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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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그 자체가 찬란했지만 수백년동안 유럽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나라라서 오늘날의 유럽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역사다. 그래서 로마와 관련된 역사책이 참 많다. 그러나 역사라는것이 어찌보면 단순한 사실들을 나열한것이기에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데 그것을 극복하고 좀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 좋은 역사책일것이다. 많은 좋은 책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역사를 소설화한것이 그래도 흥미를 가지고 역사를 받아들이기 상대적으로 쉽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로마라는 거대한 역사를 알아가기에 딱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일단 기본적인 필력 부분에서 실력을 인정 받은 콜린 매컬로라는 작가의 이름도 있지만 그것을 모른다고 해도 내용을 조금만 읽어보면 아 하고 알게된다. 이 시리즈가 로마 역사의 끝파나왕이라는것을.

역사적인 사실들을 물흐르듯 찬찬히 설명하는데 등장인물들의 적절한 묘사와 진행으로 편하게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로마역사속으로 푹 빠지는 것이다. 이미 1부와 2부를 통해서 그 맛을 봤는데 이번에 3부가 나왔으니 3부부터는 국내 초역이라서 더 기대가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1,2부에서 느꼈던 그 웅장함과 섬세함이 3부에서도 이어짐을 느낄수 있었다. 작가가 총 7부작으로 엮었다는데 그 완성도가 계속 이렇게 이어진다는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에 나온 3부는 로마역사상 거의 첫번째의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관으로써 왕처럼 군림했던 술라의 후반기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술라는 카이사르가 제정을 열기 전에의 로마를 지배했던 1인자였다. 그의 로마진군은 카이사르보다 앞섰으며 실질적인 군주였다. 다만 그는 스스로가 왕이 되고자 하지는 않았고 비록 독재관으로써 1인 지배체제를 만들었지만 2년만에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기에 카이사르만큼의 욕심은 보이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술라가 로마를 장악해서 지배하고 내려놓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실 술라는 그 능력면에서 뒷날의 카이사르 못지않게 대단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카이사르와는 달리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는 면에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것이다. 분명 매력적인 인물이긴 했지만 너무나 많은 피를 흘리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카이사르가 되지 못했을까. 피를 흘리긴 했으되 로마의 진정한 안정을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그래도 봐줄 구석이 있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그는 공화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자신이 로마위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점에서 술라가 펼쳤던 로마의 역사는 카이사르 못지 않게 긴장감있고 설득력있게 진행이 되었다.

 

3부 시리즈는 훗날 로마의 역사를 지배하게 될 3명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바로 젊은 폼페이우스

와 크라수스, 카이사르다. 보통 카이사르가 로마의 패권을 쥐게 되는 시기의 이야기를 많이 봐서 그 인물들의 젊은 시절을 그려낸 작품을 잘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은 그런 젊은 시절의 이야기부터이들을 보여주고 있다. 술라의 시대가 끝나가고 앞으로 로마사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만드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번 시리즈가 참으로 기대가 되었고 기대한 대로 여러 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잘 펼쳐진 책이었다.

 

인물은 인물을 알아보는법일까. 술라가 카이사르를 대하는 것을 보면 카이사르의 위인됨을 술라가 알아보는거 같았다. 걈히 술라의 명을 거역하는 카이사를 순순히 보내주는 술라의 모습이 흥미로왔다. 반대로 말하면 그 대단한 술라 앞에서 자기할말 딱딱하고 당당히 나서는 카이사르의 모습이 훗날의 인물됨을 미루어 짐작하게 했었다.

 

포르투나는 운명의 여신이란 뜻이다. 그동안 운명은 술라를 가르키고 있었다. 이제 운명의 여신은 누구를 가르킬까. 바로 카이사르를 가르키진 않았다. 기회는 폼베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 모두에게 있었다. 기회가 갔을때 어떻게 그 기회를 자기것으로 만드느냐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고 그것에 따라서 포르투나는 결정이 될것이다.

