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무더운 날씨 탓인지 무기력한 날들이 이어진다. 회사도 집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날들이고, 딱히 무슨 사건이 있는것도 아니다. 오랜 지병인 귀차니즘이 발동하고, 루틴하게 이어지는 일련의 생활들이 다 시시하게 느껴진다. 흠. 중병이다. ㅠㅠ 어제 퇴근해서 집에 갔더니 책이 도착해 있었다. 이름도 예쁘다. <달 샤베트> <구름빵> 작가인 백희나 작가가 그리고 쓴 완전 소중한 책이다. <구름빵>을 못 봤는데, 그 책도 관심이 생긴다. 어쩜 이런 상상을 했을까. 아이들 책이라 글밥이 많지 않고, 평범한 아이들의 그림 동화책과 비교해서 그림이 참 독특하다.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쓰고 종이인형으로 캐릭터들을 표현한 것 같다. 계속 보다보니 예쁘게 느껴진다. 주인공이 여우인지, 늑대인지 잘 모르겠다. 주연군은 ’오소리’ 라고 한다. 그래서 오소리라고 정의한다.(아들말을 잘 듣는 엄마다!) 오소리가 사는 아파트에 요즘처럼 무더위가 한층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이다. 더운 날씨로 사람들은 집에 있는 문들을 모두 꽁꽁 닫고 에어컨을 돌리고, 선풍기 바람을 쐰다. 보름달도 더운지 똑.똑.똑 땀을 흘린다. 그걸 부지런하고 눈치빠른 반장 할머니가 대야를 가져가 얼른 받는다. 대야에 가득 찬 달 물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샤베트 통에 넣고 냉동실에 가져다 둔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인지 아파트가 정전이 된다. 아파트 전체가 깜깜한 암흑속으로 들어간다. 반장 할머니집만 빼고. 달 물을 가져간 할머니 집은 달빛으로 환하다. 사람들은 어둔 골목길을 조심조심 손을 잡고 할머니 집으로 향한다. 할머니는 이웃들에게 달물로 만든 샤베트를 하나씩 준다. 달콤하고 시원한 달 샤베트. 달 샤베트를 먹은 사람들은 어쩐일인지 더위를 느끼지 않고 시원하게 잠을 청할 수가 있게 되었다. 집집마다 모두 문을 활짝 열어놓고 달콤한 꿈나라로 간다. ^^ 나도 먹고 싶다. 달 샤베트. 달콤하고 시원한 샤베트 먹고 달콤한 꿈나라로 가고 싶다. 무기력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좀 나아졌다.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 책은 다 읽고 나면 모두 씨익- 하고 미소짓게 된다. ^_________^ 이렇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