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바람과 눈송이, 이 둘은 밤이면 문을 닫는 부둣가 창고들 사이의 어둠 속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 싫증 난 바람이 파트너를 벽 옆으로 내던지자, 바람에 휩쓸려온 메마른 눈송이들이 한 남자의 신발 주위로 내려앉았다. 방금 내가 쏜 총에 가슴과 목을 맞은 남자였다.

문득, 킬러가 주인공인 책의 리스트를 만들어 볼까, 생각했다. 많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뭘 알겠는가!'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냉소직인 킬러 올리브는 본래 과묵하지만,  

보스로부터 아내를 처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하다.

 

내가 아는게 너무 많아져서 보스가 슬슬 걱정하기 시작하는게 정확히 언제부터일지. 그리하여 자기의 해결사인 나를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하는게 언제 부터일지.

본문의 파란을 예고하는 첫장의 시작이 흥미롭다.

 

 

2.

그녀의 입술이 내 귓가에 맴돌았고 그녀의 숨결이 날 간지럽혔다. 나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가끔씩 도서관에서 빌린 책 속에 끼워져 있던 말린 꽃을 만질 때처럼, 그 꽃들은 너무 얇고 연약해서 내 손가락이 닿는 순간 부서져 버렸다. 나는 그녀가 사라져버릴까 무서웠다...... 행여나 그녀가 닳아서 없어질까봐 깃털처럼 가볍게,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사랑이야기.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는 쓸모없는 착한 킬러와 아름다운 코리나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래.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 해리는 하드보일드 경찰 주인공하느라 피곤해서 사랑할 틈이 없었지.

가끔은 이렇게 촉촉한 사랑이야기도 좋다.

 

무심하게 총을 쏘아 사람을 죽이는 유능한 킬러 올라브가 사랑에 눈이 어두워 예정된 실수를 알면서도 해버릴까봐.

중간쯤 부터 책을 덮어 두었다. 얇은 책의 마무리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는대,

 

 

3.

아무리 1920년대 미국 펄프픽션의 싸구려 정서를 부여준다지만 이런 마무리는 쫌 너무 오바다.

막장 드라마인거야 처음부터 그랬으니까, 오히려 그 재미가 있는 거라지만

짧은 마무리에 너무 많은 반전은 억지스럽다.

팜므파탈 코리나와의 사랑을 서둘러 마무리하는거야 그럴수 있지만, 가학적인 마초를 끌어들이다니.

올라브 캐릭터가 흔들려 버린다. 쪼끔 실망했지만,

 

미국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략 12시간만에 썼다고 한다.

서울에서 부산가는 KTX 안에서 맥주한잔 마시며 안주로 읽을수 있는 가벼운 펄프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세트 - 전10권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외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원, 효원에게

 

이모의 세상은 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과, 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으로 나뉜단다. ^^

추리소설을 읽는 동네에는 셜로키언(셜록 홈즈를 즐기는 사람들)들도 있지만

이모는 세상의 모든 추리소설이 크리스티로 부터 시작해서 크리스티로 마무리된다고 생각해.^^

 

아직 초등학교 6학년, 2학년인 예원과 효원에게 어른들은 여러가지 기대와 주문을 할텐대

이모는 뭐든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즐겁게 하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예원이와 효원이가 학교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학교는 대학가는 방법을 가르키느라 뭐가 행복한것인지 생각할 시간도 안주는 것 같지만.

 

행복하게 살려면 여러가지가 필요한대 그중 하나는 천박하지 않아야 하는 거란다.

내 입으로 밥이 들어갈때 가난해서 굶는 이웃은 없는지, 지금 이시간에도 억울하게 갇힌 사람들은 없는지

세상의 모든 아픔을 알 수는 없지만

세상의 더 많은 아픔에 공감 하고,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거든.

이웃이 고통스러울 때 나혼자 행복해 질수는 없는 법이란다.

 

그런대 더 많은 땅을 갖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은행에 더 많은 돈을 넣어놓을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도 없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 것을 빼앗고, 그걸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을 천박하다고 해.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먼나라 아이들도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교양이란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할 줄 알고, 함께 나눌수 있어야 행복해 질 수 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두번째로 중요한것은 즐기면서 사는거야.

먼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아라. 절대로 그러지 말아라.

하루하루 날마다 날마다 매 시간을 즐겁게 살아라.^^

세상에는 깜짝 놀랄 만큼 즐거운 일들이 많아.

이모는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 데모하는 것도 좋아하고,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것도 좋아하지. ^^

좋은 사람들과 맛난 음식 나눠먹는 것도 좋아하고, 머리가 복잡할때는 만두를 만들어 먹는것도 좋아하고

뒷산을 산책하는것도 즐겁고, 늘어지게 잠을 자는 것도 즐거운 일이야.

