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 역사가 잊은 외로운 지도꾼 아이세움 역사 인물 17
서경석 지음, 박지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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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면 꼭 알게 되는 인물 중의 한 분이 '김정호'이다. 우리나라 옛 지도 중 가장 과학적인 지도로 인정받고 있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분이지 않던가! 그런데 이 책의 소제목을 보면 '역사가 잊은 외로운 지도꾼'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역사 마주보기]에 실린 글을 읽어보니 김정호-고향, 태생, 부모 및 처자식, 교육 등-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지도를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백두산을 몇 차례나 올랐다거나 국가 기밀 누설죄로 옥사(옥사설은 일제가 퍼뜨린 것이라고)했다는 일화 등은 기록으로 전해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적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 일화를 역사적인 사실로 알아왔기에 당황스럽게 여겨졌는데, 역사 시간에 배우거나 위인전 등을 통해 접한 지식에 오류가 많았구나 싶고, 나이 들어서라도 역사 관련 서적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해 오는 기록 어디에도 김정호가 전국을 답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데, 그렇다면 김정호는 어떻게 대동여지도라는 놀라운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김정호의 신상내력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하니 이 그가 대동여지도를 내놓기까지의 일대기를 들려주고 있는 이 인물 이야기는 작가의 창작의 힘이 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본문은 일본 공사관 장교가 <대동여지도>를 접하고 이를 만든 김정호라는 인물을 궁금해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실제로 과거 제국주의 열강이 철도 노선이나 군사 작전을 펴는데 대동여지도를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김정호가 황해도 봉산 태생이라는 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봉산이 종이 위에 담겨 있는, 지도를 우연히 접하게 된 김정호는 아버지처럼 군교가 되려던 마음을 접고 지도에 빠져든다. 가난한 살림이기에 배울 돈이 없어 서당에 땔나무를 해다 드리며 공부하고, 산을 오가다 만난 스님에게 판각 기술을 배운다. 부모에게 떠밀려 혼인을 하지만 자신의 꿈을 접지 않고 새로운 지도와 지지가 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구해서 빠짐없이 베끼기는 열성을 보인다. 본문 중간 중간에 지리학을 대표하는 책을 소개하거나 균역법.신해통공 등을 설명하는 글박스가 배치되어 역사 정보와 시대상을 알려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김정호는 지도학과 지지학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마침내 한양으로 향한다. 판각 솜씨를 발휘하여 명성을 얻기도 하며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어려운 학문은 신분의 벽을 넘어선 친구이자 스승인 최한기에게 배운다. 이처럼 새 목표가 생기자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고, 노력을 거듭하는 김정호의 모습은 한 분야에서 열정을 다하는 장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런 열정과 노력의 결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니, 처음으로 만든 전국 지리지인 "동여도지"와 크기와 상세함, 그리고 과학성과 채색이 뛰어난 "청구도"를 선보인다. 후반부로 들어서면 대동여지도의 탄생 과정이 그려지는데, 백두산 부분은 실제 지형과 많이 다르나 서해안과 남해안은 오늘날의 지도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참 놀랍다.



