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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 작가가 지리산을 드나든지 9개월이 넘었다 한다.   예전 공작가의 다른 책에서 본 일이 있는 버들치 시인이 거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다양한 이야기들에 공통적으로 버들치 시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버시인 이외에 낙장불입 시인, 고알피엠 여사, 최도사, 강남좌파형 등은  이제 나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다. 
그들은 이름만큼이나 지리산에 자리를 잡은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다만, 공통점을 꼽아보자면 서울의 복잡함과 구속이 싫어 제발로 박차고 나가 지리산 공기좋고 물좋은 곳에 자발적으로 들어가 터를 이뤘다는 점이다.  도심이 주는 편리함과 경제적인 여유는 물론 포기해야 한다.  연봉 2백만원을 버는 최도사가 유일하게 고정적인 소득을 가진 인물임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삶이 어떨지는 두말 하면 잔소리가 될 정도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도 자발적 가난속에서의 삶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들 모두 10년은 기본으로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나더러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라고 하면 자신이 없다.  하지만 부럽기는 하다. 


작가가 돼지고기와 소주를 사들고 지리산을 수시로 드나들며 재미난 일화며, 그들이 사는 이야기를 엮어 놓은 책이다.  어떨때는 매일 매일 새로운 이야기꺼리와 특정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또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다만, 환경이 자연친화적인 것 만큼 다양한 생물체가 등장한다.  버들치, 곰취, 미나리, 개(지화자, 얼씨구, 좋다... 모두 개 이름이다 ㅋㅋ), 닭 등이 조연으로 나온다.  

때론 "킥킥" "크흐흐"  "히히히" 큰 웃음은 아니지만 유머를 제공하며 웃게 해준다.  책은 술술 잘 읽히고, 잘 넘어간다.  
작가와 친하게 지낸다는 건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나보다.  내 생활이, 내 캐릭터가 언제 어떤 글에 이용되어 발가벗겨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때론 재미를 위해, 각색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작가를 친구로 뒀다면 말 조심, 입 조심, 행동조심도 해얄 것 같다. ㅋㅋㅋ


멋진 지리산의 사진과 함께하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순수한 노총각들의 이야기가 눈과 머리를 쉬게 해주는 책이었다.
재밌게 살아가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좋아 보였다.  (물론, 만나서 싸우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알콜이 땡긴다.  그들의 만남에는 꼭 술이 등장하기 때문일거다.  한잔, 두잔 마시다 취한 그들이 그려진다.  그럴때면 맥주 한잔이, 쓰기만한 소주 한잔이 생각나기도 한다. ㅎㅎ

내가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삶이지만, 간접적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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