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16년이 미래의 16년이 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2 - 살인 게임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2
배리 리가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참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데 악마의 탈을 쓴 무시무시한 살인자도 참 여러 종류다. 사람을 곱게 죽이는 살인자는 차라리 양반이라고 할까. 곱게 살인을 하는게 아니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가하면서 잔인하게 살해를 한다는건 대체 어떤 뇌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할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악마를 쫓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단순히 경찰이나 형사로는 그런 살인자를 잡기가 힘들다고 봤는지 여러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참 창의적이라고 느꼈던것은 연쇄살인범을 처단하는 연쇄살인자였었다. 그는 자신안의 살인본능을 평범한 사람에게 나타내는게 아니라 연쇄살인범을 찾아내서 그를 살인함으로써 자신을 다스린다는 설정이었는데 참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독특함에 버금가는 사냥꾼이 나왔다. 바로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의 아들인 17살의 재스퍼 댄트! 우리로 치면 고3쯤 될만한 나이인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평범한 보통의 아이였다. 보통 가정환경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일생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편인데 이 아이는 자신이 자기 아버지의 전철을 따르게 될까봐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도 연쇄살인마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는것이다. 그런데 그 걱정과는 다르게 그는 아버지로부터 연쇄살인마로써의 각종 심리와 기술을 전수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살인자의 심리를 잘 꽤뚫고 있다. 그 결과로 그는 본의아니게 살인자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된것이다.

 

전편에서 이 저주스런 운명을 가진 재즈의 활약으로 아버지를 추종하던 연쇄살인범을 잡게 되었지만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을것이다. 그뒤로 계속해서 나오는 연쇄살인범의 검거를 위해서 재즈의 능력이 필요해질꺼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들을 자신보다 더 위대한 살인범으로 만들려는 재즈 아버지 빌리 덴트가 살아있는 한 이야기의 끝은 알수가 없다.

 

1편에서 살인자를 잡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신이 위협받게 되는 상태에서 보인 수동적인 움직임이었다면 이번편에서는 좀더 능동적인 사냥꾼으로 변모하게 된다.

살인은 재즈의 마을에서 일어난것이 아니라 저 멀리 대도시 뉴욕에서 연달아 일어난다. 그 살인범은 살인후에 시체의 몸에 번갈아가면서 모자와 개의 형상을 남겨놓는다고 해서 햇-도그 살인범이라고 알려지게 된다. 도무지 알수없는 사건의 행방으로 인해서 뉴욕경찰은 재즈에게 자문을 구하게 되고, 우여곡절끝에 사건 수사에 정식으로 가담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감옥에 갖혀있어야할 재즈의 아버지가 탈옥한것이다! 최악의 살인마의 탈옥이라..과연 그가 뉴욕의 살인에 가담했을까. 가담했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지시를 했을까. 사건은 더욱더 꼬여가고 빌리 덴트의 탈옥으로 재즈의 신변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재즈의 목적은 뉴욕살인마를 잡는 것도 잡는거지만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한 아버지를 잡는데도 전력을 쏟아야할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소년에 불과한 그가 최악의 살인마를 잡을수 있을까.

 

주인공이 소년이긴 해도 내용 자체는 완전 성인 소설이다. 살인의 과정이나 결과등에 관한 묘사가 자세하면서도 사실적이고(너무 적나라한 부분은 아예 대충 보고 넘어가기도 할 정도) 극의 진행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서 괜찮은 시리즈가 될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재즈의 성격이나 본능이 어떻게 변화될것인가를 보게 될꺼기에 그것도 나름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성선설을 지지하는 편이긴 하지만 과연 재즈같은 경우에는 어떤 피가 흐를까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분명 착한 어머니의 피도 물려받았다면 착하게 살겠지만 그 피의 반은 희대의 살인마라고 했을때 그 본능을 이겨낼수가 있을까. 책에서는 일단 선한 마음이 자신을 잘 절제하고 있는걸로 나온다. 그런데 아직 어려서 그렇지 나중에 나이들면 그 나쁜 본능에 지배당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재즈는 자신의 본능이 성적인 욕망에서 비롯될수도 있다고 보고 여자친구와의 스퀸쉽도 최소한도로 제한한다. 그런 극도의 절제력 자체가 어쩌면 살인마적인 능력에서 비롯된것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든다. 최고의 살인자는 때를 기다려서 천천히 천천히 다가오는 법이니까.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졌다. 전작에 이어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자신의 본능을 계속해서 점검, 절제하는 재즈의 모습도 잘 그려졌다. 다만 책 내용에 비해서 전개가 어떤 부분에선 빨랐지만 어떤 부분에선 느려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템포 조절이 좀더 적극적이고 속도감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색다른 설정에 따른 몰입감이 괜찮은 책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묘사도 좋았다. 주인공인 재즈의 모습도 좋았고 슬쩍 슬쩍 등장하는 살인마 아버지의 모습도 충분히 악마의 느낌이 들게 잘 그려졌다. 그리고 재즈를 돕는 친구 하위와 여자 친구 코니의 모습도 적절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코니는 재즈의 강력한 지원자이긴 하지만 꼭 하지말라는 짓은 도맡아하는 캐릭터로 나와서 짜증이 좀 났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재즈에게 어떤 도움의 결과로 나타날런지는 다음편을 봐야하겠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캐릭터 구축이 잘 되었고 설득력있게 잘 그려진거 같았다.