 [역사 마주보기]를 통해 조선 시대 지도 발달사와 대동여지도에 담긴 과학성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본문 뒤에 실린 [연표]에서는 김정호의 생애를 세계의 사건과 연계하여 정리해 놓았으며, 용어 설명도 덧붙였다. 전국 지도가 집 한 채 값보다 비싸고 귀했던 시절에 김정호는 누구나 손쉽고 갑싸게 구할수 있는 지도를 만들고자 하는 소망을 가졌고, 최고 수준의 지도인 대동여지도를 통해 그 꿈을 이루었다. 비록 우리나라를 침략한 열강들에 의해 군사 작전용 지도로 쓰이는 안타까운 역사도 있었으나 그 뛰어남은 오늘날이 되어서도 가치를 인정 받을만 하다 여겨진다. 김정호과 대동여지도의 우수성을 일깨워 준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지리 및 지도의 역사를 새롭게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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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 다람쥐 얼 그림책은 내 친구 26
돈 프리먼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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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를 접하고 천연색 영화를 보다가 흑백 영화를 본 것 같은, 오래 묵혀두었던 그림책을 꺼내든 느낌이 들었다. 스크래치보드 기법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는 이 작품은 날카로운 펜으로 표면을 긁어 낸듯한 흰 선의 예리함이 돋보인다. 다람쥐의 뻣뻣한 꼬리털의 질감이 살아있는, 흑과 백의 예리한 선에 부여된 힘찬 기상이 대상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강한 대비를 이루는 단순한 흑백 톤의 그림에 특정 사물(목도리)이나 부위(소의 눈)을 강조하기 위해 빨강을 사용하여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작가와 화풍은 다르지만 흑백 주조에 빨강이 도드라지는 점에서 꼬마 돼지 올리비아가 주인공인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이언 포크너>가 연상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세상에 태어나 어느 시기가 되면 독립을 하게 된다. 나이가 차면 제 앞가림도 하고, 자기 먹을 것도 구해올 줄 알아야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 그림책은 혼자 힘으로 먹이를 구하러 나선 어린 다람쥐가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엄마는 얼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도토리를 구해 보라고 한다. 그런데 얼이 달려간 곳은 도토리가 달려 있는 나무가 아니라 친구인 사람이다. 친구 질은 도토리도 주고, 덤으로 도토리를 쉽게 깔 수 있는 호두까기 도구까지 준다! 얼이 들고 온 것을 본 엄마가 기막혀 할만도 하다. 딱딱한 껍질을 깔 수 있는 앞니가 있는 다람쥐에게 필요한 도구는 아니지 않는가.





 엄마의 호된 꾸중에 발길을 돌린 얼. 기껏 선물로 준 것을 돌려받으면 심기가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 친구가 참 착하네. 이번에는 빨간 목도리를 선물로 둘러준다. 털이 있는 다람쥐에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이기에 이번 선물도 엄마에게는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런 엄마에게 자기도 도토리를 구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얼은 야밤에 목도리를 보자기 삼아 집을 나선다. 그리고 숲을 헤매 다니다 만난 부엉이에게 요긴한 정보를 입수한 얼은 황소가 졸고 있는 참나무로 향한다.  

  
- 초등생인 작은 아이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소는 빨간색을 보고 흥분하는 것이 아니라며 지적을 하였다. 예전에는 소가 빨간색을 보면 흥분한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투우에서 색맹인 소가 흥분하여 날뛰는 것은 투우사가 휘둘러 대는 깃발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이라는 점이 알려져 있다. 부엉이의 조언을 보면 작가가 작품을 쓴 시기에는 소가 빨간색을 보면 날뛴다고 여기던 때인 모양이다. 이 부분은 필요에 따라 정확한 지식을 알려주면 되겠다. 흥분해 날뛰는 황소 콘래드에게 얼이 빨간 목도리를 손에 쥐고 흔드는 모습은 (~올레!) 깃발을 든 투우사와 흡사하다.



 황소 덕분에 도토리 풍년의 행운을 누리게 된 얼. 도토리 한 개가 다람쥐 머리 위로 탁~ 떨어지는 장면을 보니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았던 <아이스 에이지>라는 영화에 비슷한 장면이 나왔던 것이 생각나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었다. 엄마에게 질은 자식을 철딱서니 없게 만드는 존재이지만 얼에게는 참 좋은 친구이기에 작은 선물을 남기고 온다. 빨간 목도리가 행운을 가져다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리라. 마지막 장면에서 얼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길을 두고 혼자 힘으로 도토리를 구하는 씩씩한 당당함을 보여준다.