 

아주 많은 즐거운 일들중에 하나가 추리소설을 읽는 거야.

예원이 효원이에게 세상을 즐겁게 사는 한 방법으로 크리스티를 선물합니다. ^^

행복의 맛이란다. ^^

 

2016년 7월 권수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기환송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주받은 자들의 수호자, 미키 할러. 링컨차를 타고 다니는 범죄자들의 변호사

그가 원수지간인 검찰의 제안으로 특별수사팀의 수석 검사가 되어 첫번째 아내였고 유능한 검사인 매기 맥거슨,

이복형인 해리보슈와 한팀이 되어 24년전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흐뭇하다.

이런 구성의 팀은 뭐랄까, 코넬리 월드의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구성이다.

할리와 보슈가 만나는 것도 좋은대, 매기와 레이첼 월링과 심지어 매들린과 헤일리까지.

 

나는 보슈를 사랑하지만 할러도 좋아한다.

할러는 약아빠졌지만 멍청하지 않아서 살면서 해야 하는 고민이 뭔지 아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그가 저주받은 자들의 편에서 살인혐의를 받는 용의자들을 변호하며 거들먹거리는 검찰을 엿먹이는 것은 통쾌해.

 

"보세요. 저는 지점장님의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내가 말했다. "청부인이라고요. 잊으셨어요? 그런데 계속 저를 이런식으로 대하시면, 뜨거운 감자를 오븐용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들고 계셔야 할 줄 아세요."

지점장이 자신의 그림대로 갑질하며 무시할때면 할리는 바로 반격을 한다.

할러의 이런 점이 재밌어.

힘있는 사람들에게 굽신대지 않고 바로바로 반격하여 독설을 날려주시는 매력

 

"예. 그거야 그렇지만 지점장님은 제 상관이 아닙니다. 제겐 상관 같은게 없어요."

"정말 그런가? 아까도 말했듯이 난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자네를 파면 할 수도 있어."

나는 손가락으로 복도 저편 기자회견장으로 통하는 문 쪽을 가리켰다.

"예. 그러면 정말 꼴이 보기 좋겠네요. 방금 고용한 특별검사를 바로 파면해 버리면요. 닉슨이 워터게이트사건 때 그러지 않았던가요? 닉슨이 했을때는 다들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지금 안으로 들어가서 기자들에게 말해버릴까요? 제 생각에는 아직 카메라가 몇대 남아있을 것 같거든요. "

물론 지점장은 댓구할 말이 없고, 통쾌함.

 

저주받은 자들의 수호자가 검사가 되어 법조계 동네 사람들을 동요시키는 것도 포인트 중 하나

예를들면 그를 익히아는 판사가 검사쪽에 선 그를 보고 할말을 잊는다거나

미키에게 변호를 맞긴 의뢰인이 자기 변호사가 검사가 되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미키와 보슈, 로라의 트라이앵글은 한자리에 있기만해도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이것은 두번째 포인트.

 

최근 며칠간 그는 딸과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마찬가지로 매들린도 뒤끝이 장난이 아니었기에. 학교 교감 선생님의 보호 아래 하룻밤을 홀로 지내게끔 남겨졌던 그 사소한 사건을 그냥 용서하고 넘어가려 하지 않았다. 딸 아이는 침묵으로 아빠를 상대했고,벌써 14살이나 되었으니 그 방면에서는 전문가였다.

보통 부모는 자식을 이길수 없고, 아빠가 딸을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다.

유능하고 무뚝뚝하고 외로운 형사 보슈가 딸과 만들어내는 평범한 아빠스러움도 재밌다.

 

심지어 그런 딸이 미키에게도 있다. 보슈의 딸 매들린과 미키의 딸 헤일리가 단박에 친해지는 대목은 세번째 포인트.

보슈와 미키의 딸들이니 오죽하겠냐구. 그런대 그녀들이 친구가 되면 뭔가 엄청난 시너지의 재미가 임박한 느낌이랄까.

딸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침을 꼴깍 삼키면서. ^^

 

이건 정말 대박 종합선물세트다. 물론 다양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다.

마이클 고마워. 이런 이야기를 읽고 싶었어.

 

이 개미소굴을 담당하게 될 판사는 맬컴 파이어스톤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는데, 날카로운 어깨선이 매년 해가 지날 때마다 위로 올라와 이제는 거의 귓볼 끝에 닿을 듯했다. 입고 있는 검은 법복은 마치 접힌 날개처럼 보였다. 덕분에 그의 전체적인 인상은 사법체계의 피 묻은 쓰레기 더미 위헤 올라앉아 식사를 하기 위해 초조하게 기다리는 한 마리 독수리를 연상케 했다.

