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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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사독 쌤들과 단톡방에서 총균쇠를 본후 인류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읽다. 

총균쇠만 못하다. 

다이아몬드에게 있는 사피엔스 종에 대한 신뢰가 하라리에게 없는 까닭이다. 

유발 하라리, 효율적인 사고에 익숙한 사람의 명쾌한 의견을 잘 들었다. 

피할수 없는 일이 생겨 로쟈쌤의 특강을 못들은 것은 아쉽네. 



2. 

역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못 먹어서 죽는 사람보다 많고, 늙어서 죽는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많고, 자살하는 사람이 군인, 테러범, 범죄자의 손에 죽는 사람보다 많다.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가뭄, 에볼라,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죽기보다 맥도날드에서 폭식해서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확률에 대한 신뢰는 근대 서구 학자들의 특징이다. 공리주의의 습관이기도 하고. 

팩트를 정확히 보는데 효율적이고 설득력을 갖기 쉬운 방식이라 의미 있다. 

그러나 확률을 또렷이 본다고 성찰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2012년 전 세계 사망자 수는 약 5,600만 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62만 명이 폭력으로 죽었다(전쟁에서 죽은 사람이 12만명, 범죄로 죽은 사람이 50만명이었다). 반면 80만명이 사망했고, 150만 명이 당뇨병으로 죽었다. 현재 설탕은 화약보다 위험하다. 

사실 나는 엉성한 추론을 반복하며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주장을 더 싫어한다. 

정확한 팩트의 확인은 그 자체로 현실을 정확히 보게 해주는 미덕이 있다. 


근대성은 일종의 계약이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태어나는 날 이 계약에 서명하고, 죽는날까지 이 계약의 통제를 받는다.

미국과 유럽 백인 남성의 계약이지. 한국여성의 계약은 아니다. 

매우 불평등한 당신들의 계약이 나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에 동의한다. 


근대에 어떤 모토를 붙인다면, 그것은 '개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가 될 것이다. 

맞아. 이런 문장이 재밌다. 시원시원해. ^^  


실제로 오늘날에도 미국 대통령들은 성경에 소을 얹고 취임선서를 한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법정에 서는 증인들 역시 성경에 손을 올리고 오직 진실만을 말할것이며 진실이 아닌 것은 어떤 것도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허구, 신화 그리고 오류가 넘쳐나는 책에 대고 진실을 말할 것을 맹세하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다. 


초인적 지능을 지닌 사이보그가 살과 피를 지닌 보통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인간이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동물 사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 

그 방식은 나찌의 유대인 학살과 매우 닮았다. 

농장에서 키우는 가축화된 동물들의 운명을 특히 사납게 만드는 것은 단지 죽는 방식이 아니라, 그 동물들이 사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노동하던 사람들의 사는 방식말이지. 


"경험하면 기록하라. 기록하면 업로드하라. 업로드하면 공유하라."

ㅎㅎㅎㅎㅎ 

학습하라. 선전하라. 조직하라. 가 낡은 구호라는 것을 이보다 더 잘 알려주는 슬로건이 있을까. 



3. 

건강, 행복, 힘을 추구하는 인간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게 될 때까지 자신들의 모습을 한번에 하나씩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마침내 죽음과 노화를 극복하여 신이 될 때까지. 

전지구적 자본주의 사회 인류의 미래다. 

참으로 근대적이고 백인남성적인 미래전망이다. 

신이된 인간, 혹은 사이보그가 지배하는 미래에서 다수의 인간은 동물처럼 사육될 것이라는 말이지.

아마도, 그럴수 있겠다. 이미 그런 목표 거대 자본은 신이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다. 


순전히 우연으로 진규선배가 추천해준 반전의 시대(이병한, 서해문집) 를 함께 읽었다. 

자본주의 이후 인류 문명에 대한 전망까지는 아니고, 다만 근대의 패러다임이 풍미하던 시대가 지고 있으니 

새 시대를 준비하는 새 논리로 동방의 옛 질서에서 미래의 대안을 찾자는 제안이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그럴듯한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방의 인구가 인류의 다수다. 

