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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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을 받았던 시리즈가 돌아왔다. 바로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아직 시리즈 이름이 공식적으로 붙은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데커 시리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희귀한 질병에 걸린 데커.

 

전작에서 살아도 살아있는게 아니고 죽어도 죽어있는게 아닌 상태였던 그는 그래도 억지로 살아보기로 한다. 어쩌면 그는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남은 삶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사는듯. 데커는 전편에서 인연을 맺은 FBI 요원과 함께 미제 수사 팀에 몸을 담게 되는걸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제 수사 팀에 합류하기 위해서 차를 몰고가던 데커는 정말 우연히 한 사형수의 이야기를 라디오를 통해서 듣게 된다. 흔해빠진 사형수의 이야기에 그가 관심을 가질리는 없었으나 그 사형수는 달랐다. 그의 삶이 어쩐지 그와 아주 비슷했기 때문이다.

 

사형수의 이름은 멜빈 마스. 마스는 프로에서도 군침을 흘리는 예비 프로 풋볼 선수다. 프로에 들어가기 직전 그는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부모를 살해했다는것. 모든 정황 증거가 그가 했다는것으로 가르키게 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끝내 사형수로 전락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것이다. 그리고 이제 사형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의 기구한 삶이 끝나려는 순간!! 갑자기 형의 집행이 중지되고 그는 대기상태가 된다. 이윽고 석방. 왠 석방? 그가 석방이 된것은 그 살인사건의 진범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만이 할수 있는 진술로 인해서 결국 데커가 무죄임이 판명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진범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같은 사형수였다. 사형이 집행되기전에 자신의 죄를 털어놓은것이다. 뭐 조금이라도 속죄할려고 한것인가. 그의 진술은 아귀가 잘 맞았고 신빙성이 있었기에 이내 데커의 무죄가 결정된것이다. 하지만 그게 뭔가 참...뭔가 참 타이밍도 그렇고 뭔가 너무 매끄럽다. 마치 원래 그랬던것처럼 그때 딱 맞게 일이 진행된것이다.

 

겉으로는 그럴싸했지만 뭔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었고 그것을 데커가 포착해낸다. 아주 작은, 아주 아주 작은 실마리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던 것에서 조금씩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게 되고 결국 엄청난 사실에 이르게 된다.

 

책은 전작보다 더 재미있게 진행이 된다. 절망의 나락에서 어느정도 올라온 데커의 앞뒤 가리지 않는 직진스타일이 이번 편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래도 무조건 직진이던 것에 비해서는 신호등은 보는거 같다. 왜냐하면 혼자서 활동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FBI 미제사건 특수팀에 들어와있기에 다른 팀원들이 있는것이다. 이들이 좀더 세밀하면서 침착하게 데커를 도와준다. 그래서 사건의 실체를 찾는데 많은 도움을 얻는다. 이번에는 그들의 활약이 많이 두드러진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존재감을 인식시켰으니 다음편에서는 좀더 같이 활약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는 사형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충분한 수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이 된것은 나중에 되돌리더라도 우선 살아있어야 한다. 죽고나서 진실이 밝혀지면 무엇하겠는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흉악범에 대해서 사형 시키라는 여론이 많다. 충분히 이해할만하고 100% 범죄가 확실하다면 진짜 사형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있는것도 맞다. 그런데 이 책의 마스처럼 만에하나 진범이 아닌데 사형을 당한다면? 그래서 나중에 사실이 밝혀진다면 누가 보상을 할것인가에 대해서 여로모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실행하거나 쉽게 판단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술술 잘 넘어간다. 역시 주인공의 강한 캐릭터가 잘 발휘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이야도 긴박감있게 진행되는거 같다. 이미 펴낸 작품이 많은데 어서 후속편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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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4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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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밀레니엄시리즈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표지도 이상했고 별로 들어보지 못했던 작가. 그것도 북유럽작가란다. 지금은 미국 영국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지만 그때는 유럽작가는 생소하던때. 그런데 아주 아주 재미있다고 밤샐 각오를 해야한다는 그런 추천평을 믿고 읽어봤더랬다. 결과는? 정말 밤새고 말았다. 그야말로 대박 대박이었던 것이다.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었다. 잘시간이 넘었는데도 도무지 책에서 손을 못놓게 하던 중독성...