 돈 프리먼, 화풍이 낯설어 처음 접하는 작가인가 싶어 검색해 보았더니 대표작이 <꼬마 곰 코듀로이>-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작품 이름은 알고 있는-이고, 다른 작품들 중에 <아기 곰 비디>와 <무지개를 잡았어요>를 몇 년 전에 본 적이 있다. 작가 소개 글을 보니 미술을 공부하며 트럼펫을 불어 돈을 벌었는데 그걸 잊어버리면서 미술에 몰두했다고 한다. 트럼펫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혹 그림책 작가가 아니라 연주자의 길로 들어섰으려나? <날아라 함께!>로 칼테콧 아너상을 수상했으며 1978년 세상을 떠났다. 이 그림책은 사후에 발굴되어 2005년에 처음으로 출간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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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2-0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은 내 친구라는 브랜드가 참 예쁘네요, 돈 프리먼 표현이 강렬하면서도 시선을 확끌고 단순하면서도 터치가 살아있네요.

2011-02-08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9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록달록 카멜레온 꼬마 그림책방 30
다시로 치사토 글.그림, 김영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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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색 나뭇잎에 올라가면 초록색으로, 노란 꽃 위에 올라가면 노란 꽃으로, 자신이 위치한 곳의 색에 따라 몸의 색을 변화시키는 카멜레온. 주변의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이런 특성은 카멜레온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도 기여한다. ^^ 더불어 아이들 역시 몸의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이 등장하는 책이라면 호기심이 일어 보게 된다. 이 그림책은 화사하면서도 다양한 색감으로 가득 차 있고, 색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뒤죽박죽 카멜레온/에릭 칼>이라는 그림책을 보면 주인공이 주변 동물들을 보며 자신의 몸의 일부를 이리저리 변화시키다가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몸이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그림책은 제목에 '알록달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을 보니 이야기가 색과 관련되어 있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 주인공 카를로는 자신만의 고유한 몸 색깔을 지닌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가는 곳마다 주변 환경과 비슷한 색으로 몸 색깔이 변하는 자신을 싫어한다. 가장 친한 친구들마저 카를로를 주변 사물로 착각해서 그냥 지나치곤 하는 탓에 속이 상한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자신이 카멜레온인 것이 싫다는 카를로에게 하마는 예쁜 색깔로 변하기도 하는 카를로가 부럽다고 말한다. 세상사가 그런 것 같다. 나는 단점이라 여기고 싫어하는 부분을 다른 누군가는 장점으로 여기며 부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외모나 성격, 특기 등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단점이 되기도 하고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은 이를 판단하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하마가 자신은 늘 칙칙한 잿빛이라며 푸념을 하자 카를로는 과일을 으깨 즙을 만들어 하마의 몸에 분홍색을 칠해준다.  



 화사한 색으로 뒤덮인 모습에 좋아하는 하마를 보며 좋은 생각이 떠오른 카를로! 과일, 꽃, 나뭇잎을 따 모아서 즙을 짜내고, 여러 색깔의 즙을 섞어 자신의 몸도 알록달록하게 칠하고 그릇에 담아 놓는다. 다음날 아침 동물들을 불러 모아서는 온갖 화려한 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하는 것도 모자라 별별 무늬들까지 그려 넣어준다. 무지개 색 몸뚱이를 지니게 된 사자, 분홍 바탕에 파랑 땡땡이 무늬를 그린 코끼리를 비롯하여 꽃무늬, 별무늬 등 다양한 무늬와 색을 칠한 동물들의 현란한 변화가 압권이다.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독특해 보이기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원래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



 카를로에게 멋진 생각이라며 몸을 맡긴 것을 보면 동물들도 자신의 몸 색깔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일 게다. 자기 외모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지 싶다. 뛰어난 외모를 지닌 연예인들도 종종 신체의 어느 부위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컴플렉스로 여긴다는 등의 망언(?)을 하지 않던가. 동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정글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이 된 카를로는 마냥 행복하다. 그런데 달랑 하루가 지나자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신이 나서 환호성을 지르며 집으로 갔던 동물들이 다음 날이 되자 먹이를 구별할 수 없다느니, 나비가 친구라고 한다느니 하며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아우성을 지르지 뭔가! 
 