 

100명이 넘는 사람을 살인한 당대 최악의 연쇄살인마 아들로 태어나서 그의 '살인기술'을 전수받아 그 능력을 연쇄살인범을 잡는데 쓴다는 이 사냥꾼 이야기, 정말 읽을만하다. 1편을 읽고 2편을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2편부터 읽어도 크게 막힘은 없다. 3부작이라는데 다음편이 책 덮는 순간 벌써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에코 파크에서 보슈는 여러 우여곡절끝에 사건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파트너였던 키즈민 라이더는 부상으로 인해서 같이 일하지 않게 되었고 그 사건의 여파로 새로운 부서로 발령나 있었다. 바로 본청의 특수살인사건 전담반 형사. 이제나 저제나 새로운 사건이 떨어지지 않나 기다리던 보슈에게 새벽에 전화가 걸려온다.

 

즉시 현장으로 출발한 보슈는 이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피해자는 뒤통수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했는데 그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의학물리학자이며 여러 병원에서 방사능물질을 취급, 접근할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

 

평범한 살인사건이 아님은 곧 나타난 FBI요원 레이첼 월링의 등장으로 확고해졌다. 연방요원이 왔다는것은 테러의 가능성도 있다는것. 그리고 곧이어 한 병원에서 세슘캡슐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그 양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수 있는 막대한 양. 모든 관련 기관이 난리가 나고 세슘의 향방을 쫓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그때 보슈는 살인자를 쫓는다. 살인자를 잡으면 세슘의 향방을 알수 있다면서. 모든 수사기관의 수사방향과 다른 쪽에서 접근하는 보슈의 감각이 과연 올바른 길일까.

 

이번의 책은 전작들에 비해서 200쪽이상 짧은편이다. 신문에 연재된 작품인데 새롭게 책으로 내면서 살을 좀 붙이고 다듬었는데도 분량이 적다. 아마 신문연재상의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분량이 적은 모양인데 마이클 코넬리가 신문 연재도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왔다. 그냥 책만 쓸줄 알았는데. 그런데 긴 호흡의 책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이번 작품처럼 짧은 호흡으로 긴박한 속도감도 꽤 재미있었다.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이 다른 작품보다 신속하고 빨라서 좀더 몰입감있게 읽을수 있었다. 물론 빠른 만큼 책장도 빨리 넘어가고 그에 따라 보슈와의 이별도 빨라지는게 아쉽긴 하지만.

 

이번책에서는 보슈의 여러가지 면이 두드러졌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자신의 감이 옳다고 믿으면 그냥 돌진해나가는 스타일. 하긴 이때까지 그런 모습이 보슈의 본모습이었고 또 우리들이 열광하게 된 까닭이긴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스타일이 위험에 봉착하기도 했다. 테러에 이용될지도 모르는 방사능물질을 찾는것이 더 급한지, 살인자를 쫓는것이 더 급한지 사실 그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늘 있어왔던 경찰과 FBI의 대립에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너무 비타협적으로 나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보슈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수사의 진전이 느려졌을땐 진심으로 짜증 나기도 했을 정도였다. 패를 다 보여주진 않아도 어느정도는 유연성있게 대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치 실존한 인물에게 대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는거보면 보슈의 캐릭터에 확 동화된거 같기도 하다. 하긴 보슈의 시리즈와 함께 한 세월이 어딘데. 담당 FBI로 그전에 인연이 있었던 레이첼 웰링이 나오는데 그녀와의 인연이 이번책에서 새롭게 펼쳐지는것도 흥미롭다.

 

전작에서 파트너의 부상으로 인해서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이번에는 젊고 잘생긴 하지만 20살이나 어린 신세대 형사였다. FBI와 대립할때는 반대하기도 하고 어떨땐 좀 꽉 막힌듯한 행동을 보여주긴 하지만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을 다루지 못하는 보슈에게는 신속함과 정확함을 전해주고 체력적인 면에서 도움을 줄수있는 좋은 파트너일꺼 같았다. 앞으로 보슈가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로써 이 신참 후배를 잘 지도하지 않을까. 다음편에서 얼마나 더 발전되고 친밀해진 사이로 나올지 궁금해진다.

