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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정성일, 정우열 지음 / 바다출판사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영화 잡설'이 아닌 '영화 평론집'의 발간이 웅성거림을 이끌어 낸 적이 있었을까. 지금, 비평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중이다. 비평은 영화를 대상으로 비평 아닌 다른 행위들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기호학적 해부 실습이라거나, 감독의 무의식과 정신상태를 알아보는 정신분석학(혹은 점성학) 실습, 혹은 영화를 교보재 삼은 각종 담론 강의들이다. 물론 영화 평론가들이 갑자기 단체로 배신해버린 것은 아니다. '보통의 관객'들이 먼저 그들을 밀쳐내버렸는지도 모른다. 영화 소개가 아닌 영화 이야기를 하는 많은 잡지들이, 책들이 속절없이 사라졌다. 이제 공론의 장은 거의 사라지고, 대신에 죽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노는 중이다. 정작 각종 분리분해를 당한 영화는 거기 있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포스트모던하게' 흩어져 버렸다. 이제 비평은, 텍스트는 어딘가에 자취를 남기는 대신에 검색되고 소비되고 휘발된다. 잘 휘발할 수록 인기가 좋다. 바야흐로 잡설의 시대다. 강호의 도리는 바닥에 떨어지고, 명예를 자랑하던 문파는 흩어지며...
강호의 도리가 바닥에 떨어지면 절대고수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때 늘 정성일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실제로 지식의 넓이와 깊이, 영화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애정, 감성과 이성을 넘나드는 작문 능력까지 그는 국내에서 버금가는 자를 찾기 힘든 으뜸패다. 그러나 그의 첫 책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림 평정이어서는 안된다.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던 영화 곁에 앉아 있다. 그는 사람들이 밖을 떠돌며 영화를 찾는 대신에, 다시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오기를 앉아 기다리고 있다. 어떤 패거리가 우연히 찾아와 "영화를 내놓아라"고 하면 그는 휘돌아 베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의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그는 칼 대신에 입을 열 것이다. 그 첫 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일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있을까."
이 시대착오적인 질문에 당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는지. 영화를 보다가 설명하기 힘든 놀라운 순간들을 만났던 기억이 살아났는지. 지적 충만함이나 헤게모니적 성취감이 아니라 그저 가슴이 두근거리던 순간을 떠올렸는지. 그렇다면 그가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 첫 본문에 등장하는 영화는 장 뤽 고다르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다. 이제, 혹은 벌써, 당신의 차례다. 우리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마땅히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 예술 MD 최원호
함께 출간된 책 : <필사의 탐독>, <정성일 영화평론집 세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 필사의 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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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 태너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 북폴리오
"<이클립스>의 소녀 뱀파이어, 또 하나의 벨라!"
‘작은 소녀 ‘브리’가 스테프니 메이어를 사로잡았다. 매해 여름 영화화,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이 팔려 나간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브레이킹 던>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지만, 거대한 트와일라잇 월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자가 애타게 그리워한 트와일라잇 월드를 소녀 뱀파이어 브리의 눈을 통해 볼 수 있게 된 것.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첫 외전 <브리 태너> 덕분이다.
