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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다방' 이란 곳이 있었다. 지금도 지방이나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도심지나 번화가에서는 애써 이름을 바꿀 것이다. 커피숍, 카페 등으로 촌스럽고 단란주점 같은 냄새를 풍기는 '다방'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저자는 왜 다방을 찾아 다닌걸까? 커피숍도 아니고 카페도 아니고...
오래전에 다방에서 인연을 맺은 김양, 박양 이라 불리우는... 다시 만나고 싶은, 찾고 싶은 아가씨라도 있는 걸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책을 끝까지 다 읽었을때까지도 뚜렷한 이유는 찾질 못했다.
나 혼자 유추해 본 결과로는...
1. 어렷을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아버지를 모시러 다방에 몇번 가 본 기억이 있어서... 그 추억 한 조각을 찾으러 떠났다!
2. 사라져 가는 옛것을,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들을 찾으러 다니다 보니 그곳에 공통적인 가게로 '다방'이 있었다!
2년여를 걸쳐 서울에서 출발해 동해, 남해, 서해로 거꾸로 U 자를 그리며 다방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짧은 추억의 장소를 찾아 스쿠터에 몸을 싣고 떠난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도 마주하며 달린다.
인연 있는 다방을 다시 찾아가 보기도 하고, 지인에게서 꼭 찾아가보라고 부탁받은 곳도 있었다. 다방이라고 쓰여진 간판만 보고 처음 들어가보는 곳이 대부분이긴 했다. 모든 다방을 다 찾아 들어가지는 못하고, 여러군데 중에 마음 내키는대로, 상호가 끌리는대로 들어가 커피를 시킨다.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놓고 나중에 다시 와봐야지 하는 곳도 있지만, 마담과 x양과 나눴던 대화도 서둘러 잊은채 돌아 오기도 했다. 일부러 찾아나선 대부분의 다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을사람들의 기억속에서도 잊혀지고. 옛것이 하나씩 없어지듯이 다방이라는 곳도 옛날 이야기로 들어갈 채비를 끝낸 상태였다.
한마디로 다방은 배울 게 별로 없는 곳이다. 물론 커피도 맛없고. 하지만 그곳은 어쩌면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p91)
그간 스쿠터로 전국의 다방들을 헤집고 다닐 때 느낀 게 있다면 오라는 곳보다 굳이 오라고 소리하지 않는 곳이 오히려 가볼 만하다는 것이다. 오라고 하는 곳들은 대개 '늪이다. 무슨 복고 취향이 있어서 다방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다. 오라는 곳들을 가보면 하나같이 가짜 자연이고 테마 공원처럼 따분해서 그곳을 피하다 보니 기울어져가는 오래된 마을이 있고 그 사이사이 다방이 있고 그랬다. (p350)
다방이란 곳엘 가본 적이 없는 나는 이 책에서 큰 공감을 못 받았다. 나이 많은 아저씨나 다방문화를 한번쯤 경험하신 할아버지뻘 되는 연배에서는 공감이 되실까? 책을 내기위해, 글을 쓰기위해 일부러 여행을 떠난 느낌도 들었다. 여행책자로 책을 내기엔 비슷한 책들이 요즘 너무 많다. 해서 조금 특이하게 '다방기행문'으로 책 내용을 정하고 여행을 다녀온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훌훌 떠돌 수 있는 자유스러움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이라 부러웠다. 자유로운 영혼을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저자가 부러웠다. 아~ 나도 떠나고 싶다.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826/pimg_7457711876923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