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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총 페이지수가 540여 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몇줄로 요약할 수 는 없을거다.  요약해서도 안 될 것이고.  

왕들의 이야기와 주변인물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옛날 이야기 하듯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인내심과 끈기를 요하는 책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참 험난하고 힘든 길이었다.  이 책은 그 길 만큼이나 읽어내기가, 이해하기가 어려운 책이었다.  스페인이란 나라의 역사에 대해, 이슬람과 기독교 등 종교에 대해 아는 지식이 깊지 않아 더 난해한 책이었다.


세스 노터봄이란 작가는 지금은 70세 중반이 되신 할아버지 작가이시다.  이 책이 네덜란드에서는 1992년도에 간행되었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출간된 해는 올해 2010년이다.   글을 쓴 시점으로 따진다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라고 하니 30년 전에 쓰인 글도 있는 셈이다.   한가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아무 이상할게 없는것은 이 책 내용이 역사와 예술에 초점을 맞추어서 글이 쓰여졌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은 과거에 대해 작가의 뿌리깊은 지식에 놀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작가 내면의 생각을 적은 에세이라기 보다는 스페인의 역사와 미술, 건축, 고대문화 를 찾아 떠난 여행기록문이라 말할 수 있겠다.  두툼한 책 절반을 읽어낼 동안에도 산티아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행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산티아고로 가기위해서 익히 알려져 있는 길,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길로 가야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안내책에서 볼 수 없는 작은 샛길과 유명세를 덜 탄 곳을 일부러 찾아다닌다.   감명깊게 읽은 책에 나온 유적지나 교회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인적 드문 곳에서 혼자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싶기도 한 것 같다.  단, 그런곳에서 문지기를 만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인적이 워낙 드물기 때문이다.

어떤 건축물이나 조각작품을 글로써만 묘사를 해놓아서 이해하기가 조금 더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사진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사진들이 많이 실리지가 않았다.  잠시 딴 생각이라도 하게되면 흐름을 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적당히 복잡한 미로를 가이드의 인솔하에 가다가 꽃에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일행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허무함과 상실감을 느낀다. 


작가는 스페인에 애정이 많아 보였다.  또 스페인의 역사와 종교에도 관심이 많아 한 작품을 몇 시간이고 들여다 봐도 내내 감탄하는 열정을 보여준다.  경비원이 문을 닫을 시간이라고 알려줘서 억지로 쫓겨나듯이 퇴실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정해진 길로 가건, 저자처럼 에둘러 가건 산티아고가 목적지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순례의 여정을 마친 사람은 본인이 원하면 누구나 사제한테 고무 도장이 찍힌 증서를 받고 자기 이름을 두툼한 명부에 올릴 수 있었다.  "여기 와서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그때 사제는 자기 책상 앞쪽을 가리키면서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회계장부처럼 생겼고 맨손으로 적힌 명부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는 잘 모른다.  어떤 느낌으로 길을 나서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그 길에 닿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뭔가가 느껴진다.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할말을 잃고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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