한 기자가 오래된 사건을 추적한다는 어찌보면 복잡하지 않은 구조인데도 정말 글을 잘 썼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대체 누구야? 라며 작가의 이력을 자세히 보니 총 3부작까지 나오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는 소식에 기분좋던게 침울해졌었다. 이제 이 시리즈의 후속을 볼수 없는것인가...나머지 2부작은 정말 소중히 야금야금 읽었었다. 다시 이 작가의 책을 읽을수 없기에.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다 읽고 나서는 다시 1부부터 읽었었는데 아무래도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갈망이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시리즈가 후속이 나온단다!! 엥? 혹시 작가가 미처 발표하지 못한 미발표작이라도 있었나했는데 그건 아니고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의 스타일에 맞게 다른 작가가 쓴 작품이란다. 사실 아쉽긴 하지만 이런식으로 다른 작가가 원래 작가의 시리즈를 이어 내는 경우가 없진 않았기에 일말의 기대를 하긴 했다. 어쨌든 이 시리즈가 살아나서 보고 싶었던 인물들을 다시 볼수 있기에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은 쉽게 모방할수 있는게 아니다. 방대한 자료를 적절하게 책에 잘 융합시켜서 흥미롭게 내용을 이어나가고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잘 묘사하는 그 능력을 어떻게 다시 되살려 낼수 있을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시리즈를 이어받은 작가는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라는 스웨덴에선 나름 유명한 범죄 전문 기자 출신 작가라고 한다. 원작가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접목할수가 있을까가 이 새로운 시리즈의 포인트가 아닐까도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괜찮다다. 원작가를 너무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의 스타일에 푹 빠져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사람이 시리즈를 잇는다고 해도 마음에 안 들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원작가의 스타일이 책내용에 잘 녹아있다. 기본적인 인물 구조나 캐릭터성이 다 살아있다. 대충 읽으면 그 작가가 그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게 잘 쓰여졌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1부부터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질감없이 4부도 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스웨덴의 유명한 공학자인 프란스 발데르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그야말로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학자인데 그가 미국에서 돌연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보통의 천재적인 사람들이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그도 그런편인듯 자신의 아들을 부인에게 일임하고선 이제야 아들을 보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아들인 아우구스트는 자폐증을 가진 아이인데 단순한 자폐아가 아니라 수학과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였다. 아이의 능력에 크게 기뻐하는 프란스. 하지만 그가 그동안 했던 일과 관련해서 그를 노리는 세력이 접근하고 그런 위협을 느낀 프란스는 어떤 비밀을 털어놓기 위해서 우리의 기자 미카엘과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미카엘과 만나기 일보직전에 그는 살해당하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게다가 이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아들 아우구스트인것으로 알려지자 서로 서로 이 아이를 차지 하기 위해서 혈안이 된다. 이 아이를 차지하는 사람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던 사건을 은폐하게 되던 중요한 키는 이 아이가 쥐게 되는것이다. 과연 이 아이는 어떻게 될까. 무사할까 결국 죽게 될까.

 

이 시리즈에서는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두 명이 있다. 바로 미카엘과 리스베트. 초반부는 미카엘이 주로 나오게 된다. 미카엘이 근무하는 '밀레니엄'사는 또다시 경영 위기에 봉착한다. 1부에서도 재정난으로 인해서 외부 세력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사건의 해결을 조건으로 했기에 근본적으로 회사 경영에 어떤 간섭이 있은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다른것이 밀레니엄에 투자한 회사가 은근히 편집 방향에 대해서 딴지를 걸고 나선다. 그것의 가장 큰 축이 바로 미카엘의 축출. 바로 내보내는것이 아니라 런던 지사로 파견을 보내는 형식으로 그의 글을 중단시키려고 한다. 그런 위기에서 미카엘은 프란스를 만나게 되고 그 사건 현장에 있었던것으로 다시 일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 특유의 감각으로 사건의 진실을 정밀하게 추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 리스베트. 사실 리스베트는 프란스와도 아는 사이였다. 프란스의 기술이 해킹당한것을 조사해준것이 그녀. 그렇게 미카엘은 리스베트와 접점이 생기게 되었다. 몇년동안 그와 그녀는 연락도 없었고 만나지도 못했던 것이다. 물론 리스베트가 연락을 끊은거지만. 1편에서 리스베트가 미카엘에게 보였던 그 애정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끊길수가 있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사실은 연락만 안 했다뿐이지 리스베트는 그 특유의 해킹 실력으로 미카엘의 컴퓨터를 들락날락거리면서 그가 잘 있나 늘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미카엘의 신상에 큰 문제라도 있었으면 당장이라도 달려왔을듯. 그런 상황을 미카엘도 알고 있었고 이제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리스베트에게 모종의 방법으로 연락을 취하게 된다.

