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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 전집
이탈로 칼비노 지음 / 민음사

"더 깊이, 더 멀리 꿈 속으로"
총 13권으로 기획된 민음사 이탈로 칼비노 전집 1차분 여섯 권이 나왔다. '기사 3부작'처럼 기존에 출간된 책들도 있는 관계로, 국내 초역된 두 권에 우선 관심이 간다. <교차된 운명의 성>과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는 확실히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이유를 짐작케 한다. 20세기 중후반에 '소설 이후'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고, 위 두 작품 역시 거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활자화된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칼비노의 사색은 특유의 환상적이고 우화적인 어법과 맞물려 마치 아라베스크 무늬를 바라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복잡하고 정교한 패턴은 계속 변주되면서 큰 그림의 일부를 구성한다. 그러나 이 '큰 그림' 역시 일관된 서사(또는 풍경)이라기보다는 다시 하나의 추상 패턴처럼 보인다. 일종의 사고 실험이다. 칼비노는 위의 두 작품에서 서사 방식에 대한 실험을 시도하면서 독자와 작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가 하면 타로 카드의 무작위 출현 순서에 맞추어 이야기를 재구성하기도 한다. 확실히, 새로 나온 두 권은 칼비노의 더 깊은 세계를 보여준다. <반쪼가리 자작>에서 분열된 인간이 보여준 패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중심지 없는 광막한 풍경들의 집합... 현실 만물이 서사 구조 속에 편입되며 서서히 소멸하는(동시에 꿈이 삶 또는 실재 속으로 편입되는) 칼비노 스타일의 핵심과도 같은 작업들이 이번에 소개된 것이다. 반갑고도 기쁜 일이다. 칼비노를 이해하기 위한 소중한 단서들이다.

함께 출시된 재발간 도서들은 리얼리즘 계열로 구분되는 장편 데뷔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과 환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기사 3부작'이다. 아직까지 칼비노를 접하지 못한 행운아들은 기사 3부작으로 시작하시기를 권한다. 칼비노를 향한 복잡하고도 이국적인 여정은 길고 또 길게 펼쳐져 있으니 전혀 조바심 낼 필요 없다. 기사 3부작은 스토리가 이어져 있지 않으므로 마음에 드는 걸로 아무거나 고른 뒤, 아름다운 표지를 구경하고 나서, 분명 '의외로 생각보다 재미있을' 이야기를 느긋하게 읽기 시작하면 그만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보르헤스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칼비노는 우리를 위하여 완벽한 꿈을 꾼다. 세 작가 중 칼비노는 가장 낙관적이며, 인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매우 다양하고 부드럽게 보여 준다. - 존 업다이크

칼비노에게는 사람들 마음의 가장 깊숙한 안식처를 꿰뚫어 보고, 그들의 꿈을 삶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 살만 루슈디

칼비노는 모든 합리적인 예상을 뒤엎는 장치를 설계하여 독자들을 매혹한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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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정철 지음 / 허밍버드

"카피라이터 정철, 한 글자로 인생을 읽다"
기발한 발상으로 톡톡 튀는 여러 권의 책을 펴내온 정철이 이번에는 한 글자로만 책 한 권을 엮었다. 정철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불법사전>의 경우, 총 120개의 단어에 고정관념을 뒤엎는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칙한 상상력을 총동원했었다. 새롭게 선보인 <한 글자>는 꿈, 별, 꽃, 밥, 물, 봄, 집, 나, 힘 등 262개의 한 글자로 인생을 읽는다.
 
정철은 소중한 것은 한 글자에 담겨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한 글자 말들을 추려냈다. 글자 하나에 생각 하나를 끄집어내고, 또 마음 하나를 끄집어내 기록한 것이 바로 <한 글자>다. '똥', '헉', '꽝' 같은 글자도 있고, 'A', 'B', 'C' 등 알파벳부터 '1', '2', '3'과 같은 숫자들도 포함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권하는 대로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느린 속도로 읽으며 곱씹어 보면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온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위트가 돋보이는 글과, 그 글을 시각적으로 더 빛을 발하게 하는 일러스트가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불법사전>
<인생의 목적어>
<1cm 첫 번째 이야기>
<1cm+ 일 센티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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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철학
올더스 헉슬리 지음 / 김영사

"자신을 찾는 400개의 지도를 만나다"
영원의 철학, 다시 말해 궁극의 실재라는 게 있을까? 깨닫지 못한 이는 그 존재 유무를 알 수 없고, 깨달은 이는 깨닫지 못한 이와 소통 가능한 언어로 궁극의 실재를 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과 과신이 생겨 궁극의 실재를 없는 것으로 여기고 영성과 분리된 삶의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 궁극의 실재에 이르지 못했으나 이미 이르렀다고 착각하며 길을 잃기도 한다.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이 찾아 헤맨 영원의 철학, 그곳은, 그곳에 이르는 길은 과연 있는 걸까?

<멋진 신세계>로 잘 알려진 올더스 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은 이 깨달음의 길에 나선 동서고금의 사례를 모은 ‘영원의 철학 선집’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리된 깨달음의 지도를 가려 모아 세심하게 겹치고 과감하게 펼치며, 시대와 문화와 종교가 달라도 통할 수 있는 깨달음의 길을 찾는 시도다. 헉슬리는 기독교, 불교, 힌두교, 도교의 여러 경전, 신비주의자부터 문학가까지 깨달은 이들이 남긴 기록 등 400여 개에 이르는 인용으로 촘촘하게 엮인 길을, 넓은 지평 위에서 설명하며 보다 나은 길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그 길을 따르든 따르지 않든, 자기 삶의 길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유효한 정보가 될 '영원의 철학들'을 차례로 만나보길 권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40년 가까이 애장하며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고 인용하는 책이다. 신학적 제국주의를 충격적으로 일깨워준 책, 올더스 헉슬리의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중요한 저작이라고 단언하고 싶다.(오강남, 종교학자)

봉우리는 하나뿐이되 거기에 오르는 길은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이 책만큼 잘 보여주는 책도 없으리라. 루미, 장자, 에크하르트, 심자가의 성 요한 등 동서고금의 신비주의자가 남긴 침묵의 언어가 한데 모여 있다.(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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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
황경신 지음 / 소담출판사

"<생각이 나서> 황경신 신작 에세이, 삶의 기쁨과 슬픔"
<생각이 나서>, <밤 열한 시>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온 황경신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애초에 2008년에 출간된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개정판으로 만들 계획을 두고 글을 추가했으나, 기존 책에서 대부분의 원고를 덜어내면서 개정판의 의미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니까 <반짝반짝 변주곡>은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개정판이라기보다 거르고 거른 끝에 남은 가장 빛나는 산문들의 모음집인 것이다.

책에는 ㄱ에서 ㅎ까지, 삶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작고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때로는 환희에 대해, 때로는 슬픔에 대해, 때로는 아픔에 대해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들려주며 특별한 감성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반짝반짝 변주곡>은 빠르거나 느린, 부드럽거나 강렬한, 즐겁거나 애처로운 선율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만 시냇물이 산길을 돌고 돌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느낌이다. 모퉁이를 돌아 만난 새로운 세계에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바위를 만나 당황하기도 한다. 오목한 틈 사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비탈길을 신 나게 달려 내려가기도 한다. 하릴없이 져버린 꽃잎을 껴안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하고 바람 소리에 맞춰 찰랑찰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반짝이는 세계, 반짝이는 슬픔, 그리고 반짝이는 마음이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않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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