굶주림을 피해 빅토리아의 심복 라일리를 따라갔다 뱀파이어가 된 소녀 브리. 어린 뱀파이어들을 이용해 조직된 뱀파이어 군대에 속해 ‘노란 눈’들과의 대전투를 앞둔다. 달콤한 인간 소녀의 피 냄새가 어린 뱀파이어들을 유혹하고, 그녀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뱀파이어라는 운명 속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스스로 뱀파이어가 되길 선택한 벨라, 그리고 뱀파이어로서 자각이 없는 브리. 또 하나의 벨라가 될 수도 있었을 소녀는 아름답고 영리하고 가련하다. 벨라의 시선에 한정된 전편보다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전 세계 소녀들의 꿈을 지면 위에서 실현해 낸 마법사, 스테프니 메이어의 마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붉은 천은 셔츠 같았다. 나는 만약에 대비해 내 근처의 뱀파이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백을 벌려 코를 넣고 향을 들이마셨다. 아, 이제 다른 뱀파이어들의 표정이 이해되었다. 내 얼굴에도 비슷한 표정이 떠오른 것이 느껴졌다. 이 셔츠를 입었던 인간은 굉장히 달콤한 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디저트'라는 라일리의 표현은 아주 정확했다. (중략)
"좋아. 내가 말한 디저트가 그거다. 노란 눈들과 함께 있을 여자애. 누구든 먼저 잡는 사람이 디저트를 받는다. 단순한 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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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옹호하다
테리 이글턴 지음, 강주헌 옮김 / 모멘토
"이성, 신앙, 혁명의 삼위일체를 위한 이론 지침서"
<만들어진 신> 이후 신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부정하는 책들이 줄지어 소개되었고 많은 이들이 찾아 읽었다. 대체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쪽은 과학의 입장과 방법으로 종교를 바라본 시각이다. 믿음에 근거한 신앙인을 제외하면 부정하는 편의 논리에서 혹은 다른 차원의 논리에서 신을 옹호하는 이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제 결론이 난 걸까?
잘 알려진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가 테리 이글턴은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와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한데 묶어 비판한다. 과학과 종교의 범주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성을 진리로 신앙을 미신으로 이해하는 계몽주의와 합리주의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최근 불거진 신 관련 논쟁의 초점과 배경을 명확히 정리한 후, 그는 이성과 신앙 그리고 혁명이 연속선 위에 있음을 논증한다. 신앙은 고정된 절대 진리가 아니라 이성으로 끊임없이 해석되어야 하고, 예수(기독교)는 창조주나 심판자가 아니라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혁명가로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초의 주장은 아니지만 가톨릭을 믿는 아일랜드계 노동계급의 가정에서 나고 자란,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이라는 점에서 솔직한 자기 고백으로 읽힌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가 유독 깊고, 그에 못지 않게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하여 쉬이 읽히는 데다 비평가 특유의 재기 넘치는 시니컬함이 맛과 멋을 더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이 책은 단지 도킨스나 히친스의 기독교 비판에 대한 반격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여기에는 그들이 짚어내지 않은, 폭력과 기만을 일삼는 자본주의의 세계적 현실에 대한 철학적 풍자가 넘치고 혁명정신의 총체적 복원에 대한 신념이 강렬히 투영되어 있다. 이성과 믿음 그리고 혁명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종교의 내면에 담긴 심원한 비판의 힘을 진지하게 발굴하려는 이에게 비로소 가능한 작업이다.(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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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
"<구름빵> 백희나 작가, 6년 만의 창작 그림책!"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 밤, 아파트 사람들은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합니다. 하늘에 매달린 달이 너무나 더워보였고, 이러다 달도 녹아버리겠네..하는 생각 끝에 <달 샤베트>는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똑... 똑... 똑...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커다란 달이 똑똑 녹아내리자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 대야를 들고 뛰쳐나가 달방울들을 받았습니다. 노오란 달 물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칸에 넣어두었지요. 에어컨은 쌩쌩. 선풍기는 씽씽. 냉장고는 윙윙. 앗! 갑자기 온 세상이 깜깜해졌습니다. 다들 정전이 된 아파트에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반장 할머니 집에서만 노란빛이 새어나오는군요. 모두들 반장 할머니가 나누어주는 달 샤베트를 받아 먹고는 더위가 싹 사라졌어요. 창문을 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대요. 그런데, 똑... 똑... 똑... 이번엔 또 무슨 소리지요?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말 : 세상 일이 자꾸만 복잡해져서, 더이상 책을 만들 자신도, 용기도 없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이 너무 좋고 작업을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잘하던 못하던 계속 하고싶다. 라는 마음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훌륭한 일류 요리사의 요리가 아니더라도, 맛있고 몸에 좋은 요리를 내 아이들에게 먹여주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밥을 짓는다. 랄까요? 달 샤베트를 읽고나서 기분이 즐거워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구가 조금 더 건강해진다면 좋겠습니다. 미미한 노력일지라도, 환경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표지코팅은 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책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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