 

역사의 내용을 꽤나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책속에 잘 녹여내어서 실제의 역사를 모른다고 해도 흥미롭게 읽을수있게 잘 쓰여진거 같았다. 이 시리즈를 다 읽으면 로마사는 그냥 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로마사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속에 잘 버무려낸 대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로운 포르투나의 방향이 정해지는 2권, 3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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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여름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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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스릴러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중에서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작가는 익숙할듯하면서도 잘 기억이 안 나는 이름이긴 하지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은 들어보거나 읽어본 사람이 많을것이다. 아주 세밀하면서도 긴장감있고 생동감있는 내용의 소설이었으니깐 말이다. 그 뒤로도 관련 시리즈를 써내서 유럽의 대표적인 장르소설가로서 나름 인기가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작가가 외도를 했다. 다른 스타일의 작품, 드라마를 쓴 것이다. 작가의 이름을 날리게했던 여러 작품들과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멜로 드라마를 가지고 왔다. 장르소설가가 다른 스타일의 책을 쓰지말라는 법은 없지만 생각치도 않았는 내용의 책이라서 처음에는 그 작가가 맞는지 다시 확인할 정도였다. 어쨌든 미스터리물에서 반했던 작가의 필력을 생각한다면 내용이 어떨런지 읽지 않을수가 없었다.

 

드라마라고는 했지만 단순 드라마가 아니라 어느정도 미스터리적인 면이 있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경은 미국의 어느 농장.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무려 5명이 사망하도 2명이 중상에 빠진 사건. 그리고 1명이 실종자...놀랍게도 사망한 피해자들은 가족관계였고 살인자도 역시 가족 구성원이었다. 그리고 실종자는 이들 가족의 막내딸인 셰리든. 한적한 시골 농장이 풍지박산이 되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 형사들이 파견되어 온다.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밝혀지는 사실들...그리고 그 내막에는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있었고. 한편 실종됐던 셰리든은 그 사건이 일어나기전에 스스로 농장을 떠난거였고 그 사건은 셰리든을 목표로 잘못 일어난 사건이었다. 셰리든은 힘든 세상을 살아왔던 한 소녀였고 또 다른 힘든 삶을 살기위해서 미 대륙을 횡단하게 되고 이내 여러가지 일들에 엮기게 된다.

 

처음에 농장의 살인사건이 나올때만 해도 뭔가 으스스한 비밀이 숨겨져있는 큰 사건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하나의 지나가는 결과일뿐, 이 책의 주된 주인공은 17살 소녀 셰리든이었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그녀가 하필 또 주위의 주목을 끄는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다. 그런 성숙하고 이쁜 여자가 가만있어도 뭔가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알수없는 외로움에 끊임없는 애정을 갈구하게 된다. 근데 그 대상이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몸바쳐 마음바쳐 사랑하지만 그녀를 끝까지 지켜주지는 못하고 중요한 순간에 그녀를 버리게 된다. 이 정도면 그리 낯설지도 않은 설정이 아니겠는가. 배경이 미국이라서그런지 나이가 좀 어릴뿐. 이 사랑에 굶주린 한 소녀가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서 발버둥치면서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도 볼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책인데 여기에 미스터리 장르에서 보여줬던 치밀함과 흡입력있는 진행 과정이 이 책에서도 잘 발휘되는거 같았다. 셰리든이 일을 맞닥뜨려서 해결하는 장면이나 힘든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으러 가는 장면 등등이 전작의 장르소설에서 느꼈던 그런 느낌을 들게 했다.

 

사실 17살 어린 소녀가 차를 몰고 미국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생활한다는것을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아마 미국에서도 흔한것은 아닐것이다. 그런면에서 당차고 용기있는 여성이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들을 좀더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안도 분명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고 나이 많은 사람만을 사랑한다는게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생활력같은것을 보면 분명 영리하고 부지런한 스타일인데 어떻게 애정면에서는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그렇게 많이 했을까싶다. 은근 분통이 날법한 진행인데 그만큼 작중 주인공에 몰입이 된다는 말은 작가의 캐릭터 구축이 참 잘되어서 그런것일것이다.

 

셰리든의 일대기로 진행될줄 알앗던 책 내용은 후반에 가서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전반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위해서 농장으로 왔던 형사들 중의 한명인 조던이 주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사실들 사실들...후반부는 그냥 조던의 이야기였다. 물론 셰리든과 연결될수있는 이야기인데 그가 그렇게 등장할줄은 상상을 못했다. 그리고 설마하던 설정도 결국 이어지게 되고...