유발 하라리가 계약한 근대는 이 사람들의 동의를 받고 있지 않다. 


그리하여, 아직 사피엔스인 나는 질문한다. 

정말, 인간이 데우스가 될까? 

백인남성들의 전망 말고, 한국여성인 나의 전망은 무엇을 목표로 해야 마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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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캐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6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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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10 


1989년 열여덟살 캐리가 기차를 타고 시카고로 간다. 

아메리카의 꿈, 산업화, 자본주의가 멈추지 않는 욕망의 기관차로 달려가는 시대. 


"그러니까 병이 나서 일자리를 잃었단 말이지요? 그래,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요?" 그가 물었다.

"찾아봐야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에 이 멋진 레스토랑 밖으로 나가면 굶주린 개처럼 자기 뒤를 바싹 따라붙을 궁핍에 대한 생각이 스쳤다. 

필경 드라이저는 가난을 경험해 본 것이다. 

굶주린 개처럼 따라붙는 가난의 두려움을 아는 것을 보면.

훌륭한 작가들은 자기가 사는 시대를 정확하게 표현한다. 드라이저도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의 드라마. 오래된 환상, 솔깃한 욕망. 


시스터 캐리. 근대 보급형 욕망의 주인이다.   

그녀가 주급 4달러 50센트의 제화공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드루에의 유혹에 기꺼이 넘어가 같이 살다가, 더 좋은 옷을 입은 허스트우드로 갈아타고 

여배우가 되어 몰락한 허스트우드를 떠나며 남은 것은 다 가지라고 메모한장 남긴다. 

쿨하게 떠나는 그녀를 보며 시원했다. 

스탕달과 발자크가 발명한 사실주의 소설 속 욕망의 주인이 '그녀'라 좋더라. 

여자의 일생과 테스를 지나 목로주점까지. 답답한 자연주의 소설의 여주인공들에게 질리거든. 

이소설에서는 허스트우드가 그런 역할이라 다행이다. 


허스트우드는 뻔뻔하고 바보 같아. 뭐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다 있담.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보며 이런 생각 하니까 좋으네. 

재산이 모두 아내의 명의로 되어 있는데 (오호, 똑똑한 그의 아내다!) 결혼한 사실을 감추고 캐리와 연애를 한다. 

심지어 공금횡령이라니. 

그것이 우연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횡령하는 장면이 구구절절 지리멸렬하다. 

우연히 횡령한게 뭐 자랑인가. 우유부단한 바보일뿐. 


금박을 입힌 의자 위에서라면 누군들 슬픔을 마다하겠는가? 향수뿌린 태피스트리, 쿠션을 댄 가구들, 제복 입은 하인들에 둘러싸여 고통받기를 싫다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러한 환경에서라면 슬픔조차도 매혹적인 법이다. 캐리는 그런 것을 원했다. 

나두, 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캐리의 욕망은 미국의 욕망이고 자본주의의 욕망이다. 2018년 한국의 욕망이다. 

욕망이란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욕망은 그래서 늘 허기지다. 

욕망이 없는 춘향전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 

새로운 욕망의 시스터를 보고 싶다. 

아직은 흔들의자에 앉아 고리오 영감을 본다. 시스터 캐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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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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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사독에서 함께 읽기 하면서 날마다 은교쌤이 카톡으로 오늘 읽을 분량을 알려주고

여러 회원들이 서로 격려하며 읽는 힘이 아니었다면 못읽었을 책이다.

끝까지 못읽는 문제가 아니라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아서

 

 

2.

프롤로그 /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의문을 품다

2세기 전까지 모든 뉴기니인은 아직도 '석기시대에 살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유럽에서는 이미 수천년 전 금속기에 자리를 내어준 석기를 그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으며, 마을에는 중앙집권재 정치체제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그러게. 나도 궁금했다.

