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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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책을 받아보고 '허걱' 했다.  무슨 넘의 책 두께가 이리도 두꺼운 것이냐며 놀랬고, 당최 어떻게 읽어낼지 하는 막막함도 들었다.  요즘은 가벼운 책만 찾아 읽다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두꺼운 책은 사실 처음엔 버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실제 책을 읽어 나가면서 초반부에는 상당히 느려터진것이 우려했던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이 두꺼운 책의 함정속에 빠지면 한없이 가라앉듯 읽는 속도도 전혀 나지 않을거 같은 불안함.  우려는 실체로 들어났고, 초반은 거의 지금 내가 배우는 초보 수영 수준으로 아주 허우적 대며 읽었다.  아니, 초반엔 정말 읽어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그만큼 속도가 안나간건 사실이니까.  그러나, 음  작가의 필력이 나쁘지 않았음일까?  아니면, 내가 프랑스 소설 역자중 최고로 치는 "이세욱"씨의 글이어서 그랬을까?  조금씩 조금씩 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600여페이지가 두껍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술술 읽혔던것 같다.  물론, 그만큼 작가의 필력이 나쁘지 않았던 것이겠지만......

 

사실, 되도록이면 다른사람의 리뷰를 보지 않고 나만의 리뷰를 쓰는 편인데, 이책은 어째 다 읽고나서도 리뷰를 쓰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좀 막막했고, 두께에 비해 얘기할 내용도 그렇게 많은 느낌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며 답을 찾아 내고자 용을 썼다.  물론, 그다지 큰 답을 찾아 내지 못했고, 결국 내 나름의 느낌으로 머리를 쥐어짜야하는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내용으로 보자면 600여페이지를 할애할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간단하다.  바람둥이의 피를 이어받은 가브리엘이지만 자신만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기위해 자신의 집안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연락을 끊고 살아오다 어느순간 그 안락함의 영역이 와르르 무너져버리고 우연히 만난 두아이의 엄마에게 빠져들고 마는 불륜의 시작.

 

그렇다.  간단하게 말해버리자면 불륜소설(?)인거다.  하지만, 이책에서는 불륜으로 치부하기엔 뭔가 색다른 맛이 있다.  작년쯤엔가 "이토록 지독한 떨림"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 책도 프랑스소설이었고, 불륜을 다루고 있었다.  그책에선 첫사랑의 순수함을 잊지 못한 남녀가 불륜으로 이어지는 내용이었는데, 나름 첫사랑이라는 이유(?)가 깔려있었으면서도 나는 그 책에 공감할 수 없었고, 그냥 그들의 불륜행각이 짜증났었다.  게다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랑이기도 했다.  (그들은 분명 사랑이라고 외치고 있었으므로......)  그런데, 이책은 첫사랑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스쳐지나가듯한 만남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느끼고 가정이 있음에도 서로를 향하는 분명 불륜임에도 색다름이 있다.  여기서 작가의 필력은 물론이려니와 그 느낌을 얼마나 제대로 살려주느냐에 따라 공감대가 형성되고 감정이입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차이가 생기는 듯 하다.  예전에 읽었던 그 소설에서 짜증만 났다면 이책은 왜 제목이 "오래오래"이며 그들의 사랑(?)에 손가락질만을 할 수 없는지 확연히 그 느낌이 드러난다.  그렇치만 말이다.  나는 결혼제도에 익숙해진 사람이고 도덕적인(?) 사람이니(ㅋ) 그들의 사랑을 욕해야하는게 맞는데...... 이거 옹호하면 안되는데 말이다.  그게 아이러니고 갈등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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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먹는 두꺼비
송현승 지음, 장동일 그림 / 아롬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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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왜 자꾸만 책 제목이 "글먹는 도깨비"로 변하는 걸까?  자꾸만 두꺼비가 도깨비랑 혼동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역시 3초 기억력이란......

 

참 소재는 참신하다.  요즘 동화책들을 읽다보면 어디서 이런 기발한 소재들이 생겨나는지 감탄해마지 않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상상하고 이야기를 써내는 동화작가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강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문제는 소재는 참신하나,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뭔가 빠진듯한 아쉬움이 드는건 왜일까나?  소재의 참신성에 비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글먹는 두꺼비를 상상하는 것.  이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나는 글을 먹는다는 생각은 커녕, 책을 씹어먹었다는 예전 선배들의 이야기조차 그냥 웃고 넘어가버리고 마는 실정이고 보면 글을 먹은 두꺼비가 똥으로 글을 써낸다는 생각은 오~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게다가 예전 신화를 엮어 두꺼비를 쫓는 할아버지와 책속의 두꺼비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술래잡기 또한 나름 괜찮은 설정이었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고, 아쉬움이 드는 이 기분은 뭘까?