 

욕나오긴 했다. 아니 이 아줌마가 뭔 책을 쓴거야. 근데 욕하면서 본다는 우리나라 막장드라마하고는 좀 더 다른 느낌의 드라마란 느낌이 들었는게 어쨌든 나름의 개연성을 그리 억지스럽지 않게 잘 연결하고 있고 소소한 반전도 중간 중간에 끼여있어서 나름의 스릴감도 느끼게 했다. 그래서 욕하긴 했지만 책을 덮을수는 없었다.

 

책은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미 나온 '여름을 삼킨 소녀'의 후속작이다. 그 책을 읽지않았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앞에 나온 책을 읽는다면 셰리든이라는 여성의 삶이 어땠든지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을 주긴 하겠지만 이 책부터 읽어도 괜찮을 정도로 작가가 캐릭터구축과 줄거리 안배를 흡입력있게 잘 써놨다. 미스터리만 잘 쓰는줄 알았는데 로맨스 멜로도 잘 쓰는 작가구나 하고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작가의 장르소설적인 면만 생각했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 잘 녹아있는 책이었다. 톱니바퀴처럼 탁탁 잘 들어맞던 미스터리소설에 비해서 확실히 막장드라마 스타일의 내용이 들어있긴 하지만 흡입력있는 내용이었음은 분명했다. 작가의 이력을 생각하지 않고 읽는다면 만족했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내용상 그 뒤에 후속이 또 나올꺼 같은데 벌써 기다려지는거보면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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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세트 - 전3권
김홍정 지음 / 솔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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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읽는 귀한 작품.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느낌이다. 많은 역사 소설이 있어왔고 좋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장르의 특성상 깊은 느낌을 주는 대하역사소설이 최근에는 많이 보지 못했는데 오랫만에 월척을 낚은 느낌이랄까. 처음에 지은이가 전문적인 소설가가 아니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어서 반신반의했던것은 사실이다. 내용도 그리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시대와 배경이어서 큰 기대를 안했던것도 맞다. 다만 의외로 출판사에서 열의를 가지고 소개를 하고 있고 지은이가 이 책을 쓰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을 퍼부었다는것에 그래도 조금의 희망은 갖고 있었다랄까.

 

처음에 읽어내려갈때는 역시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소설가들의 작법에 익숙해진 탓인지 내용 전개가 좀 부자연스럽고 속도가 느린감이 있었기에 처음의 선입관이 그대로 가는듯했다. 그런데 조금 진행되면서 어? 하는 소리를 나오게 하더니 점점 책속으로 빠져들게 하는게 아닌가. 오호라 이 책 오랫만에 보는 괜찮은 이야기책이었던 것이다.

 

전체 3부작인 이 책은 배경은 조선 중기 중종에서 선조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종과 명종까지의 시절이 중심인데 내용을 관통하는 큰 주인공은 충암 김정과 세명의 여인 연향, 미금, 부용의 총 4명이다. 이야기를 지배하는 정신적인 지주는 충암이고 실질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이 3명의 여인인데 대하 역사 소설에서 연달아 세명의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건 잘 못본거 같다. 그러나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이유는 책을 읽어보면 안다. 일반적인 역사소설이 아니라 역사적이 사실을 배경으로 한 생활사적인 내용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충암 김정은 역사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라야 들어본 인물이다. 충암은 조선 중종때의 인물로 그 유명한 조광조와 함께 사림을 이끌었던 사람이다.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향약의 실시와 미신타파를 주장했고 어진이를 등용하는 현량과도 설치하게 한 인물이다. 당시 사림의 진출에 있어서 정암 조광조와 함께 쌍벽을 이루었다고 볼수있는데 역사적인 비중에 비해서 많이 안 알려진 사람이다. 보통은 조광조를 이야기하는데 가끔 곁다리로 들어갈뿐 본격적인 주인공이 되는것은 잘 없었던거 같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서 결코 떨어지는 인물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1부에서 등장해서 끝나지만 그가 주장하고 계획했던 일들이 3부까지 이어지며 여러 인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온다.

