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에서 바라 본 모습. 오늘은 좌우 구석의 베어버린 나무들의 밑둥을 최대한 잘라냈다. 전기톱은 각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반 톱으로 잘랐다. 다음 주에 사람을 써서 큰 나무를 잘라 낼 때까지 더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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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조직적인 댓글 공작 사태는 민주주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국정원의 가장 큰 죄악은 여론 형성 자체를 봉쇄하려 한 것이다. 잇슈마다 좌빨, 종북, 전라도 운운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나타나면 사람들은 좌절하여 논리적인 의견 제시를 포기하게 된다. 이것이 국정원이 노린 것일 테고, 결과적으로 국정원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사상이 자유로이 소통하는 것,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정의다. 어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반민주주의자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사상의 내용보다는 그것이 누구를 통해 이야기되었는지에 따라 가치를 분배한다. 더 학력이 높은 사람, 더 나이가 많은 사람, 더 직위가 높은 사람, 더 많이 가진 사람, 더 착하게 생긴 사람, 더 예쁘게 생긴 사람, 피부색이 나와 비슷한 사람(한국인들의 경우는 자신들보다 피부색이 더 하얀 사람), 어투가 나와 비슷한 사람, 나와 고향이 같은 사람... 등등. 민주주의는 원천에 상관없이 사상 그 자체를 가지고 사상을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추상적이다. 민주주의는 우리로 하여금 본능에 반하여 행동하게 한다는 점에서 추상적이다.


국정원이 한국의 민주주의에 심각한 해악을 끼쳤다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아주 아주 어리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시민 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의 사상 공작이 이 정도로 철저하게 먹혀 들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댓글 공작 사태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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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과일 나무를 베어냈다. 마음이 안좋다. 오른쪽에 있는 큰 나무도 베어내기로 했다. 밑둥이 다 드러나도록 땅을 파헤쳤다. 다음 주쯤 나무 자르러 사람들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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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 귀한 자료를 직접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얼른 읽었다.

2. 이런 국가기밀 자료를 국정원에서 공개했다는 사실이 한국의 현재 모습이다. 국정원은, 특히 일본과 미국의 정보기관에 아주 좋은 일을 해줬다.

3. 읽으면서 느낀 건 노무현의 열정과 김정일의 회의감이었다. 회담이 진행되면서 노무현은 김정일의 회의적인 태도를 어느 정도 극복해 낸 것 같았다.

4. 나는 노무현의 노선에 동의한다. 현재 남북 교류에 가장 커다란 장애는 북핵이다. 그런데 북핵은 남북 문제라기 보다는 북미 문제다. 북핵은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 보장을 받기 위해 가질 수 있는, 북한이 판단하기에 거의 유일한 카드다. 그러므로 남한이 북한에게 북핵을 포기하라고 아무리 얘기해봤자 북한이 응할 리가 없다. 만약 북핵 포기를 남북 대화의 선제조건으로 내건다면, 그건 남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와 같다.

5. 그러므로 북핵 문제는 다자간 테이블에서, 즉 6자 회담에서 논하는 것이 옳고, 그렇게 의제를 독립시키는 것이 옳다. 

6. 사람들은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니는 걸 아주 못마땅해 한다. 그래서 박근혜가 북한에 강경하게 대하는 걸 지지한다. 그런데 이건 정말 유치한 생각이다.

7.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대화를 단절하고 지속적으로 압박한다고 해보자.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한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질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엎어진다고 해보자. 이 말은 북한의 예측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불투명해진다는 걸 뜻한다. 전 지역이 군사 요새인 북한에서 누가 정권을 잡게 될지, 군부 끼리의 준내전 상황으로 치달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북한이 불안정해지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것이고, 그것은 인접한 한국과 중국에 재앙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에. 북한 난민 한 100만명이 일시에 경기도 일대로 넘어온다고 상상해 보라. 

8. 나는 한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부를 확실히 통제하고 있는 실권자가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한반도를 관리하는 열쇠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이 정상회담 가서 하고자 한 일이 이런 것이었다.

9. 북한의 불안정화를 가장 두려워 하는 나라는, 역설적으로 중국인 것 같다. 한국 정부는, 믿기지 않게도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국 정부가 아무리 북한을 압박해도, 북한은 중국의 자본으로 지탱될 것이다. 북한의 대중의존도가 심화된 상태에서는, 만약 김정은이 맘에 들지 않으면 중국은 친중 세력으로 정권 교체를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지금 한국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북한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을 스스로 빼내고, 중국에 그것을 양보하는 것 같다.   

10. 불행하게도 한국 정부는 너무 멀리 갔다. 개성공단이 그렇고, 정성회담록 공개가 그렇다. 박근혜의 대북 정책은, 아마 70 ~ 80%의 국민 지지도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가 북한에 강경하게 대하면 대할 수록 그의 지지도는 더 올라갈 것이다. 박근혜를 탓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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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일은 땅속에 파묻혀 있던 벽돌벽 뿌리와 어제 자른 나무 밑둥 뿌리를 뽑아내는 것이었다. 일을 마치고 나니 데크가 터잡을 사각형 공간의 각이 나온다.



2. 흙을 다 헤집어 놓았기 때문에 벌레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새들이 좋아라 달려 든다. 


3. 애초 정원은 블럭으로 덮여 있었다. 나는 잔디보다는 블럭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잔디를 깍는 영국 남자들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난 그런 일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정원 관리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도 않았고. 어쨌거나, 어쩌면 다행이도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다. 지금은 내 손으로 데크를 깔고, 내 손으로 잔디를 깔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다행히도 나는 결정권자가 아니다.

4. 베토벤의 9번, 마이크 올드필드의 튜블라 벨스를 들으면서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콧 니어링은 4시간의 육체 노동, 4시간의 독서, 4시간의 사회적 교유를 이상적인 하루 일과로 여겼다. 나는 이걸, 마르크스적 의미에서의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 노동 + 생활을 위해 보장된 시간 = 인간다운 삶.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체제. 이름을 뭐라하든, 난 사회주의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암튼. 아마 분명한 사실은 지구인들은 이미 생존을 위한 4시간의 노동과 그 나머지의, 생활을 위한 시간을 지구인 모두에게 제공할 만큼 발전된 생산성을 갖추고 있을 게라는 것.

5. 그러나 아마 혁명은 프롤레타리아트에게서 올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틀린 것이리라. 난 라즈니쉬의 오만하고 위험한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인도가 영적인 나라라면 그대는 왜 인도에 머물며 인도 사람들을 교화하지 않고 서구에 와 있는가? 인도 사람들은 너무 가난하여 영성에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받아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된 사람들에게 반자본주의는 윤리적 강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네들의 부는 필연적으로 착취를 전제하고 있으므로. (한국에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강남 좌파라고 하나?)

6. 영국에 '세인즈베리'라는 대형 생활 용품 매장 체인이 있다. 이 회사의 주인의 재산은 매해 거의 변동이 없다. 번만큼 다 기부해 버리기 때문이다.나도 그래서 이 매장을 애용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른 관점도 있을 것이다. 삼성같은 경우를 보자. 악착같이 벌고, 쉽게 내놓지 않고, 끊임없이 재투자한다. 만약 삼성과 세인즈베리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을 한다고 해보자. 장기적으로 누가 이길까? 당연히 삼성이다. 세인즈베리와 같은 영국 기업은 우리 눈에 나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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