 

너무 어른의 눈으로 책을 읽어서 일까?  요즘 동화책을 제법 읽어내면서 예전에 동화책이 우습다는 편견을 가졌던 내 시각이나 느낌도 많이 바뀌었는데, 이책은 읽으면서 '이거 뭐 좀 유치한' 이라는 생각이 든걸 보니, 다시금 세상에 물든 어른의 심성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사람이 돼 버린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료적 가치와 연구를 무시하고 무조건 두꺼비를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눈높이가 난 싫었고, 실제 두꺼비를 너무 싫어하는지라 그 두꺼비를 만지는 아이들의 손길을 뜨허~하며 징그러워해서 싫었던거 같다.  두꺼비를 만지는 아이들의 손을 의식한걸 보면 책으로의 감정이입은 엄청나게 잘된거 같은데, 왜 동화책속의 깊이있는 내용은 이해가 안가는 걸까나?

 

두꺼비를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도 별 감동도 못 받아서 뭔가 좀 아쉬운 책읽기가 되어버린거 같다.  그냥 에둘러 말한거 같은데, 솔직히 재미가 없다.  이래선 아이들에게 읽으라 권하기도 아쉽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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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2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르네상스) 2
노희경 지음 / 르네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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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희경식 사랑은 이리도 아플까?  매번 그녀의 작품속에 녹아든 주인공들을 보면서 참 사랑...... 쉬운게 없다. 라는 말을 실감한다.  하지만, 현실은 평범하게 만나서 평범하게 사랑하는 이들도 많은걸?  다만, 노희경이기에 그런 아픈 사랑들을 만들어내고, 그 사랑들에 아파하는 이들을 같이 울고 웃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빠담빠담1권에선 대본집이라는 특수성과 드라마 한장면 한장면 상상하며 읽느라 속도가 좀 느려졌었다.  그런데, 2권을 잡고보니 이제 대본집의 특수성도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한지민과 정우성의 연기를 상상하는 것도 조금은 익숙해져서 1권보다는 빠른 스피드로 읽어내려갔다.

 

본격적으로 깊이 있는 사건을 다루며, 강칠의 누명이 벗겨지고 더불어 기적은 정말 있는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나오는 2권은 손에 땀을쥐게 하는 절정을 치달아 가는 이야기였다.

 

세상을 전부 놔 버리고자 하는 강칠과 그런 강칠을 안타까운듯 바라보는 지나, 국수, 정, 그리고 강칠의 모......  모두들 그 어느 누구도 강칠을 쉽게 놔 주려 하지 않았다.  왜?  결국 사랑하니까.  그 어떤 이유도 없이 그저 사랑하니까. 

 

자신이 떠나고자 한다고해서, 포기하고자 한다고해서 포기 할 수 없는 삶.  그래,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매일매일의 기적을 위해서......

 

기적이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매 순간순간이 기적이었다는걸 노희경 작가는 이 드라마에서 얘기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사랑이 기적을 만들고 우리는 그 기적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고 말하고 있었다.

 

천사가 있고, 천국이 있다고해서 기적이고 행복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에 우리는 늘 천국에 있고, 늘 곁에 수호천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참 현실적인 이야기를 주로 써 오던 노희경 작가가 이번참엔 약간 판타지적인 욕심을 낸 듯 하다.  물론, 기적이 우리 곁에 있음을 보여주고자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그래도 그래픽이 필요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1권에 비해 손에 땀을 쥐게 하긴 하지만, 재미면은 솔직히 1권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간만에 만난 노작가의 이야기는 또 오랜만에 내 가슴속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되새기지 않았나 싶다.  곧 <그사세>의 대본집을 사서 봐야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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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띄어 써야 돼?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7
박규빈 글.그림 / 책과콩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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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정말 기발한데, 정말 기발한 동화책인데...... 소재가 정말 멋진데.....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용이 좀 아쉽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데, 어째 읽어보니 기대에 좀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글을 읽고, 쓰기를 배우지만 띄어쓰는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이나 어른인 나역시도 띄어쓰기는 늘 숙제다.  간단하고 기본적인 띄어쓰기는 하지만 어떤부분은 띄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이 될때가 무척 많다.  그래서 이책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이야기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니 뭔가 좀 당황스럽다.  띄어쓰기 하는 아이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부분은 좋았지만 너무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린 느낌이 드는건 왜지?