 

1부에서는 연향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충암에게 사랑을 받은 소리꾼이었는데 충암이 격쟁의 소용돌이속에서 결국 돌아간 이후로 온 사람이 은둔해있을때 이들을 대신해서 상단을 꾸리고 사림이 다시 일어설 발판을 마련하는 중한 소임을 다하게 된다. 충암의 뒤를 이은 남원 이돈의 소리없는 사랑을 받게 되지만 그의 영원한 연인을 마음에 담아두기에 이 둘은 이루어질수가 없었다. 연향은 뛰어난 소리꾼이었지만 그보다 더 큰 상재를 가지고 있어서 충암의 정적인 송사련과의 담판을 통해서 그의 도움으로 상단의 저변을 넓히기도 한다. 그러나 송사련과는 끝내 피를 보게되는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2부는 연향을 대신해서 새롭게 상단의 대행수가 된 미금의 이야기로 진행이 된다. 비록 중인이 한다는 상업에 종사하지만 근본이 뼈대있는 양반가의 자손으로 작은 공방에서 상재를 발휘해서 결국 연향의 후임으로 상단을 이끌게 된다. 여러가지 능력으로 상단을 안정시키고 튼튼하게 하면서 연향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을 은밀하게 하나씩 하나씩 처단하게 된다.

 

3부는 연향의 딸인 부용, 초희의 이야기다. 연향과 미금의 뒤를 이어서 부용이 그들의 뜻을 이어가고자 온힘을 쏟는다. 그런 와중에 명종이 즉위하고 대윤과 소윤의 힘겨루기 속에서 양재역벽서사건을 통해서 또한번 피비린나는 죽음들이 이어지고 충암이후 동계의 지주였던 남원도 죽게 된다. 그리고 부용의 아들 창을 통해서 그들이 꿈꿔왔던 일들을 위한 미약하지만 거대한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들의 꿈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정말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이야기였다. 3대에 걸친 질긴 인연들의 이야기들이 우리내 사는 삶과도 참 밀접하게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내용이 더 가깝게 느껴진것은 정치적인 사건들이 배경이 되긴 하지만 정치사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온전히 보전한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업에 종사했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실제로 본것마냥 상세하고도 부드럽게 잘 묘사를 했고 그것과 관련한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잘 담아내었기에 더 잘 읽을수있었는거 같다. 비록 수백년전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실제적인 삶 이야기였기에 더 생동감이 있었던것이다.

 

사실 대도시 그것도 대구와 서울이라는 지역에서만 살았던 나로서는 금강유역을 아우르는 충청도와 전라도의 지역적인 특색을 잘 알지 못했다. 특히나 금강은 이름만 들어봤을뿐이고 금강을 매개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이 지역은 이런식으로 살았구나 하는것을 알게되어서 정말 좋았던거 같다. 시대가 다르긴 해도 오늘날도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당시 사람들의 말투도 잘 표현해내었고 여러 사람들의 인정과 순박함을 잘 나타내어서 더 흡입력있게 읽을수있었다.

 

책은 충암 김정이 주장했던 대동사회 즉 누구나 공평하게 다 같이 잘 살수있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당시 전제왕권과 신분사회가 확고하던 시절 그런 대동을 꿈꿨다는게 참 대단하다고 여겨지고 비록 민주국가가 되긴 했지만 그들이 꿈꾸던 대동사회가 과연 오늘날에 제대로 펼쳐지고 있는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민초들 개개인에 스며든 대동의 생각이 하나씩 둘씩 모이면 진정한 의미의 대동이 어느날에는 이루어지지 않을까.

 

3권이지만 짧지않은 분량속에서 내용이 통일성을 잃지않고 초기에 이루어졌던 짜임새가 끝까지 잘 유지된 수작이었다. 가진자의 이야기가 아닌, 보통의 서민들의 이야기를 잘 살려내었고 금강이라는 지역적인 특색과 당대의 상단의 활동을 치밀하게 잘 살려내어서 재미있게 잘 읽을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책의 끝부분에 나온 인물들의 간략한 설명과 당시 역사적인 사실, 주요 관직과 부서의 내용을 잘 적어놔서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편하게 잘 읽을수있게 배려한것도 좋았던 부분이다. 여러모로 작가가 많은 힘을 기울여서 쓴 작품임을 느끼게 했던 숨은 보석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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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 호텔
피터 니콜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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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는 가보지 않아도 어떤 관념이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풍요로운 햇살...무언가 가슴이 뜨거워지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유혹적인 곳이다. 그런 배경의 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 자체가 여유로와지지 않을까. 그 여유로운 마음으로 색다른 사랑을 해볼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지중해의 그 투명하고 색다른 바다를 배경으로 짧지만 깊은 사랑을 했다가 긴 이별의 인연을 갖게 된 연인의 이야기다. 제럴드 러틀리지는 우연히 지중해의 작은 섬 마요르카에 들렀다가 매력적이고 정렬적인 여인 루루 데번포트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번개같이 금방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운명은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은듯 오해로 인해 이내 헤어지게 되고 그 뒤 수십년을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던 그들이 어느날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수십년에 걸쳐 쌓여온 오해의 앙금이 그대로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결국 세상을 뜨게 된다. 처음에는 그토록 사랑했던 그들이 왜 그렇게 미워하게 되었을까. 아니 진실로 서로를 미워했을까.

