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국영 방송국에서 드라마로 처음 방송했다는 

<결혼의 장면들>. 엘리트주의가 화제라면 베리만 거장님도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방송 당시 초유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스웨덴 거리에서 차들이 사라지고 모두가 이 드라마를 

얘기했다는. 




인간의 정신이라는 천은 

언어라는 실로 짜여진다. 


쓰지 않은, 말하지 않은 삶은 

살지 않은 삶이다. 




저렇게 말하면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동의하는 이들 사이에서, 바로 저기서 출발하여 

(혹은 저것들을 확장하면서) 우리가 훼손되어온 여러 특별한 방식들에 대해서 

그리고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아렌트의 한 대목을 읽는 수업에서 

토론 주제는 이것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업에서 쓰는 토론 주제는

거의 전부 내가 만든다. 읽는 글과 

직접 연결되는 것도 있지만 아닌 것들도 있어서 

스티븐 제이 굴드의 글을 (인간 본성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반대하면서, 사회 구조의 우선성을 말하는) 

읽은 수업에서는 깊이는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가, 이런 주제로 토론해 보기도 했다. 굴드의 주장에, 굴드의 글 읽기 전부터 

동의하는 독자에게도 이 글은 불편하거나 난감하거나 미흡할 거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 글이 얕기 때문이다. 피상적이다. 어려운 주제를 너무 쉽게 만든다. 얕음과 깊음. 그 인상들은 어디서 오는 건가. 


이 주제로 토론하기 전에도 

엘리트주의는 반민주주의적이다... 입장인 학생과 

나 사이에 조금 길게 대화 오갔던 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에서 더 격하게 

말해 보게 되었는데 


"깊이" 이 말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실체화하면서 쓰는 것은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소수에게, 다수를 무시할 수단 하나를 더 주는 것이다... : 그는 이런 입장이었다. 


지성의 특권은 특권이 아니다. 

혹시 특권이라면, 그것을 확산함이 그것을 해소하는 길이다... : 나는 이런 입장이었다. 




깊이의 구제. Rescuing Depth. 

하여튼 저 비슷한 제목으로 페이퍼를 하나 쓸 작정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긴 하다. 

깊이 따위 처분하라. 이러는 로티가 민주주의적인 거 같아 보임? 아니다! 아무도 듣지 않을 얘기를 

아무도 들을 수 없게 하면서 깊이, 이걸 긍정하고 탐구한 바슐라르가 민주주의적이다. 해방적이다. (...) 대강 

저런 얘기 하게 될 거 같고. 그런데 나는 한편 신기한 건 


최순실이 몇 년 전까지 쥐고 흔들던 나라에 

엘리트주의가 있기는 함? 


신경숙과 창비. 여기 무슨 엘리트주의가 있음? 

(*아 그들은 애초 대중주의인가. 대중 영합, 기만주의인가. 엘리트주의는 무엇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6천보를 걸어둔 상태에서 

오전엔 100 넘던 미세먼지가 정상수치가 되었으므로 창문을 활짝 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4천보 채우고 오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나 

... 아니 그게 너무 쉬운 일이라서인가, 그보다 조금 더 어려운 미션 수행했다. 

맥주를 담을 에코백 들고 편의점에서 필스너우르켈과 기네스 사기. 사러가에 가서 

종량제 봉투 구입하면서 양배추와 파 기타 몇 가지 사기. 사러가 바로 앞에 있는 동경 닭강정에서 

닭강정 사기. 


뚜껑이 잘 닫히지 않는 닭강정을 두 손으로 모시고 

조심조심 버스 정류장 와서 마을 버스 타고 집에 오기. 


불티나게 팔린다는 닭강정과 

맥주 시식(흡입 아님...) 중이다. 


채울 걸음이 7백보 정도가 남아 있는데 

이건 전화기 흔들기로 해결. 





분명 학기 중엔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이다. 

전과 비하면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꼴이니 이건 술을 마신다기보다 

어쩌다 술이 있었던 식사 정도. 그렇긴 한데 어쩌면 올해가 금주 원년이다. 나는 마시지 않는다. 피우지 않는다. 