 

기존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사회적인 문제들이 이번편에서는 좀더 확장해서 국제적으로 사건이 일어난다. 단순히 스웨덴에서만 문제되는게 아니라 미국도 연계가 되어서 미정보기관요원이 직접 스웨덴까지 날아오기까지 한다. 이런 사태에 리스베트가 한가운데 있게 되는 것이다.

 

사건은 정교하게 설계되고 감추어지고 집행이 되고 있었다. 그것을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추적하는 형식이 되는데 각 시리즈에서 나오는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면서도 흡입력이 있는게 사실이었지만 이 시리즈에 취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두 주인공에 있다.

특히 리스베트. 이 고혹적인 여전사는 1부에서부터 대단한 능력과 함께 여성과 남성을 넘어서는 그만의 독특한 성적인 매력과 함께 컴퓨터에 관한한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편에서는사건에 더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모습과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서 더 흥미롭게 보였다.

 

이 시리즈에서는 여주인공이 어쩌면 남성인물들보다 더 능력있게 보인다. 단순히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이는것이다. 그 정점에 리스베트가 있는 것이고. 그리고 이번편에서는 중요한 직책에 있는 여성들이 활약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마찬가지로 그런 능동적인 모습이 내용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여성 민폐 캐릭터가 거의 없다고나 할까. 물론 여기에는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이나 지위가 높은 스웨덴이라는 사회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1부부터 봐왔는데 불우한 출생과 어찌보면 외롭던 리스베트가 애정을 느끼게 되는건 남자 주인공인 미카엘이다. 정의감에 불타는 유명 기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년의 남자에 불과한데 그런 그에게 리스베트가 왜 그리 빠져들까. 어쩌면 자신의 출생에 관여했던 한 남자의 비열함과 대비되는 인물이어서 그런거가 아닐까도 싶다. 바르고 기대고 싶은 남자. 그런데 아쉬운건 이 두 사람이 편하게 같이 있질 못한다는 것이다.

 

미카엘은 리스베트에 대한 남다른 정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전부터 오랫동안 정을 나누고 있는 같은 회사의 여성이 있다. 근데 그 여성은 결혼한 상태인데 이혼도 안하고 가정을 지키면서 연애는 딴 사람과 하는것을 공식적으로(?) 남편에게 허락받은 상태다. 역시 북유럽식의 유연한 부부관일려나. 아무튼 그런 사이에서 빠져나와서 리스베트와 좋게 잘 지냈음 하는데 이번편에서도 그런 알콩달콩한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

우리의 리스베트가 이제는 좀 정착하게 해주면 안되려나. 다음편에서 이 두 사람의 사이가 더 각별해졌음 하는 바램도 생긴다. 생이별은 그만좀 시키고.

 

