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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 - 증보2판 나남산문선 38
고혜정 지음 / 나남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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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야 읽었다. 이런책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
’책 읽어주는 남편’에 소개된 책으로 며칠전에 다 읽었다.

친정엄마, 책 표지에 쪽을 진 머리는 내 엄마와는 많이 틀리다. (2004년도 발행된 쪽진머리가 표지인 책을 읽었는데, 상품검색하니 안 나오네요. ㅠㅠ)
우리 엄마는 짧은 단발, 때로는 커트 머리에 대부분의 아줌마들처럼 파마를 한 머리다.
또한 우리 엄마는 전라도에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지만, 어린 나이에 결혼 해서는 계속 서울에서 살아 사투리도 거의 안 쓰신다.  저자의 친정엄마는 시골에서 장아찌며, 참기름이며, 이것저것 해다 딸내미를 먹이지만, 우리엄마는 서울에 살아서 가져다 먹을 농산물이 없다.  

하지만, 친정엄마의 마음은 우리엄마나 저자의 엄마나 똑같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씀씀이나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내 엄마를 보는 거 같아 코끝이 찡하고, 울컥하고, 때론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며 같이 웃곤 했다.

딸들이 엄마랑 많이들 싸운다고 하는데, 나는 엄마랑 싸운 기억이 없다.
항상 엄마한테는 좋은 딸이었고, 말 잘듣는 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나한테 엄마도 좋은 엄마이고, 고생을 많이 해서 안쓰러운 엄마이고 그렇다.

우리집은 자식이 여덟이나 되는 대가족이다. 아들을 낳으려고 낳다 낳다 보니 여덟명이나 된다. 다행히도 아들을 일곱째로 두어서 성공(?)은 했지만, 여섯째까지 내리 딸을 낳아놓고 엄마는 시집살이를 좀 한 모양이다. 아들 못 낳는 시집살이. 아빠가 장남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들이 뭐길래.. 부자집도 아닌데, 겨우 밥만 먹는 처지에.

거의 한살터울에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키우느라 엄마 몸은 좀 고달펐을까.  그 시절에 남자들이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 난다고 가르침 받은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우리아빠도 딱 그 스타일이셨으니...

내가 결혼해 살림을 해보고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내 엄마의 노고가 다시금 신기할 뿐이다. 그 많은 일들을 어찌 혼자 힘으로 다 해냈을까?  딸들이 그렇게 많아도 설거지 한번 시키질 않으셨다. ’결혼하면 징그럽게 할건데 관둬라, 내가 하고 말지’ 하면서...

엄마라는 말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단어다.   거기에 ’친정’엄마라는 말이 붙으면 효과는 두배정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엄마가 되고나서는 엄마가 더 소중해지고 감사해지고 잘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에 한층 더 짠해진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장을 덮을때 드는 생각.
’엄마한테 전화 해 볼까?’
’우리엄만 요새 잘 있나?’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 

책 속에서 크게 공감되면서 눈물이 핑도는 말이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이기도하다.
엄마!  나도 미안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서 미안하고, 내 새끼가 더 예뻐서 미안하고,
엄마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하고, 친정에 가도 엄마랑 같이 안자서 미안하고, 
정말로 미안한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제일제일 미안한 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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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편 - 책꽂이에서 연애편지를 꺼내다
허정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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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느낀 첫 감정은,
’책 읽어주는 남편’ 이라.. 로맨틱 하면서도 자상함도 느껴지고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나는 책을 고를때 책 제목에 이끌려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생각했던 내용과 달라 실망도 하긴 하지만, 읽어본 경험상 튀는 제목, 재밌는 제목의 책인경우 내용이 신선하곤 했다.  

처음 아픈 아내를 위해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다가 이젠 부부의 행복한 취미가 되어버린 경우로, 읽는내내 ’나도 해봐야지! ’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남편이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지만...
책 한권을 소리내어 읽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목도 아프고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테고.....

나도 소리내어 책을 읽었던 적이 있긴 하다. 10년 가까이 되는거 같은데, 주연이가 애기였을때 무릎에 앉혀놓고 같이 책을 읽거나, 잠들기전에 읽어주던게 고작이고, 몇 줄 안되는 동화책에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저자는 처음엔 물론 힘들었지만, 한권 두권 책이 쌓여갈 수록 편안해지고 익숙해져서 이제는 하루를 시작하는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다고 한다.

책 한권을 두명이 동시에 읽는 경험.  
슬픈내용은 같이 슬퍼하며 눈물 흘리고,  재밌는 내용에는 함께 좋아하고 한바탕 웃어제끼고, 좋은 글귀가 나오면 공감하기도 하고 서로의 경험을 얘기하며 책 읽기는 잠시 제쳐두고 대화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분위기들이 영화를 보듯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통에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또 어떤 책을 읽었고, 대충 어떤 내용이고 하는 부분을 읽을때면 그책이 나도 읽고 싶어져서 별도 메모를 해둔다.  나도 읽어보리라. 하는 마음으로.

다음엔 어떤 책을 읽을까? 함께 고민하며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그렇게 선정한 책을 함께 읽고, 다 읽고나서 여운을 함께 공유하고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자식얘기, 돈 얘기가 전부인 보통의 부부들에 비해 이야기거리가 무궁무진한게 다시한번 꼭 따라해봐야지~! 하는 책이다. 그래서 아낌없이 별 다섯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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