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변현주 사무국장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사과나무 위에 할머니>의 추천글입니다.

 

'할머니'라는 단어는 발음해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지고 어린 시절 추억으로 빠져들게 한다. <사과나무 위에 할머니>를 읽다 보니 몸이 편찮아 누워 계시면서도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셨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이 책은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세계를 여행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린이들은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신 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사과나무 위에 할머니>는 '오스트리아 아동 도서 상'을 받은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되어 많이 읽힌 동화 중 하나다. 하지만 절판되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새로 출간되면서 표지도 산뜻해지고 흑백 그림에다 색깔을 입혀 책 읽는 즐거움이 한층 좋아졌다.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사과나무 위에 걸터앉아 있는 요술쟁이 같은 할머니의 모습에서부터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다.

 

동화 속 주인공 안디에게는 할머니가 없다. 그래서 할머니가 있는 친구들이 부럽기만 하다. 친구들이 할머니와 놀고 있는 동안 안디는 혼자서 집 앞마당에 있는 사과나무에 올라가 놀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디는 사과나무 위에서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안디의 마음을 잘 알아서 아이들이 원하는 온갖 재밋거리를 선사한다. 놀이공원에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 주고,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말 사냥을 가고, 또한 호랑이를 잡으러 인도까지 배를 타고 가면서 해적을 물리치기도 한다. 안디가 사과나무 할머니와 신 나는 상상 여행을 하던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핑크 할머니'를 우연히 만나 도와 드리게 된다. 관절염을 앓고 있고, 캐나다에 있는 손녀를 그리워하며 혼자 사는 외로운 할머니다. 안디는 할머니를 위해 집 안 정리도 해 드리고, 장도 봐 드리고, 음식도 만들어 드린다.

 

자기가 맡은 집안일을 빼먹기 일쑤인 개구쟁이 안디가 그럴 수 있는 것은 핑크 할머니의 힘이다. '핑크 할머니'는 무슨 이야기든 귀 기울여 들어 주고, 안디가 하는 일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안디가 불평을 늘어놓을 때면 야단을 치거나 타이르지 않고 가만히 듣다가 슬쩍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핑크 할머니는 이렇게 사과나무 할머니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안디의 마음을 읽어 주고 마음을 열게 해 준다. 그래서 안디는 놀림을 받을까 봐 마음에 숨겨 두었던 사과나무 할머니 이야기도 꺼낼 수 있게 된다.

 

핑크 할머니는 안디가 할머니를 돕느라 사과나무 할머니와 멀어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할머니가 둘이어서는 안 될 것이 없잖니?"라고 하면서 핑크 할머니는 상상과 현실 모두가 안디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할머니의 지혜를 잘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사과나무 할머니와 핑크 할머니를 통해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가 책 읽는 재미를 줄 뿐 아니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동화이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상상의 세계에서 멋진 모험을 함께하고 바로 곁에서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주는 두 명의 할머니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 변현주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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