책은 원작가의 시리즈처럼 밤새워서 봤다. 조금만 읽고 자야하지 했는데 어느새 날이 밝음과 동시에 책의 끝까지 읽고 말았다. 일단 이야기의 몰입감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수 있겠다. 재미있어도 끊을수 있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재미있으면서도 끊기가 힘든거 보니 괜찮게 이야기가 잘 짜여진거 같다. 아쉬운것은 리스베트가 해킹에 소질이 있긴 하지만 너무 무소불위의 실력자로 등장하면서 캐릭터와 좀 가까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밖에서 나와서 활약해야하는데 온라인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다보니 늘 보이는 미카엘에 비해서 아쉬움이 있는것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편하게 만나게 해주는 장면을 넣은건 좋다. 다음편에는 각각 따로 떨어져서 활약하지말고 1편처럼 같이 파트너로 활약했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쁨과 우려가 공존했던 밀레니엄 시리즈의 후속편. 시리즈가 이어진다는 기쁨과 함께 바뀐 작가가 시리즈를 망치는건 아닌가 싶었던 걱정을 이만하면 다 날려버린게 아닌가 싶다.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번에 새롭게 나온 이번 편에 만족할수 있을꺼 같다. 책 덮음과 동시에 벌써부터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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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우울 법의학 교실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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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일어나서 그 흔적을 조사하는것은 경찰의 과학수사대가 할수있지만 사람과 관련된것은 최종적으로 법의학팀이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은 비교적 서양에서 많이 발달했다. 아무래도 이런 작업이 고도의 의학적인 기반위에서 이루어지고 현대 의학은 서양에서 발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미국의 법의학 시스템을 많이 보아왔다. 드라마에서도 많이 접했고 또 법의학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시리즈 소설도 있다. 어찌보면 미국쪽 법의학드라마에 익숙한 편이라고 할수있다.

우리나라에도 법의학수사가 있지만 미국처럼 시스템화 되어있지않고 직접적인 수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수사의뢰를 받아서 조사만 해주는터라 좀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웃 일본은 의학이 동양국가중에서는 의학이 발달한 나라인데 미국처럼 법의학적인 수사를 하는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나온 히포크라테스 시리즈가 일본의 법의학을 배경으로 한 추리 스릴러라서 흥미로운 느낌이 들었다. 미국이나 유럽같은 서양과는 또다른 느낌의 법의학 스릴러인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2편인데 1편에서 대략적인 인물들이 소개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것인가에 대한 서장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편에서부터 본격적인 법의학 스릴러가 진행된다.

 

1편에서 법의학자가 아닌 법의학 교실의 학생으로 여러 사건들을 겪게 된 주인공 '마코토'가 이번편에서는 드디어 정식 조교이자 실제로 부검하는 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콤비가 될듯한 고테가와 형사가 나온다. 이 두 사람의 활약이 중심이 되면서 법의학실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서 전체적인 얼개를 이루고 있다.

 

이야기는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각 이야기에서 각 한명씩의 의문사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죽음이 의심이 된다고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이른바 '커렉터'. 자신을 교정자라고 칭하는 그는 경찰 내부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사실들을 이야기하면서 진실을 밝힐것을 요구한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 그는 정의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방해자인가. 그런 상황에서도 법의학실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서 사인을 밝히는데 주력한다.

 

미국식의 법의학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책을 보니깐 어찌보면 환상이 깨졌다고나 할까. 나름 시스템화되어있고 인력도 풍부한 서양의 법의학팀에 비해서 일본의 상황은 그야말로 간판만 달고 있는 형편이었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법의학실 인원은 단 세명. 갑자기 증가한 사건들을 소화하기란 힘든 상황이었다. 아마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체적인 일본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닌가싶다. 하기야 우리나라도 국과수와 그 산하 몇곳의 국과수 분원을 제외하면 제대로된 법의학팀을 운용하기가 힘든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땅이 넓은 미국과는 사건의 양과 질이 다른탓이라서 그런게 아닐까도 싶다.

 

이야기는 재미있다. 각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잘 확립되어있고 특히 주인공 마코토가 위치나 실력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흥미로왔고 아주 흉악한 범죄는 나오지 않지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름의 동양식으로 해나가는것이 미국식과 대비되면서 재미있게 잘 읽을수 있었다.

하나의 사건으로 쭉 이어지는것이 아니라 교정자를 매개로 여섯가지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것이 결국 하나로 합쳐지는 형식이어서 긴장감도 있고 흥미로왔다.

 

이제 조금 맛을 본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된다면 더 복잡한 사건도 나올것이다. 관련해서 법의학실도 확충되지 않을까. 배경이 우리에게는 좀더 가깝게 느껴지는 이웃 일본의 법의학스릴러라서 그런지 몰입감도 좋다. 시리즈가 얼른 이어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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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이유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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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리 스릴러쪽 장르문학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느정도 이름은 알만한 시리즈가 존 리버스 시리즈다.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국민작가이면서 출간즉시 무섭도록 팔리는 베스트셀러 저자인 이언 랜킨이 만든 형사 존 리버스가 주인공인 형사물인데 범죄 문학의 역사가 깊은 영국에서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국민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이야기의 배경이 수도인 런던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라는 점이다. 우리로 치면 대구나 부산 광주가 무대랄까. 분리 독립 주장이 있을 정도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우리는 잘 못느끼지만 아마 영어 원작을 볼수있다면 그 묘한 뉘앙스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아무튼 같은 영국안이라고 해도 여러 지역이 무슨 딴나라같은 느낌이 들수있는곳이 이 나라인데 그런 상황을 잘 드러낸것이 이번에 나온 이야기다.