재밌는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특징은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들어 낸다는거고,

스토리와 문장이 잘 어울리게 편안한 문체로 술술 읽히면서도 그림그리듯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코넬리는 선수다.

아, 재밌다.

보슈와 미키 만큼 매들린과 헤일리를 빨리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겨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8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거인들의 몰락 다음편이다.

빌리와 에설, 그레고리, 피트와 모드, 발터 거인의 몰락편에서 애태우고 사랑스럽던 주연들이 아버지 세대가 되었고

그 자녀들이 주연이다.

모드는 레이디 모드 라는 필명으로 진보적인 신문에 칼럼을 쓰며 나치를 조롱한다.

"이러면 나치가 열받는거 알잖아요." 아버지가 말했다.

"그러라고 쓴거예요."어머니가 냉정하게 말했다. "내 글을 보고 그들이 흐뭇해하는 날이 온다면 그만 써야죠."

에리크와 카를라는 모드와 발터의 자식들이고 십대다.

바야흐로 나치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쟁취하기 직전의 시기

세계의 겨울은 독일 모드와 발터네 집 아침 풍경으로 시작한다.

 

"재즈는 퇴폐적이에요." 에리크가 말했다.

"바보같은 소리."

아다가 접시에 치즈와 얇게 썬 소시지를 담아 건네주자 에리크는 그것들을 게걸스럽게 입에 넣었다. 카를라는 오빠의 식사예절이 끔찍했다. 아버지는 심각해 보였다. "누가 그런 말도 안되는걸 가르쳤지. 에리크?"

"헤르만 브라운이 그러는데 재즈는 음악이 아니라 그저 깜둥이들이 만드는 소음이래요." 헤르만은 에리크의 가장 친한 친구로, 아버지가 나치당원이었다......"깜둥이들은 열등한 종족이에요." 그가 반항적으로 말했다.....

"네 나치 친구들은 역사를 전혀 몰라." 아버지가 말했다. "고대 이집트인이 피라미드를 세울때 독일인은 굴속에서 살았다. 중세에는 아랍인이 세상을 지배했지. 독일 왕자들이 제 이름 하나 못 쓰던 때 무슬림은 대수학을 했어. 인종하고는 상관없는 거다."

시대를 대학살속에 몰아넣을 나치 파시스트들과 2차 세계대전의 겨울을 예고하는 첫장면이다.

 

사람들은 독일의 나치가 유대인들을 어떻게 학살했는지에 대해그 야만과 폭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말한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증언은 꾸준히 발행되고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런대 실은 유대인에 대한 학살이 실행되기 전에 그런 수준의 독재를 위해 나치가 어떻게 공사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을

구속하고 폭행하고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잘 말하지 않는다.

나치는 먼저 저항하는 자들, 반대하는 자들을 구속하고 제거한다.

나치가 의회를 중심으로 어떻게 힘을 행사하기 시작하는지, 어떻게 인민들의 동의를 받거나, 침묵하게 만드는지

동성애자들과 유대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어떻게 강화되고 조직되는지 보여준다.

 

소비에트 혁명의 중계를 거인의 몰락에서 봤는대 이번에는 나치 파시스트의 독재를 중계방송으로 본다.

국민들에게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잔인해지는지.

 

"저는 나치의 어떤 포스터를 기억해요." 그녀는 말을 이었다. 끔찍한 생각을 떠올린 것도 바로 그 기억 속 포스터 때문이었다. "남자 간호사와 정신장애가 있는 남자 그림이었어요. 문구는 대략이런 식이었고요. '유전적인 결함으로 고통받는 이 사람의 평생 동안 우리 공동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육만 마르크입니다. 동지들, 그것은 또한 당신의 돈입니다!' 아마 잡지 광고였을 거예요."

인간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선동을 이렇게 한다.

인간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고, 어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니 돈이 든다고, 비열하게 선동한다.

나치는 결국 장애인들을 모아서 학살했다.

 

2016년 대한민국의 장애인 정책도 비슷하다.

장애인들을 위한 돈을 지출하는 것을 거부하는 점은 똑같아.

투자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혈세로 재벌들에게 그렇게 많은 특혜과 이윤을 보장하면서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돌보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똑같다. 야만적이야.

 

 

2.

화창한 1936년 토요일 오후였다. 로이드 윌리엄스가 케임브리지에서 2학년을 마쳐가던 그때, 역사가 오랜 대학교의 흰 석조 회랑 사이로 파시즘이 비열한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이런 문장 좋다. 

