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저 책을 읽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청력이 탁월한 맹인들을 독일 고타 폭격기의 진입 길목에 앉히고 빅터 축음기의 스피커처럼 생긴 커다란 나팔에 붙은 헤드폰을 씌워 소리를 감지하게 했다. (161쪽)
1차 대전 때 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라는데. 읽으면서 흐어억, 했다.
맹인들을 폭격기 길목에 앉히고 '인간 레이더'로 썼다니.
하긴,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날 때까지 우생학이 판쳤던 걸 생각하면. 유럽의 복지국가에서 불과 몇십년 전까지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시술을 행했던 걸 생각하면.
우린 뭐 나은가.
맘에 드는 구절.
다우딩은 첫번째 실험에 다소 속임수가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 그가 금속 전자의 이론에 대해 아는 것은 중세 세르보 크로아티아어의 모음형에 대한 것만큼이나 적었다. (163쪽)
이것도 재미있네. 우리는 '크로아티아'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영어식 발음이고, 실제로 그들이 쓰는 '세르보-크로아티아語'로는 흐르바츠카(Hrvatska)라고 한다는군요.
또하나 맘에 든 구절.
폰 노이만은 튜링이 찾아 헤매던 지적 동반자가 될 듯했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변장의 대가였다. 헝가리에서 자랄 때 그의 이름은 야노스였는데, 괴팅겐에서는 요한이란 이름으로 즐겁게 지냈으며, 이제 프린스턴에서는 맘씨 좋은 아저씨 조니로 불렸다.
재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