 

보슈시리즈의 끝은 늘 아쉬움으로 가득찬다. 다음 작품을 언제 기다리냐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이번 책은 분량도 적어서 그런 아쉬움이 더 짙었지만 내용이 비교적 빠르고 긴박감있게 전개되고 새로운 보직에서 역시나 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은 보슈를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여자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 전작에서 키즈민 라이더와 함께 일하지 않게 되어서 아쉬웠었다. 그런데 작가가 후기에서 레이첼 월링의 재등장을 시사했기에 앞으로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로와질꺼 같다.

 

사건에 대한 치밀하고 논리적인 묘사력,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듯한 캐릭터화 등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던 보슈 시리즈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거 같다. 시원한 곳에서 읽으면 정말 더 시원하게 더위를 잊을수 있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 크라이 카오스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레너드 로젠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무질서처럼 보이는것도 결국 거대한 질서의 한 일부분이라는 이론이 있다. 별 의미없는 것도 결국에는 커다란 법칙속에서 돌아간다는것. 사실 그런지 안그런지는 인간으로선 알수가 없지 않을까.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그 법칙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것이다. 이번에는 이 법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등장하는 스릴러소설이다. 아~ 어려운 이론이 나오면 안되는데...지은이가 나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 복잡한 이론을 등장시키지는 않았는거 같다. 술술 잘 읽힌거 보면 말이다. 요컨데 그 이론이 주요 모티브이긴 하지만 그 이론 자체로 이야기가 전개되는게 아니라 그 이론을 '만든'사람이 매개체인것이다.

 

주인공부터 심상치않다. 성이 푸앵카레. 실제로 19-20세기에 수학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쥘 앙리 푸앵카래'의 증손자로 나온다. 증조부가 유명한 수학자이니 증손자도 그런류가 아닌가했는데 유명한 수학자는 아니고 유능한 형사로 나온다. 그것도 국제적인 범죄를 다루는 인터폴의 베테랑 형사. 사실 인터폴이란 존재가 사법권이나 구속력이 강한게 아니라서 소설의 주인공으로는 그리 많이 나온게 아닌데 특이하게도 이 책에선 인터폴의 형사로 나온다. 그리고 유명한 수학자의 후손. 그 유명한 수학자가 이룩한 업적은 하나 둘이 아니지만 그중에서 현대 카오스 이론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 이론에 관련된것이 이야기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지은이가 아주 정밀하게 주인공과 그의 주변인을 주제 의식에 배치했음을 알수가 있다.

 

사건은 WTO 각료 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의문의 폭발이 일어나는걸로 시작된다. 그런데 그 폭발이 특이한것이 그 층만 박살이 났고 다른곳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상자도 단 한명, 폭발이 일어난 방에 숙박했던 한사람만 사망했다. 특별히 살해 동기도 없고 그렇다고 테러도 아닌 이 이상한 사건에 푸앵카레가 뛰어든다. 폭발의 원인이 '과염소산 암모늄'이란 물질이었음이 밝혀지고 이건 보통 사람이 흔하게 만들수 있는 물질이 아니었다. 게다가 폭발이 '로켓'방식으로 일어났다는것이 알려지면서 과연 누구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복잡한 방식으로 살인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의문이 일어난다. 단순한 폭발물에 의한 사건이 아니라 어찌보면 군사 기밀과 관련된 일이라서 사건의 방향이 심상치않게 흘러간 것이다.

 

우선 사망자를 확인해야했는데 그게 참 의아스러운것이 누구한테 딱히 원한 살 일도 없는 수학자였다. 그는 '제임스 펜스터'라는 30살의 젊은 하버드대 박사로써 WTO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평범한 수학자는 아니었는것이 이른바 '프랙탈 이론'의 귄위자였다. 이것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말하는건데 이를테면 나뭇잎의 구조가 결국엔 도시 도로 구조와 비슷해진다 뭐 그런 이론이다. 이것은 무질서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려는 이론이라고 할수 있는데 카오스 이론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푸엥카레와도 묘한 대비를 이루는 것이다.

 

푸엥카레는 죽은 그 수학자의 행적을 뒤쫓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하나 하나씩 실마리를 확보해나간다. 그러던중에 과거 그가 잡아넣은 반인륜 범죄자의 보복을 받게되고 피같은 그의 가족이 피습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인터폴의 본부장이 바뀌면서 며칠안에 은퇴를 하던지 사무직으로 옮기던지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며칠만에 그는 사건의 전모를 밝힐수 있을까. 가족이 눈에 아른거리는데도.

