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송초등학교 교사,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 대표 배성호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는 비단길로 간다>의 추천글입니다.


홍라와 함께 떠나는 발해 무역길

발해는 어떤 나라일까요? 발해는 698년, 한반도 북부와 중국 만주, 연해주 땅에 세워진 크고 멋진 나라입니다. 중국에서는 발해를 '바다 동쪽에 있는 큰 나라'라는 뜻으로 '해동성국'이라 부르기도 했지요.


사실 우리는 발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긴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분단으로 북쪽이 가로막혀 있기도 했고요. 그러던 차에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발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연구 사업을 벌이면서 발해가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했거든요. 발해가 지금 중국 땅에 있었기에 중국의 역사라고 하는 것입니다. 발해와 외국이 주고받았던 편지 기록에 발해 왕은 '고려 왕'으로 일컬어 있습니다. 발해가 스스로를 고구려를 잇는 나라라고 생각했듯, 발해는 엄연히 우리 역사입니다. 그동안 잘 몰랐지만, 잘 알아서 지켜야 할 우리 역사이지요.


발해는 고구려의 후예들을 주축으로 당나라, 말갈, 흑수, 그리고 서역 사람들까지 한데 어울려 사는 다문화 국가였습니다. 주변 나라들과 다양한 문물을 주고받으며 활발하게 교류했던 동아시아 대표 무역 국가이기도 했습니다. 발해는 국제적인 나라답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길들이 잘 갖춰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바로 그 길들을 따라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 홍라와 함께 무역길을 떠나는 여정은 재미있으면서도 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홍라는 실종된 어머니 대신 상단을 지키겠다며 무역길에 오릅니다. 무사 친샤, 수습 천문생 월보, 일꾼 비녕자, 승려를 꿈꾸는 쥬신타와 함께였지요. 빚쟁이에게 쫓기기도 하고, 상인들에게 괄시당하고, 사기까지 당하지만 일행들과 함께 어려움을 하나둘 헤치면서 교역을 이어 갑니다. 환희와 좌절이 교차하는 길 위의 이야기가 여느 모험담만큼이나 흥미진진하지요.


홍라와 그 일행들이 길 위에서 마주한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또한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당나라, 신라, 일본, 그리고 로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를 넘나들며 장사를 했던 상인들이 함께 서로 공존하며 교역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기운차게 번성했던 발해의 역사를 눈에 선하듯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책장을 덮은 뒤, 새삼 꿈의 소중함을 헤아려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자 한 홍라처럼, 지금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선택한 길이 홍라처럼, 스스로 행복한 길이기를 바라 봅니다. - 배성호(서울 수송초등학교 교사,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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