 

책은 그렇게 제럴드와 루루가 다시 만나게 되는걸로 시작하는데 두 주인공이라고 할 두 사람의 만남이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게 되는데 전개가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느닷없다랄까. 무슨 전개가 이래하는 찰라 왜 그런가를 곧 알게 되었다. 바로 이 책만의 독특한 전개 방식때문이었다.

보통은 시간순으로 사건이 진행이 되는데 이 책은 역순이다. 책이 시작되는 2005년도부터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1948년까지의 기간을 대략 10년의 주기를 두고 과거로 돌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들의 나이가 80대였지만 뒤로 갈수록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는 형식이다. 마치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처럼 갈수록 젋어지는 그런.

이런 형식은 흔하지 않은데 그만큼 탄탄하게 이어가기가 어려워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책은 색다른 구조를 취했지만 전체적인 균형과 절제가 돋보이게 잘 써서 처음과 끝이 잘 이어지게 쓴거 같아서 별다른 이상함 없이 자연스럽게 읽을수 있었다.

 

두 연인이 80대가 되어서 다시 만났다고 해서 그들의 이야기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함께 산 시간보다 헤어져서 산 세월이 더 오래되었기에 각자의 삶이 있었고 이야기는 그 각자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각자 또 다른 인연을 만나서 새로운 삶을 꾸렸고 그 속에서 새로 생긴 가족들의 이야기가 3대에 걸쳐서 펼쳐지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 살았기 때문에 그 자식대에서도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는 등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그들의 만남은 길지 않았지만 끈은 끊어지지 않았고, 자신들이 아니라고 해도 그 다음 대의 아이들을 통해서 씨줄과 날줄로 이어지는 질긴 인연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서 짙은 사랑을 느낄수 있었고 그 사랑이 이어지지 않은것이 참 안타까왔다. 그래도 비극으로 끝나지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지중해의 그 싱그러움이 그런 비극은 원치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3대에 걸쳐 여러 사람들이 나왔는데 모두 나름의 캐릭터가 잘 구축이 되어서 실제 있는 사람을 보는것처럼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던것이 좋았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록스 호텔의 주인인 루루였다. 젊었을때는 그 특유의 싱싱하고 열정적인 아름다운 지중해 여인이 느껴졌고 나이들어서도 관록이 합쳐져서 더 원숙한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넘어선 안된 선을 넘었기도 했지만.

 

책은 지중해의 작은 섬 마요르카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책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큰 요인은 이 섬에 있었다. 지은이인 피터 니콜스는 가보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해도 마치 지중해를 눈앞에 두고서 책을 읽는듯이 과하지도 못하지도 않게 적절히 이 아름다운 곳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서 지중해의 그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느낌마저 들게 했을 정도다. 인물들의 삶을 지중해라는 배경이 참 잘 맞춰준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쓴 이 책은 참 품격있는 로맨스 멜로 소설이었다. 단순히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만 있는것이 아니라 3대에 걸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긴 호흡의 이야기여서 깊이있는 삶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독특한 전개 형식과 그 형식을 뒷받침하는 탄탄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흐름이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임에도 흡입력있게 잘 읽을수 있었다.

 

처음에는 앞에서부터 읽고 다음번에는 뒤에서부터 읽어가면 더 깊은 맛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특이하고 특별한 이야기가 아님에도 여운이 오래가는것은 그만큼 내용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은 책을 덮고 나서 일어났다. 지중해 여행을 검색하기...책을 읽으면 그럴수밖에 없을것이다. 본격 지중해애정소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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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1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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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가 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2부에서 첫장을 열 작품은 '풀잎관'이다. 풀잎관이 뭐지?

