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선택의 조건
바스 카스트 지음, 정인회 옮김 / 한국경제신문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몇 십 년 전에 비해 부유해졌고 기회도 많아졌으며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자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단순한 선택부터 직업을 고르고 배우자를 만나고 삶의 목표를 세우는 중차대한 결정까지, 우리는 언제나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높아진 삶의 질에 비해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점점 불행해질까.

독일의 촉망받는 저널리스트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이 같은 선택과 기회의 역설에 대해 심리학부터 뇌과학, 사회학, 경제학 등에 두루 걸친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풀어쓴 책이다. 책은 너무나 많은 선택지로 인해 딜레마에 빠지는, 남들보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미 와 있는 행복을 어떻게 하면 잘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전한다. 물질적 부가 가져온 외로움의 그늘, 바쁜 일상이 불러오는 불안 심리와 스트레스 등 현대인이 살면서 느끼고 있는 삶, 그 이면에 깔린 문제점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부모가 기대하는 삶, 세상이 기대하는 삶, 친구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 아픈 청춘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다른 대안을 위해 딱히 노력하지는 않는 직장인들, 퇴직 후에 맞이하게 될 노년이 두렵지만 선배들이 거쳐 간 다양한 삶 중에서 근사한 롤모델을 찾아 매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중년들에게 필요한 책. -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과학 콘서트> 저자)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희망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부디 이번이 마지막 배신이기를"
현장에 잠입하여 몸으로 부딪치며 구조의 모순과 현실의 배반을 고발하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완결판 <희망의 배신>이 나왔다. 한국어판 제목으로 보자면 <긍정의 배신>과 <노동의 배신>을 잇는 배신 3부작의 완결이라 하겠고, 내용으로 보자면 재취업자로 위장하여 펼치는 구직 활동을 통해 화이트칼라 중산층의 몰락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웨이트리스, 호텔 청소부,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워킹푸어를 체험한 <노동의 배신>과 짝을 이루는 책이라 하겠다. <긍정의 배신>은 성공 신화와 긍정의 힘에 가려진 구조의 모순을 고발하는 지점에서, 나머지 두 개의 배신은 중산층과 하층민이 맞닥뜨리는 현실의 배반을 실제 상황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함께 곱씹어 볼 만하다.
 
특히 이번 책이 집중한 화이트칼라 중산층의 몰락은 기술과 노동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상품화하여 고용주의 입맛에 맞게 가공, 포장하고, 적절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직장에 발붙이고 살기 위해 성격과 태도마저 연기하듯 바꿔내야 하는, 가볍게 말하면 직장인의 비애라는 측면에서, 무겁게 말하자면 노동의 소외와 인간 존엄의 박탈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도 은퇴 후 가장 많이 시도하는 게 치킨집이나 프랜차이즈 자영업이다. 치열한 전장에 모두가 각개 전투로(제대로 된 무기도 없이) 임하는 형국이다. 미국에서는 이 책의 출간 이후 회사에 충성을 서약하던 화이트칼라 계층들이 서로 모여 공감을 키우고 힘을 모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앞서 말한 구조의 모순과 현실의 배반에 맞서기 위해서는 손잡고 변화를 위해 싸울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부디 이번이 마지막 배신이기를 기대해본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이 모든 것이 미국의 현실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청년 실업과 중장년층의 정리 해고와 재취업난은 우리에게도 일상이 되었으니까. 어떤 해결책이 가능한가? 저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뭉쳐 자신들의 존엄성과 가치를 주장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희망의 배신>은 그런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우리가 적어도 ‘생쥐’보다는 더 나은 존재라는 각성 말이다.(로쟈 이현우, 서평가)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물의 연인들
김선우 지음 / 민음사

"물이 되어 흐르는 관능, 김선우 소설"
유경의 사랑은 물이 되어 흘렀다. 폭행과 강간을 일삼던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는 교도소에서 복역중 출소를 얼마 앞두고 자살했다. 어머니의 몸은 어머니가 바라던 대로 와이강으로, 스톡홀름으로, 아이슬란드로 흘렀다. 목숨처럼 사랑하던 연인도 죽어 그녀를 떠났다. 그와의 사랑은 물길이 되어 그녀의 몸에 남았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캔들 플라워> 등을 쓴 소설가이기도 한 김선우의 장편소설. 어머니도, 애인도, 애인의 이름도 잃고 유령이 된 한 여자는 마침내 그녀가 사랑한 이들이 흐르는 강을 만난다. 강을 파괴하려는 자와 강을 지키려는 자가 충돌하는 와이강, 그곳에서 그녀는 몸이 각질이 되어 굳어가는 병을 앓는 수린과 그녀의 연인 해울을 만나 비로소 생명과 운명의 의미를 깨닫는다. 소설가 김연수가 말한 대로 "물의 사랑인 동시에 관능적인 사랑"이다. 매혹과 정염과 관능의 언어, 김선우의 강이 흐른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꿈꾸는 대로 살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 필요한 건 꿈이 아니라 행동이에요. 복수할 거예요.
그리고 유경의 몸이 발끝부터 떨려오기 시작한다. 별안간 해울이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경은 예감할 수 있었다. 맞닥뜨려야 할 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 그 예감의 순간으로 오래 유랑한 바람이, 한 물방울이, 마침내 당도하고 있다는 것을. 헐거워진 바람 속에서 매미 떼가 죽을 것처럼 악을 쓰며 울었다. 바람이 매미 떼를 막 낳은 것처럼 귓속이 웅웅거린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고타마 1
이우혁 지음 / 비룡소

"위대한 존재란, 나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것"
<퇴마록>, <치우천왕기>의 이우혁 작가가 십대 독자들을 위해 처음으로 쓴 판타지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이스트랜드에 자리 잡은 울프블러드 왕국의 둘째 왕자 듀란. 대륙 최고의 검술과 용맹을 겸비한 형과는 정반대로, 누군가 곁에서 늘 돌보아주어야 할 정도로 여리고 두려움이 많다. 그러나 어머니 마고 왕비의 고국인 나이엔 왕국을 구하기 위한 출정에서 듀란을 제외한 온 가족이 포로로 잡히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나약한 열네 살 소년은 일생일대의 위기 앞에 홀로 서게 된다. 존재를 뒤흔드는 곤경과 맞닥뜨린 이후, 오히려 더욱 더 강해지고 새로워지는 매력적인 인물의 이야기.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 아래 생이라는 험난한 관문을 통과하는 소년의 드라마틱한 성장담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정말 널 만난 건 행운이었어. 너 같은 엄청난 힘을 얻게 되다니."
듀란이 말하자 고타마는 조용히 말했다.
- 행운이라... 글쎄. 그럴까?
"어? 무슨 소리야? 그럼 설마 널 만난 게 불행이란 거야?"
- 그런 뜻은 아니다, 듀란. 다만 운이 좋아 힘을 얻게 된 건 아니란 뜻이야.
"무슨 소리야?" (중략)
- 내가 지닌 힘은 상당한 거야. 그런 힘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약한 자를 위할 줄 아는 너에게는 된다고 생각했단다. 그건 너와는 상관없는 내 제약이나 율법 같은 거란다. 듀란. 너는 네 스스로 그 힘을 얻어 낸 거란다. 그렇게 생각하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