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임정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의 추천글입니다.
사랑스런 동생들아, 만세다 만세!
김향이 선생님 작품에는 늘 따스한 가족의 정이 흐른다. 하지만 그 따스함이 처음부터 척척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족들 사이에는 많은 갈등이 생겨난다. 특히 부모님들이 늘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라고 수없이 말씀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애 있게 지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부모에게 효도하기, 형제간에 우애 있기가 본능이라면 부모님들이 그리 중요성을 강조하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쉬지 말고 숨을 쉬어라, 배고프면 울어라, 그런 걸 강조하는 부모님은 한 번도 못 보았으니까. 우리가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맞수는 바로 형제였다. 형 입장에서는 혼자 독차지하던 사랑을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갑자기 뚝 떼어 내줘야 한다. 무슨 날벼락이람! 동생은 더더욱 억울하다. 태어나 보니 이미 형이 버티고 있어 형의 일거수일투족을 가늠하며 생존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민재는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형만 챙기고 민재에게는 꼭 팥쥐 엄마처럼 냉랭하게 대하기 때문이었다. 민재는 서럽고 서러웠다. 동생 민재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기 싫은 것만 해야 하고, 민재가 정작 배우고 싶은 것을 형 선재가 배운다.(실은 민재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형 선재 역시 하기 싫은 걸 엄마 때문에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형도 나름대로 억울한 것이 왜 없겠는가만, 거기까지는 민재가 알 바 아니다.)
엄마는 형이 조금만 피곤해 보여도 걱정하면서, 민재가 아무리 이가 아프다고 해도 약조차 안 찾아 준다. 이런 불공평한 대우가 어디 있느냔 말이다. 민재는 형이 미운 게 아니었다. 다만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민재의 눈매는 스르르 풀린다. 그게 민재만의 바람이겠는가. 우리 모두의 바람이지.
김향이 선생님이 다음에는 형의 억울함도 작품으로 풀어 주시기 바란다. - 임정진(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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