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를 기르는 법 2 - 완결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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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다 읽어 버렸네 후잉

5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은근 두께가 꽤 있긴하지만
하루 몇장씩 읽는 것도 아깝다고 해야되나 읽고 있는데
또 안 읽으려고 애쓰게 되는 희안한 책이었다.

서울 사는 이시다씨의 고달픈 일상을 하루하루 따라가며
어쩐지 다들 비슷하구나 하면서도 사이사이 웃기고 귀여운것들이 많아서 좋았다. 마냥 슬플꺼라 생각했는데 그런 장면은 아~~~주 가끔 나왔어서 다행스러웠다.

단순한 일상의 나열이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왜 다른 이의 이런 고달픔을 내 고달픔이라 여기며 위로받는다 생각할까?
후반부에 이시다씨가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데
건강상의 문제보다 왜인지 전체적으로 담담한 일상때문에
자꾸 안좋은 일이 생길것같다는 예감으로 조마조마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요즘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밑바닥에 그런 불안감이 건드려지는 느낌 이랄까.
내 몸은 여기 내 정신은 저기.

애묘인도 아니고 애견인도 아닌 애서(鼠)인으로 쥐윤발이를 애정하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중요한 에피소드였는데 중간중간 스쳐간 연인보다 한주먹도 안되는 햄스터의 주인으로 주인됨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았다. 어쩐지 내가 키우고 있는 두 딸램보다 쥐윤발이가 더 사랑받는것같다. 피곤한 일상에 연결시키는 귀여움이라니.

어린시절 이시다는 동생 이시리와는 달리 굉장히 엉뚱발랄하고 독립을 꿈꾸는 소녀였다.
쟈우지장장장 락 좋아하는 어린 이시다랑 친구 먹고싶다.

아플때 같이 있어주고 먹을꺼 챙기고 하는 해수 언니를 알게된 것도 다행이다. 혼자인것같지만 그래도 혼자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고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든 그만한 선한 사람이 있긴 한다.

방한칸 좁은 공간에서 하루하루 생각들을 일상으로 겹쳐놓으며 딱 달라붙듯 표현하는 천재성이 곳곳에 포진한다. 책을 다 읽긴했는데 한동안 자꾸 생각날꺼같다.
잘 지내겠지 이러면서.

*) 밑에 어린시절은 딸램 수학문제에 억단위 조단위 자릿수 문제 있던게 생각나서 저러고 구구절절 못푸는 이유를 대는게 웃기기도 안됐기도해서 찍어봄. 나때는 백만천만이 고작이었던거 같은데 요즘은 기본이 억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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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1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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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라는 제목이 이 책을 다 표현했다.

이명박그네때에 읽은 책의 감상과 그시절을 살아가는것에 대한 힘듦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지지않는다라는 결심을 비치며 사건마다 비판을 남겼다.

세월호 사건 후라 비판의 시각이 세월호에 집중된 면은 있지만 동성애 페미니즘 여성혐오등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있는 대부분의 일에선 여기저기 나쁜사람들이 차고도 넘치니 그런 말들이 닿을데도 한두군데가 아닐터였다. 시간이 흘렀다고하지만 그 결심의 말은 반복되어야하고 그래서 더욱이 이 제목에 끌렸던것같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쁘다˝ 의 폭은 계속적으로 좁아진다. 또 나쁘다라는 말의 기준이 굉장히 느슨해진다는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했다. 왜그런가. 법이 기준을 잃고 귀에 걸고 코에 걸때마다 바꼈기 때문이다. 공정이란 말 하나로 대통령이 된자의 말로가 눈에 훤하지만 그 또한 이 느슨함의 기준으로 훌륭한 대통령이 되지 않는 일이 더 어려운것 아닌가.

무전유죄같은 말은 넘 식상한데도 돈이 최고이자 권력이 제일선이 되는 시대에, 바른말과 바른일이 정치가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는게 당연한 이 시대에 펜하나 붙잡고 지지않겠다 라는 작가의 결심은 소중하다.

어릴때는 잘 몰랐는데 사람들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서 트라우마를 겪을 일처럼 큰일이 있지 않는한 잘 변하지 않고 큰일이 있다고해도 자기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엎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이 자주 있는 일일 수 없다.

세월호가 교통사고다ㅡ 박그네가 불쌍하다 ㅡ노조는 백해무익하다ㅡ 아파트값이 오르는건 좋고 올랐는데 세금내는건 싫다ㅡ 등등등 해야 할말을 할 사람들이 넋을 잃어 할 말을 잃고 있을때 수치심도 부끄러움도 없이 기세등등한 말을 해대는자들이 있는한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저런 나쁜 말들을 나쁜 말이라고 알려야된다. 이런건 유치원에서도 가르쳐준다.


사족이지만 밑줄긋다보니 이꼴저꼴에 매번 갖다댈건데 하나마나한 청문회이야기가 또 나올것이다.
인사청문회는 곧 없어지겠다. 시대는 계속 거꾸로거꾸로 흘러간다.

실력은 없고 불성실한 데다 약자에게 함부로 하는 타입의 ‘출세에 미친’ 인재(人災)들이 인재(人才) 행세를 하고 각자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공적인 문제가 될 때(예를 들어 청문회가 열릴 때) 그들의 태도. 자기 인식 불능과 대담함, 이것이 통하지 않을 때 피해자를 협박하고 미디어엔 눈물을 보인다. 절망적인 것은 개인차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 자체고, 내가 생각하는 ‘세월호의 원인’이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 정희진의 글쓰기 1 |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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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4-23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년들이 집값 폭등에 분노하는건 당연해보이는데 강남에서 그걸로 정부를 탓하는건 코미디같아요!

singri 2022-04-23 12:58   좋아요 1 | URL
네 있는 집들이 더함 !욕심의 끝이란
 

일상이 투쟁이고 정치.

정치가 정치라고 느끼지 않을때가
태평성대라고 했는데 이 나라는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니.
이나라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이란..

이 책이 나올때는 저말이 성주군의 이야기였는데
앞으로 이 말이 내가 사는 곳은 아니다라고
장담할수 있을까?

좀 다르긴 하지만
당장 용산에 방빼라 협박 아닌 협박을 하다
종로의 외교부청사를 빼라느니 한단다.
온 서울을 헤집어 놓을 작정이 틀림없다.


닥쳐야 내일이지만 하 어쩐지
곳곳이 저 투쟁의 일상을
보낼거같은 묘한 기시감 !


주민들은 일상이 투쟁이고 정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일상과 전시가 따로 있다는 것, ‘군사주의’와 평화는 대립한다는 사고다. 평화는 ‘평화 교육’이나 ‘비폭력 대화’가 아니다(왜 이런 프로그램의 수강료는 특히 비쌀까). 평화운동가인 어느 수녀님의 말대로 "평화로운 대화를 하려면 속에서는 불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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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1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희진님 글 참 좋아요 ~

singri 2022-04-21 18:05   좋아요 1 | URL
네 그렇네요. 이 책이 세트로 두권이었는데 같이 읽어봐야겠어요.
 




음 좋은글을 쓴다는건 나쁜사람이지 않을것이 전제

아아~

괴로운 과정에서 ‘최선의 올바름’, 아름다운 문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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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사진관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낼려고 했던것같으나 이야기가 흩어져 산으로 간 기분.

그나마 가키모토양의 이야기가 최근 일련의 아동학대문제를 슬쩍이나마 건드린것같긴 하지만
미야베여사님의 소설은 쪼아가는(!)맛이 최고였는데
그 맛을 다 어디로 보냈는지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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