왜 어떤 곳은 철기와 중앙집권적 정치체제가 발달하고, 어떤 곳은 신석기 만으로 충분했을까.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1972년 뉴기니인 얄리의 질문에 대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25년만의 대답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1만년전 인류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별로 관심없고, 지루한 이야기다.

그러나 왜 어떤 민족은 철기를 사용해 침략하고 어떤 민족은 석기만 사용해 몰살당했을까의 원인을 찾기위해

1만년 전의 인류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피는 것은 흥미롭다.

땡큐! 제러드.

 

 

3.

4장에서 우리는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가 그것을 소유한 인간 사회에서 담당했던 여러가지 결정적인 역할들을 재확인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면 이 가축들이 고기, 유제품, 비료, 육상 운송, 가죽, 군대의 공격용 탈것, 쟁기를 끄는 힘, 털, 그리고 노출된 적이 없는 민족들을 죽일 수 있는 병원균 등을 제공한것이다.

저 병원균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살당한 줄 처음 알았다.

아메리카, 오스트리아등 근대까지 신석기 문화를 갖고 있던 원주민들이 바보가 아니라는 말은

총균쇠를 보유한 유라시아 사람들이 더 잔인하고 폭력적인 DNA를 타고난 사람들은 아니라는 뜻일까.  

 

그것은 유라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넒은 땅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다양해서 광활한 열대우림은 물론이고 온대림, 사막, 소택지 그리고 광활한 툰드라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생식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축후보군 육식포유류가 가장 많은 땅 유라시아가 총, 균, 쇠를 보유하고 침략자, 약탈자가 된다.

 

인류의 근대사에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홍역, 콜레라 같은 여러 질병들이 동물의 질병에서 진회된 전염병들이다. 역설적이지만 유행병을 일으키는 이세균들은 대부분 오늘날 거의 인간들에게만 감염되고 있다.

동물을 잔인하게 대량생산으로 학대하며 키우는 오늘날

동물에 의한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은 마치 불쌍한 영혼들의 마땅한 복수처럼 느껴진다.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가지 전시에 사망한 사람들 중에는 전투중 부상으로 죽은 사람보다 전쟁으로 발생한 세균에 희생된 사람이 더 많았다.

 

 

4.

수메르 최초의 기록보관소에서 발굴된 점토판의 90%는 거둬들인 물품, 일꾼에게 지급하는 식량, 농산물의 분배 따위에 대한 사무기록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어표의 수준을 넘어서 표음문자를 발달시키게 되자 비로소 수메르인들은 선전이나 신화 등의 산물을 쓰기 시작했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이 고대 문자의 주된 기능은 '타인의 예속화를 돕는 일' 이었던 것이다.

 

평민들은 어째서 자신들이 수고하여 얻은 노동의 열매를 도둑 정치가들에게 빼앗기면서도 그냥 참고 있을까? 이 문제는 플라톤에서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치 이론가들이 제기해왔고, 현대에서 선거가 있을때마다 유권자들이 새삼스럽게 제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도둑 정치는 항상 정복당할 위험을 안고 있다.

 

현대의 국가에서도 학교, 교회, 정부 등이 국민에게 이같은 희생정신을 강력히 주입시키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런 태도가 인류 역사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변화임을 흔히 잊어버린다. 모든 국가에는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면 죽을 수도 있은 마음자세를 조용하는 표어가 있다. 영국에는 '국왕과 조죽을 위하여', 스페인에는 '신과 에스파냐를 위하여'라는 식이다. 이러한 정신은 16세기 아즈텍의 전사들에게도 있었다.

"전쟁터에서 죽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고 생명을 주시는 신에게 이 꽃다운 죽음보다 귀중한 것은 없도다. 멀리 나의 죽음이 보이나니. 내 마음은 죽음을 갈망하노라!"

이같은 정신은 무리사회나 부족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붙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매우 흥미롭고 재밌다.

다 읽고 보니 어째서 중국은 그렇게 일찍 그렇게 넓은 땅을 통일하여 단일한 중국으로 지금까지 올수 있는지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중국을 한번 찾아봐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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