시절은 수상하여 피비린내가 예고되고 있는 순간에도, 화창한 오후, 대학교의 흰 석조건물은 아직 평화로워 보인다. 

세상일은 그렇다.

오늘 내 뜰안에 화창한 햇살이 비친다해도, 어느 모퉁이에 폭력과 광신의 파시즘이 비열한 머리를 들이미는지 경계할 일이다.

 

이렇게 빨리 어떤 곳이 좋아질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라고 로이드 윌리엄스는 생각했다. 에스파냐에 온지 겨우 열달이었지만 이 나라에 대한 그의 열정은 웨일스에 대한 애착 만큼이나 강했다. 햇빛 쏟아지는 겨치 속에서 피어나는 희귀한 꽃을 보는게 좋았고, 오후에 즐기는 낮잠이  좋았고, 아무리 먹을 것이 없어도 와인은 떨어지지 않는게 좋았다.

축축하고 어두운 웨일즈의 탄광촌에서 자란 촌놈에게 에스파탸의 강렬한 태양은 좋았겠지. 찬란하잖아. ^^

나치의 등장과 스페인내전을 중심으로 인생의 중대한 결단을 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꿈을 꾼다.

확실히 격동의 시기 일 뿐 아니라, 열정의 시기였던 것 같아.

 

스페인에서 벌어지는 내전에 각국의 보수주의자들이 프랑코를 지우너하고 뒷돈을 대는거야, 지금도 그러니까.

반군을 지원하여 그가 권력을 잡으면 댓가로 이윤을 착취하려고 몰려드는것이 국경을 넘는 자본의 특징이니까.

하지만 그것에 반대하는 좌파들이 이렇게 쉽게 훌쩍 국경을 넘어 낯선 땅으로 가서 게릴라전에 삶을 올인하다니

낭만적이다.

 

 

3.

6월 22일 독일군이 공격했을때 붉은 군대의 많은 전방 부대는 실탄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소련의 비행기는 위장도 하지 않은 채 활주로에 줄지어 서 있다가 전쟁 개시 후 몇시간 만에 독일 공군에 의해 천이백대가 파괴되었다......

가장 끔찍안 것은 스탈린이 붉은 군대에 내린 퇴각 금지 명령이었다. 모든 부대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싸워야 했고 장교들은 포로가 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했다. 남은 병력으로 더 강한 방어진을 새롭게 구촉하는 것은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이말은 전투에서 패배할 때마다 학살로 이어진다는 뜻이었다.

멍청한 스탈린과 관료들, 이런 명령이 가능하고 행해진다니.

적은 밖에 있는 히틀러가 아니라, 내부에 그것도 머리꼭대기에 있다.

공산주의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 자들은 뭐 때문에 혁명을 한거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둡지만 않다면 게이고의 작품들도 좋다.

이번에도 독특하다.

우하라 마도카. 어릴적에 외할머니 집에 갔다가 도로시처럼 토네이도에 휩쓸려 엄마를 잃는다.

그리고 성장한 그녀를 보여줄때는 사물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지닌 쿨한 여성으로 보여준다.

특히 자연현상에 대해, 날씨에 대해, 눈과 비, 바람과 속도까지.

그리고 살인사건. 온천지역에서 황화수소에 중독되어 죽은 피해자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하다.

히가시노 스럽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러나 차분하게 각각의 스토리가 퍼즐조각을 하나씩 천천히 보여준다.

재밌다.

 

제목도 의미심장해.

토네이도에 빨려들어간 도로시가 도착한 오즈에서 그녀는 마녀의 신발을 신고, 스스로 마녀가 되는대

라플라스의 마녀라니.

마도카는 마녀라는 말과 잘 어울린다.

위협적인 사악한 느낌의 마녀가 아니라 신비하고 지혜롭고 예쁜 신세대 마녀와 잘 어울려.

그 젊은 아이와의 만남에 의해 모든 풍경이 일시에 변해버린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아오에 교수의 평가다. 그래 그렇게 보인다.

모든 풍경을 일시에 변하게 만드는 사람, 과의 만남이라니. 매력적인 표현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지 않던가.

 

초반의 흥미로운 시작에 비해 결말은 쫌 시시하다.

마도카가 마녀가 된 것이, 그런 방식을 선택하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뻥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나 결말만 시시하다.

인물들도 적당히 개성적이고, 마도카와 그의 보디가드가 등장하는 후속편이 또 나온다면 그것도 볼것 같아.

마녀면 뭐 어때. 마징가 제트도 있는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