호들갑 혼자 떨었던 거 생각하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마존 10불 쿠폰을 어쩌다 받게 되어서 

아마존에서는 블루베리 농축 캡슐만 (아직 쿠팡이 팔지 않는다) 사고 책은 사지 않는다

기조로 세 달은 지난 거 같은데 오늘 쿠폰 쓰고 아마존 결제했다. 블루베리 캡슐도 사고 

책도 샀는데 플로베르와 투르게네프 서간집 포함. 투르게네프, D. H. 로렌스의 그 유명하지만 

헷갈리는 제목 책과 비슷하게 헷갈리는 제목 책을 쓴 그. "아들과 연인" 계열. 찾아보면 

확정 되겠지만 찾지 않는다. 하여튼 "A and B" 제목인데 둘 사이는 대칭이 아니며 책을 읽기 

전엔 왜 그 제목일까 알 수 없는 제목, 제목들. 


들었던 노문학 강좌 교수가 

투르게네프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사상 소설"의 원조가 그라고 한다. (나는 토마스 만이 원조일 거 같진 않지만 

성장 소설과 마찬가지로 사상 소설도 독일이 원산지고 본진.... 이겠거니 막연히 생각했었다). 

엄청난 양의 편지를 남겼다. 유럽의 여러 작가들과 편지로 교류했다. 편지도 극히 아름답게 쓴다. 

이미 읽지 않은 다수 서한집들이 집에 있고 그 중엔 플로베르의 서한집 두 권도 있다. 그것들 

읽지 않으면서 이걸 왜 사냐고 하기엔, 이건 플로베르보다는 투르게네프 때문에. 




마사 누스바움과 사울 레브모어가 

"잘 준비된 노년"의 요소로 말하던 것 중 

"그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책들이 있다"가 있었다. 


극히 당연하고 극히 중요한데 

별로 얘기하지 않는 사항, 특히 한국에서는. 그들보다 훨씬 덜 대화문화라서기도 하겠지만 

평생을 두고 읽을 책들이, 그러니까 청년 시절부터 시작해 삶을 공유할 책들이, 그들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각했다. 셰익스피어, 단테, 마르크스, 기타 별처럼 많은 (건 아닌가) 

거장들의, 잘 번역되고 잘 만들어진 책들. 


저 두 사람이 말하던 잘 준비된 노년의 요소들 중 

내가 그나마 하고 있는 건 이게 유일했다. 책들이 있다. 

그 밖의, 그것들 없이는 책들도 사라질 요소들, 은퇴 후의 자금... 등은 

생각하는 순간 바로 악몽의 시작이므로, 일단 부인("denial")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아공에 대해 

그 정도 인종차별이 제도화되어 있던 곳이면 

흑인이든 백인이든 온전하게 성장하기 힘들 것..... 같은 편견 막연하게 있었다. 

그러다 어제 데이빗 커키호퍼 인터뷰 들으면서 어쩌면 아닐 수 있겠다 쪽으로. 

한국의 사정으로 바꾸면, 그게 누구 어떤 사람이든 중요한 주제로 오래, 열정적이고 방대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이들은 드문 게 맞다면, 그게 그 자체로 이 사회가 어떤 곳인가 

말하는 바 있다 보겠다.  


마사 누스바움과 사울 레브모어(*시카고 대학 로스쿨 재직한다고. 누스바움의 동료)가 

Aging Thoughtfully 제목의 책을 공저했다 함. 17년 출간. 이 책 주제로 두 사람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여러 생각들이 들었고 무려 깨달음도 있었지만 

데이빗 커키호퍼 인터뷰 들으면서 들던 비슷한 생각이 다시 들었다. 


"나는 지금 65세다. 예전 시대면 노인에 속했을 것이다. 

지금이라 해도 전성기는 지난 나이로 여겨질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나는 조금도 내가 약해진 거 같지 않다. 물론 약화는 시작할 것이고, 나의 아이들이 

지금 나를 재미있어 하듯이 90세의 나도 재미있어 할 거 같지는 않다. (.....)" 


"나의 아이들이 지금 나를 재미있어 하듯이." 

성년인 아이들을 즐겁게 하는, 노년의 (노년으로 진입하는) 부모.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그래야 마땅하다, 삶은 여기에 있다.... 인 것인데,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