 

한창 페스티벌로 시끄러운 에든버러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것도 고문받고 총맞은 채로. 현장에 출동한 리버스는 이것이 그냥 단순할 범죄가 아니라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해라는 것을 알게된다. 바로 아일랜드공화국군이라고 불리는 테러단체 IRA. 이 단체가 개입했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이들은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각종 테러와 소요를 일으키는 영국의 골치덩이였다. 사실 최근에는 이것이 평화롭게 해결이 되었지만 이 책이 쓰여질 당시에는 엄연하게 당면한 문제였던 것이다.

 

아무튼 단순 사건이 아니었던터라 근무하는 경찰서에서 스코틀랜드경찰국의 테러 전담 부서로 파견된다. 혼자만 달랑 간거기때문에 뭔가 굴러들어온 돌 같은 리버스는 그 부서에서 환영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중 피해자의 밝혀진 신원이 더 놀랍다. 바로 리버스가 잡아넣은 강력한 악당 캐퍼티의 아들이란다. 감옥에 갖혀있는 캐퍼티는 어서 범인을 잡으라고 리버스를 닥달하게 되고 물론 그 범인을 자기가 죽이겠다는것이겠지만.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살인 사건. 여러방면에서 다른 압력을 받게 되는 존 리버스였다. 머리가 산란해지는 그때 애정 전선에도 균열이 생기고 그야말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여러가지를 신경써야했던 리버스였다.

 

이번 책은 이때까지의 존 리버스 시리즈중에서 뭐랄까 제일 규모도 크고 긴장감도 더 있고 압박감도 있었던 사건이 아닐까 싶다. 앞시리즈에서는 어찌보면 개인의 사건이고 정치적인 면이 있는 사건이라서 아기자기했다면 이번 사건은 테러와 마주하게 된것이다. 그리고 희대의 악당의 사적 복수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 그래서 더 긴박한 분위기의 이야기여서 다른 시리즈와 차별되는 면이 있는 시리즈였다.

 

존 리버스는 집요하면서도 치열한 형사다. 그리고 상황을 종합적이면서도 넓게 보는 스타일이다. 다른 형사들은 하나하나의 단서를 쫓고 검증하고 모으기에 급급하지만 리버스는 그것을 다 이어서 전체적인 그림이 되게 한다. 균형적이고 입체적으로 사건을 바라 보는것이다. 그래서 그는 팀플레이를 중시했고 이번책에서 다른 부서로 파견나갔을때 그것이 안되어서 답답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는 그의 통찰력있는 수사 능력이 경찰서내에서 그의 위치를 증명해주는것이다.

 

하지만 리버스가 아주 강직하고 뻣뻣한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피력할때가 있다. 그러나 상관에게 나름 좋게좋게 말할줄도 알고 분위기를 그때그때 맞게 잘 맞춰간다. 어떨때는 약하게 어떨때는 강하게. 그래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이 시리즈의 인기를 이끌게 하는 요인이 되는게 아닌가싶다. 우리 주위에 흔히 볼수있는 편안함. 그러면서도 의리있고 다정하고. 이런점들이 영국여성들에게 먹혔나. 우리의 리버스형사는 여복이 많다. 이미 매력적인 의사와 잘 사귀고 있는데 잊는듯하면 매력적인 또다른 여성이 나타나서 리버스를 흔들리게 한다. 보통은 불굴의 의지로 잘 찾는 리버스가 이번책에서는 순간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이 오는데 읽다보면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번 책은 영국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라서 조금 복잡할수도 있다. 북아일랜드와 영국과의 관계와 함께 그것이 신교와 구교간의 종교적인 문제와 결부가 되어서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수도 있는것이었다. 관련된 여러 단체들이 나와서 좀 헷갈릴수도 있는데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는 부분이라서 이것이 잘 이해되면 전체적인 사건 맥락을 파악할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전작들에 비해서 리버스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이것은 곧 그와 단짝이 되어서 나오는 다른 캐릭터들의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다른 조연들과의 티격태격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이번책에서는 많이 줄어들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좀더 큰 규모의 사건에서도 멋지게 활약하는 리버스의 모습을 볼수있어서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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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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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디버는 링컨 라임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인데 링컨 라임은 철저하게 증거위주로 드러난 증거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스타일이다. 그것이 정말 방대하고 치밀해서 읽는내내 스릴감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데 그 링컨 시리즈의 스핀오프격이라고 할수있는것이 이번에 나온 '캐트린 댄스'시리즈다. 나는 댄스시리즈라고 부르는데 이미 링컨시리즈중에서 조연으로 나온적이 있다. 링컨 라임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건을 추격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주는 시리즈라고 할수있는데 작가도 그것을 알고 다른 시리즈로 만든것같다.

