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구두구두구두구~~~ 

방학 전 아이들을 들들 볶아댔다. 다 함께 웅진 출판사의 독후감 쓰기 대회에 응모해 보자고 말이다.  

나 : 잘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맘 먹고 한 번 써 보는 것도 중요하단다. 열심히만 써라. 꼭 붙을 수 있게 해 줄게. 

아이들 : 안 붙으면 어쩔건데요. 

나 : 나만 믿어라. 자신있다. (겁도 없이!) (쳇, 미리 안 될 것을 걱정하는 너는 참 잘 안 되겠다.) 

 

그리고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괜히 큰소리 쳤다. 걸리고 싶은 것은 나의 마음이지만, 심사위원의 마음은 아니니 말이다.  

각 출판사별로 실시되는 독후감 대회는 많지만, 그걸 다 응모하기란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만만찮은 일이니까, 그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그 중 작년에는 비룡소, 올해는 웅진주니어를 골랐다. (기준? 내 맘대로다.)   

32명의 아이들 중 죽어도 못 쓰겠는지 4명은 중도 탈락이다. 그리고 오늘 발표! 우와, 우리 반이 있다. 만세다.  

그 중 한 명이 행운상에 걸렸는데, 방학이 끝나는 날까지 못 적고 방학 중에 낸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걸렸다. "봐라, 얘들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행운의 여신이 우리에게 미소 지을 수도 있단다."

단체상 100권 받으면 아이들에게 3권씩을 주고, 나머지는 학급문고에 넣기로 했는데, 응모하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이 공평하지 않겠냐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 꼬셔서 격려차원에서 1권은 줘야지!  

아이들의 우렁찬 함성소리와 함께 마음이 구름처럼 두둥실 떠올랐다. 책이 올 날을 눈이 빠지게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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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바이러스 안철수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3
안철수 지음, 원성현 그림 / 리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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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우리 반 책읽기 주제는 '내 인생의 멘토를 찾아서'다. 이전과 달리 인물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무척이나 다양하다. 전집 속에서 틀에 박힌 아주 위대한 인물 이야기만 만나왔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 독서환경보다 무척이나 다양해진 요즘 아이들의 환경이 끝없이 부럽다. 다른 도서도 마찬가지지만, 인물 이야기 또한 출판사의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위대한 인물을 책으로 만나는 시간은 예전에 비해서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재미있다.) 

안철수,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의 대가인 그는 같은 시대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인물이기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썩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는 말은 비록 그가 우리 나라의 가장 좋은 대학 출신의 의사였다 할지라도 우리를 기죽지 않게 한다. 그가 그렇게 한 것처럼 책을 열심히 읽으면 어쩌면 느리더라도 성공할 수도 있을거라는 희망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더 마음이 놓인다.  

2학기를 시작하면서 도덕 시간에 '공익'에 관한 학습을 하고 있는데, 안철수는 참 좋은 본보기 인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겠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몰라라 하지 않으며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한 V3 백신 프로그램, 어려운 시기 미국 거대기업의 회사매각 제의를 나라와 이웃을 위해 거절할 수 있었던 용기, 나누는 삶에 대한 끝없는 고민... 그는 우리 아이들의 멘토로서 조금의 부족함이 없다고 보아진다. 나에게도 말이다.  

부익부 빈익빈! 어린 시절부터 누리면서만 산 아이들이 우리 나라를 이끄는 주역이 되어 못 배우고, 가난한 이들의 설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꼭 함께 나누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이 고민을 함께 해 줄 수 있는 것이 책이라 여겨져서 (아이들이 간접경험이나마 또래 친구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보면 좋겠다.) 나는 조금의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아이들에게 책 이야기를 한다. 부족하지 않았을 의사 집안의 아이로서의 안철수는 어쩌면 많은 책들을 통해 나누는 삶에 대한 고민을 품고, 풀어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하여 본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어서 무척 좋다. 많은 이야기들이 최근에 그가 나온 무릎팍 도사에서도 언급 된 것들이라 우리 아이들은 나의 책 소개 이야기를 무척 아는 체하면서 들었다. 아이들에게 무척 좋은 말을 걸어 줄 책으로 이 책을 강추한다.  

사족)좋은 책을 선물해 주신 리젬 출판사와 (사) 행복한 아침독서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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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비오는 날 창비아동문고 163
이가을 지음 / 창비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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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것 같다. <가끔씩 비 오는 날> 쓸모있어지는 못에 관한 이야기. 따지고 보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또 다른 <강아지똥> 이야기 같기도 하다. 숨가쁜 갈등구조도 없지만 그저 잔잔하게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던 이 이야기가 들어있는 동화집을 통째로 읽고 싶었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어 기쁘다.  

