여 벤야민을 인용하는데, 벤야민에 따르면 "운명"이란 

"살아 있는 이들을 연결하는 죄/죄의식의 그물 (nexus of guilt among the living)"이라고. 


일주일 전쯤 봄. 

일주일 동안 최초의 충격은 옅어지고 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엔 하... 속으로 한숨 쉬며 감탄했었다. 무슨 뜻인지 명확했다. 죄는 그걸 짓는 1인에 제한되지 않는다. 너의 죄는 나의 죄가 되고 너와 나는 묶인다. 죄의 그물이 너와 나를 엮는다 (.....) 

 

벤야민. 완전히 틀리겠다는 각오로 이론 하신 분.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이해하는 게 옳든 아니든) 벤야민의 말을 기억하고 

죄의 그물을 명상하면서 아무 말 없이 불멍하는 시간이 있다면 좋겠다 생각한다. 

......... 너와 내가 살아온 시간을 생각하면서 말 없이 불멍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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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2-03-14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멍 좋아요x10! 특히 오늘 같은 날은...

몰리 2022-03-14 17:33   좋아요 2 | URL
정말 오늘 같은 날, 이런 저녁에 불멍하면서 걱정도 두려움도 죄도 사라지고 따뜻한 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극우세력 없는 ㅎㅎㅎㅎㅎㅎ 세계로 다음 날 나온;;;;;다면!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4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벤야민 좋죠. 불멍도 좋고...

몰리 2022-03-14 18:38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니 벤야민과 불멍은 어울리는 조합인 듯요!
니체와 불멍, 아도르노와 불멍, 맑스와 불멍은 억지스럽.;;; 이들은 분리시켜야...
 



조이스도 같은 (똑같은) 취지로 

말씀하셨지 말입니다. "천재는 실수하지 않는다. 그의 오류는 그의 의지에서 오고, 발견의 관문이다."


천재가 하는 게 아니어도 

"실수/오류는 발견의 관문"인 무수한 사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실수와 오류를 어떻게 대해 왔? 

잡아 죽일듯이 대해오지 않았? 오직 맞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 




대학원 시절 이웃이었고 그걸 떠나서도 가깝게 지냈던 청년 (당시엔;;;;) 요즘 많이 생각한다. 

그는 부잣집 잘생긴... 쪽이었고 한나라당 (당시엔, 그 직전 직후도 포함) 지지자였다. 그의 누나가 만들어서 

보냈던 만두를 같이 먹었던 적이 있는데 만두가 뭐랄까, 부잣집 만두였다. 내가 알고 좋아했던 우리집 만두가 아니었다. 우리집 만두는 김치에 돼지고기, 두부 당면으로 소, 만두피 자주 터짐. 그의 누나가 만든 만두는 부추에 당면 돼지고기, 피와 소가 뭔가 딱임. ;;;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피. 과하지 않은 소. 


그 만두로 끓였던 떡만두국이 지금 바로 보이는 거 같다. . 

왜냐.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많이 놀렸었는데, 그러게 지금도 그는 그 당 지지자일 거냐. 

..................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많아서, 그래서 계속 기억하는 거 같고 어떻게든 돌려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니까. ;;;; 그러니까요. 


여튼 발견의 관문. 발견의 관문으로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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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2-03-14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치에 돼지고기 들어간 만두를 먹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김치 안 들어간 만두는 사 먹는 만두 같고 왠지 정감이 안 갑니다. ㅎㅎ

몰리 2022-03-14 14:37   좋아요 1 | URL
그의 누나 만두는 모양도 다 똑같이 정갈하고 예뻤는데 (우리집 만두는, 누가 만두를 눈으로 먹냐; 형식 파괴 만두) 문화 충격의 순간이었던 거 같기도 해요. 맛있었지만 이질적 맛있음이기도 했어요. 왠지 정감이 안 가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사무실이라고 한다. 

이보다 좁고 천장이 낮고 pc가 하나 있을 뿐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거의 지금 나의 방 풍경. 책들과 출력물이 쌓이고 흩어지는데 컵 하나 이상 있고 비닐 봉지, 포스트잇. 

심지어 이 와중에 알아보이는 책이 있어서 웃게 된다. 평생 꾸준히 한 거, 책 사기. 


이명박이 좋아했을 (웃었을) 거 상상하면 

갑자기 추워지지 않나요. 갑자기 오한이. 부들부들. 

주먹이 꽉 쥐어지는 거 같고. 


12년과는 다르게 (이때는 진짜 좀 힘들었. 거의 매일 술 마심.... 12월부터 적어도 2월까지는 매일. 3월부터는 아마 주 4일?;;;;;) 지금은 견딜만하긴 한데 이명박 생각하면. 아니 이명박도 이명박이지만 윤 자신. 이들 부부. 얼마나 모두가 같잖아 보이겠. 이준석도. 

 


김치국 드링킹 달인으로서 

내가 쓴 회고록이 나오면 그간 연락 없이 지냈던 옛 지인들에게도 보내야지 .... 같은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진지하게. 

6월까지는 다른 글을 쓰지만 7월 1일이 되면 커튼을 걷었다가 다시 치고 파일을 열고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시원한 방에서 회고록을 쓰기 시작해야지. 아이스 커피가 계속 대령되겠지............. 


저 계획이 틀어진 느낌이기도 하다. 아 그 당이 집권 중이지? 생각하면. 

모두가 나쁜 곳에서는 최악을 아는 것이 좋지. 매일 매일 최악을 알면서 쓰면 되지. 

그렇게 잘 안될 거 같은. 



*원래 올린 사진은 복사, 붙이기가 안되네요. 출처가 레딧. 

https://www.reddit.com/r/pics/comments/8h4u14/this_is_the_new_york_review_of_books_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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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