 

캐트린 댄스는 이른바 행동분석관이다. 행동이나 동작을 보고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프로파일링한다는 것인데 링컨의 입장에서 보면 콧웃음칠 일이다. 물론 캐트린도 링컨의 주장을 100% 다 따를 생각이 없다. 사람의 심리는 결국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게 되어있으며 그것을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할수있다는것을 증명할려고 한다.

 

사실 처음에 댄스의 모습은 얼핏 느끼기에 셜록 홈즈가 생각났다. 셜록 홈즈 이야기를 보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직업이나 나이나 아침에 무엇을 먹었고 성격이 어떻고 그런것을 금방 맞춘다. 마치 마술을 부리는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결국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습관 등을 추리해서 맞춘것인데 캐트린의 방법과 유사하다. 물론 캐트린의 분석이 더 과학적이고 더 세밀하긴 하겠지만.

 

이야기는 단순하다. 유명한 가수를 스토킹하는 스토커를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가장 큰 줄거리다.

인기있는 컨트리 뮤지션인 '케일리 타운'이 대형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공연 스태프가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 사고는  단순사고가 아니라 누군가를 노린 살인이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여러 사건과 살인. 이 모든 일의 주요한 용의자로 '에드윈 샤프'가 떠오른다. 그는 이미 많은 스토킹전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케일리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다시피하고 있다. 그가 유력한 용의자 같은데 증거는 없고. 결국 다른 용의자가 있을것인가.

 

이번의 이야기에서는 초반에 유력 용의자를 밝혀두고 시작한다. 그 용의자가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것이 캐트린의 임무인것이다. 그런데 이 샤프가 보통이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드러날 행동이나 심리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야말로 평정의 상태. 무슨 부처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수가있을까. 게다가 알리바이도 있어서 그가 진짜 범인인지 단순한 광팬인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캐트린은 그의 주변인물을 분석하면서 그의 본모습에 조금씩 다가간다.

 

그래도 사건의 진척이 없을때! 마치 로버트 태권브이가 짠하고 나타나듯이 링컨 라임이 나온다.

사실 링컨 라임이 나올줄은 몰랐는데 나와도 그냥 등장만 하고 말까했는데 비교적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온다. 링컨의 예의 그 스타일대로 많은 증거물을 가지고 의미를 분석해내는데 캐트린의 사건 추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잠깐의 등장이지만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성깔도 여전했고.

점점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는 캐트린. 그리고 이어지는 진실들. 막판에 약하긴 하지만 반전도 있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책은 제프리 디버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술술 잘 읽힌다. 치밀한 증거조사로 논리적으로 진행되는 다른 책들에 비해서 동작학 전문가의 추적은 색다른 느낌을 주는거 같다. 어찌보면 살짝 답답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과학적인 분석으로 사건을 헤쳐나가고 그 자체가 심리싸움이기도 해서 색다르게 느낄수 있는 심리스릴러로써 괜찮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은근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는 캐트린의 로맨스도 재미있게 잘 읽혔다. 아무래도 신체적인 제약이 있는 링컨 라임에 비해서 좀더 편하게 작가가 서술한거 같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그녀의 사랑의 방향도 흥미있게 진행이 될듯해서 이래저래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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