이 동화집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이 동화는 어른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 속하는 우리 반 아이들이 이 책을 읽게 되면 내가 느끼는 이 감동을 함께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살아온 시간이 많지 않은 까닭에 복잡한 세상살이 이야기는 그네들에게는 조금 멀어보이고,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세계에서 동떨어진 감도 있다.  

<구슬비>의 작가 권오순님의 이야기는 이 아름다운 동요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고, 탄광 마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특수반 아이들을 돌보던 중 병을 얻어 세상을 달리하셨다는 임길택 선생님의 이야기는 가슴을 찡하게 했다.  (같은 병으로 임길택 선생님과 비슷한 나이에 돌아가신 참 좋으셨던 우리 5학년 때 담임 선생님도 떠 올라 더 찡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분청사기>였는데, 내가 사는, 아니, 내 친구가 사는 동네의 이름이 나와서 왠지 더 친근감이 느껴진 것 같다.  나름의 반전!

잔잔한 이야기 한편한편이 오래도록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참 좋은 동화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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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9-20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 하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런 류군요.
 
찐찐군과 두빵두 문지아이들 74
김양미 지음, 김중석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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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아이들 둘이 만나 친구가 된다.  

아버지의 부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친구가 된 두 아이는 한 명은 말이 없고, 한 명은 무척 말이 많다.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똑같기에 친구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알아 서로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었다.  

찐찐군과 두빵두는 분명 이름은 아닐터! 어떻게 하여 만들어진 별명일까?  

재미있는 생각이 책 제목이 되고, 책 이야기가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넘어갈 수 있었다.  

찐찐군과 두빵두가 같이 행복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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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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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저드 베이커리~

솔직히 말하면 이 책 읽고 마음이 무척 복잡했다.

제 2회 창비 청소년 문학책으로 선정 된 이 책은 1회의 ‘완득이’ 열풍에는 못 미치더라도(아닌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책은 무척 재미있게 쓰여졌고, 독자의 마음을 홀딱 뺏어가고도 남았다. 하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가정폭력, 유아 성폭행 등이어서 초딩들에게 읽히는 것은 참 조심스러운 일이다. 이 책을 꼭 읽고 싶다던 5학년 여자 아이에게 내밀었다가 정신적인 쇼크를 받지 않을까 하는(아무리 요즘 아이들이란~ 해도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의 세계는 순수하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다.

책이 생겼으나 중학생 정도 되어 읽으라고 했더니 이 책을 읽는 것이 소원이었던 소원양은 내 뒤를 쫓아다니면서 제발 읽게 해 달라 그러고, 재만이는 자기는 사서 읽을테니 안 빌려 줘도 된다 그러고... 못 읽게 하니 아이들이 더 읽으려 하는 것이 앞으로 독서지도법으로 이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야 이야기할 필요 없겠고,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가는 나의 삶을 마법의 힘을 빌어 변화를 주면 그것은 다시 부메랑이 되어 내 삶에 또 다른 안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 고로 내 삶의 무게는 내가 지고 나가면서 해결해야 한다는 큰 가르침이 이 책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무척 의미있는 책이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처럼 우리는 우리가 가지 않은 또 다른 길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을 가지고 나의 선택이 잘못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데, 나의 선택이 비록 원하지 않는 방향의 결과를 가져왔다 할지라도 최선의 선택이었기에 그 책임을 스스로 질 줄도 알아야 하리라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나는 간결체 문장을 좋아하는데 이 책의 내용에 폭 빠져 들기 전까지 작가의 문체는 왠지 꺼끌꺼끌한 느낌이 들었다, 글이 죽 읽히지 않고 뚝뚝 끊겨서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것이 조금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것도 초반을 넘어서면 금세 익숙해지니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 책을 5학년에게 읽혀도 될까? 아직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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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1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학년이라면 절대 권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들이 찾아서 읽더라고요.ㅜㅜ
이 책 읽으면 부모도 불신하게 될 조짐이....흑흑

희망찬샘 2009-11-18 06:59   좋아요 0 | URL
갈등갈등하다가 학급문고에 넣었다 뺐다... 지금은 다른 사람 줘 버렸네요.

요구르트소녀 2009-12-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 그렇게 극구 말리니 더욱더 호기심이 생기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