 

여러 추리 스릴러물을 봤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사실 잘 접해보지 못했다. 주인공은 물론 형사이긴 해서 풀어나가는 방식은 익숙하지만 사건과 관련된 이론이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사실 푸엥가레라는 수학자도 이름만 얼핏 들어서 어떤 사람인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가 주장한 여러 이론중에 카오스 이론이 이렇게 소재로 이어지는것이 흥미로왔다. 작은 소재로 활용될줄 알았는데 나중에보면 카오스와 연결된 프랙탈 이론이 하나의 큰 동기로 이어지는게 재미있었다. 지은이가 원래 교육관련서적으로 유명한 저술가라고 하니 이런 저런 과학적인 사실들로 이야기를 짜내는데 도움을 받았을것 같다.

 

아무튼 여러가지 과학적인 사실들을 가지고 국제적인 문제와 교묘히 사건을 엮어들어가서 인간의 신념과 슬픔, 삶등을 잘 녹여낸 지적인 스릴러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언 웰즈의 죄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5
토머스 H. 쿡, 한정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인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 내용이 만만치 않게 쓰는 작가가 있다. 처음에는 그냥 물흐르듯이 책을 읽어가다가 어느 순간되면 뭔가 깊은 굴속에 들어가는 마냥 내용에 깊이가 느껴진다. 한번보단 두번 읽어보면 그 느낌이 느껴진달까. 그런 글 쓰기가 쉽지 않은데 그렇게 쓰는 작가 바로 토머스 H 쿡이다. 평에 이르길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언어로 슬픔을 노래한다'라고 하는데 사실 가장 아름다운지는 모르겠다. 영어로 쓰여졌으니 영어로는 아름다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말로 된 책에서는 그걸 못느끼겠으나 적어도 글자 한자 한자 파내듯이 정성스럽게 글이 쓰여졌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이번에 나온 책은 형식면에서 그전에 보여줬던 책과 좀 색다른 식으로 서술되는 내용이다. 결론은 나 있고 그 결론의 이유에 대해서 추적해가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방식. 물론 그 마주치는 부분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지나칠수 있는 작은면도 놓치지 않고 뜻을 담아낸다.

 

주인공은 제목에 나와있는 줄리언 웰즈이다. 초반에 그는 자살한다. 줄리언은 그야말로 인간말종인 존재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작가였다. 세계 곳곳에 있는 잔악하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직접 찾아가서 조사하고 그런 실화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근데 그가 갑자기 죽는다니?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화자인 필립과 줄리언의 여동생인 로레타가 그 이유를 알수없는 자살에 의문을 품고 그 수수께끼같은 동기를 추적하게 된다. 도무지 알수 없는 그의 행동. 전혀 낌새도 눈치채지 못했기에 더욱더 그 진실이 무엇인지 알수가 없다. 다만 몇년전 필립과 함께 갔던 아르헨티나에서의 일들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는 정도만 알수 있을뿐. 과연 거기에서 일어났던 일과 거기에서 만난 사람이 그 후 줄리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책은 장르를 규정짓기가 애매하다. 원칙상은 추리 스릴러다. 자살한 줄리언의 행로를 추적하면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려고 하니까. 하지만 아주 복잡한 추리 기법이 동원된것도 아니고 가슴 두근거리는 추적장면이 있는것도 아니다. 내용이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의미가 간단하지 않으면서 뭔가 의미심장한 느낌이 들게 한다. 심리소설인가싶을때도 있다. 작가는 그런 형식을 통해서 뜻한바를 나타내고자 한것인가.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형식이라고 할수 밖에 없을꺼 같다.

 

책은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게 일단 내용 전개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다. 어찌보면 단순하다. 하지만 내용중에 나오는 수많은 문학 작품을 생각해보면 헉헉거리게 만든다. 필립과 로레타의 대화에서 여러 작품들에서 나오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둘 사이가 오랫동안 알고 친한 사이고 또 두 사람 모두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어서 그런 대화가 가능하겠지만 그 수많은 책을 읽지 못한 일반 독자로서는 쉽지 않을밖에. 그리고 그런 대사를 잘 집어내서 적절하게 글을 이어나가는 작가가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독특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결국 작가가 말하고 싶은것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본성과 내면은 무엇이고 어두움과 진실의 밝음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런 치열한 의식이 소설에 투영되었는것이고. 그래서 그 속의 단단함이 책에서 쉽게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거 같다.

 

책의 화자는 친구인 필립이지만 주인공은 줄리언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매력적인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인 스릴러에서 보여지는 캐릭터 구축을 굳이 하지 않았는데도 있을법한 사람으로 잘 그려진거 같다. 물론 필립이나 로레타같은 다른 사람도 참 자연스럽게 인물 묘사가 되어서 극의 사실성을 더 높이는거 같다. 그래서 내용이 주는 진득함과는 관계없이 글은 잘 읽히는 편이었다.

인간의 삶의 형태를 섬세하면서도 치밀한 서술로 다양하고도 다채롭게 보여주는 토머스 쿡의 진면목이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