 

띄어쓰기 잘 못 하면 정말 엄마가 가방에 들어가고, 아빠가 가방에 들어가긴 한다.  그리고 죽대신 가죽을 먹는 아빠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띄어쓰기의 부분을 강조한것은 좋았지만, 왜 띄어쓰기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뭔가가 빠진거 같아서 아쉬움이 드는 느낌이다.

 

동화책이니 너무 큰 기대를 한 내 잘못도 크긴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내용이 아쉬웠던 부분이다.  띄어쓰기에 대해 누구나 다 생각과 고민을 하지만 이런 이야기로 나온다는 건 신선하니까....  그치만 소재의 신선함이 내용의 신선함을 뛰어넘질 못했다.  그부분만 보완됐다면 정말 재미나고 즐거운 동화책이 됐을텐데.......

 

그러나 저러나, 아이들 뿐 아니라 나 역시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고 있기나 한건가?  우리나라 말은 매번 느끼지만 너무 어렵단 말이다.  나도 처음부터 다시 국어공부를 해야할까 부다.  당최 어디를  띄우고 어디를 붙여야할지 헷갈린다.  이거 초등학교부터 다시 입학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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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1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르네상스) 1
노희경 지음 / 르네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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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나 노희경작가 매니안데 생각해보면 정작 드라마를 챙겨본건 많치 않다.  예전, 아주 예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며 펑펑 울면서 시작된 그녀에 대한 애정은 "거짓말"에서 정점을 찍었던거 같다.  그러면서 그 드라마 안 챙겨보는 언니한테 한번 봐보라고 정말 정말 대사들이 예술이라고 입에 침 튀기며 흥분했었던거 같다.  그후로도 "바보같은 사랑", "玆�" 등 몇몇편을 봤지만 어느순간 그녀의 드라마를 멀리 했었나보다.  그래 그녀는 매니아틱했지.  한번 보기시작하면 빠지는데 처음부터 챙겨보지 않는다면 잘 안 보게 되는 뭐 그런거랄까.

 

결국 이 드라마 "빠담빠담"도 지상파가 아닌 종편에서 방송을 하니 기회는 있었지만 딱히 찾아보진 않게 됐었다.  정우성, 한지민이라는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나는 외면을 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책으로 만나게 되다니..

 

사실 처음 몰입도는 그녀의 인지도나 얇은 분량에 비해 좀 힘들었다.  대본집 보는것에 익숙치 않았고, 지문들이 귀찮았으며 뭔가 어색했다.  그런데, 역시 노희경인가!

중반쯤 읽어나가다 보니 이거 완전 빠지고 만다.  아, 그랬어, 그랬어.  노희경 작가의 글을 그랬어.  라며 나는 어느새 이 안타까운 커플의 이야기에 빠져서는 아우아우, 하는 맘 아픈 소리만 내 질러 대고 만 것이다.

 

어째 이리도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파는지.....  게다가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익히 정우성과 한지민, 그외 조연들이 이제껏 해왔던 연기를 아는지라 읽으면서 그들이 하는 연기를 상상하다보니 이건 이제 대본집이라 읽기 어려운게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를 연상하느라 속도가 안 나갔다.  정우성은 이렇게 연기했을까?  한지민은 이 장면에서 저렇게 연기했을까?  그리고 나문희씨나 장항선씨의 연기, 김범의 연기는 이랬을꺼야. 를 상상하며 읽는 속도를 높일 수 없었다.  지문 하나도 대충 대충 넘길 수 없었으니까.

 

초현실적인 이야기면서도 사랑이야기니까 믿어줄 수 밖에 없는 이야기.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후벼판다.  일단은 1권에선 이야기의 전개부분과 얽히는 그들의 관계가 걱정스럽지만 책을 손에선 놓치 못하게 만든다.

 

아, 그랬어.  노희경 작가의 책은..... 이랬어. 이랬어.  그랬고, 이랬는데 내가 그동안 제대로 못 봐 왔던 거야. 라는 후회가 급 몰려들기 시작하며, 지난번 보다말다 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급 관심이 생겨서 그 대본집도 챙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1권은 만족 그 이상.  안 읽었음 어쩔뻔 했냐며 기뻐하는 중이다.  2권의 이야기 너무 궁금해서 회사일도 못할지경이다.  어쩔꺼냐며.....

그래도 드라마는 챙겨보지 않는게 낫겠지?  그냥 주인공들 이름만, 그들이 이제껏 연기해왔던 패턴만 생각하며 내 머리속 드라마로 남겨두려한다.  여튼 2권을 빨리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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