워낙 많은 관직이 있던 로마이긴 하지만 직함에서 어느정도 직책을 유추할수있었는데 이번에는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 풀잎관은 직함이 아니라 훈장이라고 한다. 로마 최고의 군사훈장. 전장에서 만든 풀로 만들어졌고 그것을 현장에서 바로 수여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받은 사람은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엄청난 군사적인 공훈을 세운 사람에게 금과 같은 보화가 아닌 한낱 풀잎으로 관을 만들어서 준다는게 언뜻보면 이상할지 몰라도 어찌보면 최상의 관이 아닐까싶다. 가장 낮은 그러나 쓰러지지않는 풀잎은 민초를 의미하고 이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뜻이란 생각도 든다. 물론 이 관을 받는 사람은 그만큼의 영예와 함께 권력도 갖게 될것이고.


아무튼 1부에서는 로마가 확장해가면서 점점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권력을 잡기 위한 여러 암투들이 벌어지고 서서히 유력한 인물들로 정리되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2부에서는 그것이 무르익은 분위기다. 1부에서 확고한 지도자의 위상을 차지한 마리우스와, 그의 부하로써 점점 그 위치가 상승하는 술라가 2부에서의 주요한 인물이다. 마리우스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여전히 용맹하면서 정의롭게 그려지고 있고 이제 법무관 선거에 나서게 될 술라는 40대의 패기만만한 야심가로 나온다. 아마 술라의 전성시대가 곧 되지 않을까싶다.


책은 처음에 술라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 여러가지 공훈과 더불어 인간적인 매력, 잘생긴 얼굴등의 이유로 인해서 법무관선거에서 당선이 될것이 확실시되었던 술라가 예상치않게 떨어지고 만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여자문제였다. 당시 원로원의 유력 의원의 아내와 이른바 '썸'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술라의 원치않은 추문이었는지 그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중적인 면모의 인물은 처음에 실패를 하게된다. 그러나 이 능력자가 계속 실패하지는 않을것이라는건 예상되고 결국 법무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의 야심이 본격적으로 이번책에서 등장하게 된다.


이번 2부에서의 근간이 되는 사건은 사람들의 욕망이라고 할수 있겠다. 로마의 정복전쟁이 계속되어 영토가 커지고 속주도 생기면서 로마인과 로마외지역민의 신분적인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이탈리아인들은 로마인이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않게 되자 반란을 일으키고 결국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어찌보면 새로운 시민이 되고 싶어하는 신세력과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려고 하는 구세력간의 전쟁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로마가 커가는데 따르는 진통이었고 또 그렇게 커가는 로마에는 새로운 법과 질서가 필요하고 수백년간 지속된 원로원 제도로는 거대한 로마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암시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정세를 어찌보면 잘 이용한 술라는 그 정치적인 위치가 더 공고해지게 되는데 선과 악의 두 모습을 뚜렷이 보이면서 나아가는 술라의 행보가 이 책에서 잘 다루어지고 있다. 이때를 동맹전쟁이라고 하는데 술라는 군사적인 재능과 함께 침착함과 노련함을 잃지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1부를 읽은지가 오래되었고 이 책도 띄엄띄엄 읽어서인지 전체적으로 내용이 조망이 되지 않아서 서평을 쓰는데도 몇번이나 다시 책을 봐야했었다. 거의 2번을 읽는 시간을 투자한끝에 전체적인 내용이 눈에 들어올수있었는데 다시 보니깐 역시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것을 느꼈다. 각 인물들의 내면과 행동의 묘사가 참 탁월하고 캐릭터 구축이 잘 되어있어서 생동감있게 느껴진다는것이었다. 그 위에 여러가지 사건들을 잘 버무려놓아서 로마사는 이 시리즈만 읽어도 알수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쉬운건 이 시리즈는 한번에 읽어야한다는것이다. 역사적인 사건도 많고 인물도 많아서 연속해서 읽지않으면 앞에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다가 제일 헷갈리는건 인물의 이름이 길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해서 한참 헤멜수있다는것이다. 그래도 쉽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수있는 이야기 구조탓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곧 진도를 따라갈수 있긴 하다. 시리즈를 연속해서 본다면 좀더 로마의 속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1부에서 마리우스가 로마가 마스터스가 되었다면 이제 2부에서는 술라가 마스터스가 될 차례가 아니겠는가. 마리우스와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술라의 전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다른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이번 풀잎관 시리즈도 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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