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라디오 작가 김성원의 에세이다.   라디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이다.  밤에 부모님 몰래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였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이불에 누워 별밤지기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기분 좋은 음악들.  좋아하는 노래라도 나오면 나를 위해 틀어준 것같은 착각까지, 참 좋았었다.  ^^
그 뒤로는 라디오를 통 못 들었다. 그래서 김성원작가는 나에겐 낯선 사람이다.  뭐, 그때도 라디오 작가는 잘 눈여겨 보지 않았지만... 

<그녀가 말했다> 이 책에는 사랑, 그리움, 추억, 사람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와 에피소드들로 친구와 대화하듯이 편안하게 쓰여져 있다.  거기에다 눈을 정화시켜 줄 듯한 부드러운 이미지들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합성조미료가 안 들어가고 몸이 좋아하는 웰빙음식이 있다면, 이 책은 웰빙책이라 불리워져야 할 듯 하다.  라디오 작가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빠르지 않고 은은한 배경음악이 흐르고, 유희열의 잔잔한 목소리로 읽어주면 더 좋을듯한 내용들이다.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더 있지 않을까 싶다.

현대인들은 참 바쁘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바쁘고 숨가쁜 인생을 살아간다.  남보다 뒤쳐지면 안되고 한발 더 앞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일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여유가 더 필요하게 느껴지고 느림의 미학, 슬로푸드 와 같은 것들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기위한 전제조건으로 여유로움이 수반되면 좋겠다. (엄밀히 따지면 책이란 정신적인 여유가 있어야 손에 잡히겠지만) 

그녀가 말했다.  ".................."  
라는 첫 머리로 1~2페이지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가 말했다.  
"언니, 나 외로워. 많이. 밥이 안 넘어가. 열도 나고. 헤어졌어. 이번엔 완전히 끝난 것 같아."  

언니는 화장대 거울을 보면서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
"내가 우리의 미래를 말해 줄게. 넌 며칠 후면 다시 그 남자애를 만날거야. 
물론 난 그 애를 좋아하지 않지만, 넌 그 애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난 결혼식을 취소하게 돼. 다시 주말마다 TV를 틀어 놓고 인터넷만 종일 할 거야."

그녀는 언니의 말에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조에 높낮이가 없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목소리처럼 들렸다.

"고기를 굽다가 기름이 손에 튀었는데 막 화가 났어. 
내가 왜 힘들여 가며 저 사람에게 고기를 구워 주는 걸까, 하고.
그때 깨달았어. 난 그 사람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했어." 


따뜻한 오후 햇살을 맞으며 편안한 옷차림과 은은한 음악이 있으면 더 좋겠고, 
한 템포 쉬면서 때론 뒹굴거리면서 보면 좋겠다.  공감가는 대목에선 고개도 끄덕거리고 맞장구도 치면서.

이 책은 전체적으로 감성을 자극시킨다. 
센티멘털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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