 동물들에게 쫓겨 벼랑 끝에 몰린 카를로의 알록달록했던 몸 색깔이 잿빛으로 변하며 변화를 예고한다. 잿빛은 카멜레온이 멈춰 선 절벽의 색이기도 하고, 몰려온 먹구름의 색이기도 하며 위험에 처한 자신을 보호해 주는 색이기도 하다. 장대비를 몰고 온 폭풍이 지나간 정글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 초록색으로 변해 초록 이파리 위에 슬쩍 몸을 숨긴 카를로의 표정도 평온해 보인다. 




 요즘은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화장품을 가지고 다니며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화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더랬다. 아이들도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욕구가 있겠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졌으면 싶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뒤표지를 덮기 전에 파란 계열의 그림이 그려진 내지의 그림을 유심히 보며 몇 마리의 파람색 카멜레온이 숨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빼놓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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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구려시대 보물찾기 1 한국사탐험 만화 역사상식 1
곰돌이 co.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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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시대 보물찾기>는 "한국사 탐험 만화 역사 상식" 시리즈 첫 번째 권으로, 등장인물들이 가상의 보물을 찾기 위해 겪는 모험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각 시대의 유물 및 문화재 등에 대한 지식을 알려 준다. <고구려 시대 보물찾기>를 본 중학생 큰 아이가 한국사는 왜 이제야 나왔냐고, [oo(세계 각국)에서 보물찾기] 시리즈보다 먼저 나왔어야 하지 않냐고 소리 높여 말하며 책을 집어 들더니 낄낄거려 가며 본다. 어지간히 재미있는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더니 한 날을 조용하게 책을 가져가서는 지식 페이지에 나와 있는 삼족오 그림-요즘 새 그림 그리기에 심취 중-을 따라 그리느라고 열심이다.


 주인공인 팡이는 한국 대표로 세계 어린이 태권도 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에 갔다가 <중국에서 보물찾기>때 만난 메이링과 조우하게 된다. 보아하니 메이링이 팡이를 좋아하는 눈치인 듯. 팡이가 한창 경기 중일 때 삼촌인 지구본 교수가 유물을 검증해 달라는 편지가 담긴 봉투를 전달 받는 바람에 금메달의 꿈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메이링의 코치라는 인물도 왠지 수상쩍어 보이고(외모에 대한 편견이려나??) 거기다 악당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애매한 이미지의 유물 에이전트인 금발머리 휘날리는 '봉팔이'와 그의 수하들도 보물찾기에 가세한다.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가! 건국 후 700여년에 걸쳐, 영토를 확장하며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넓은 땅을 세력권에 넣고 지배했던 나라이다. 안타깝게도 북한과 중국의 영토에 위치한 탓에 일반인이 가기에는 어려운 곳이 되어버렸지만 고구려인의 그 호방한 기백과 기상은 전해지는 여러 유물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만화에서는 우리가 흔히 쓰는 '조선족'이라는 표현 대신 '중국 동포'라고 지칭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학습 만화는 대게 만화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자세하게 다룬 코너를 따로 마련해 놓고 있는데, 이 시리즈 역시 각 장마다 [한국사 역사 상식] 코너가 삽입되어 있다. 이 코너를 통해 고구려가 어떤 나라인지,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중국의 술책, 이른바 '동북공정'도 다루고 있다. 고구려의 건국과 영토 확장, 수. 당과의 전쟁에 이어 고구려의 멸망에 이르는 역사도 알려준다. 이 코너를 통해 항상 전쟁을 준비하여 많은 전쟁을 치른 고구려의 지형적인 특징, 무기의 모양과 특징, <수렵도>를 통해 무예의 우수성을 알려준다. 거문고를 비롯하여 춤의 형식을 추측할 수 있는<무용총> 그림 등을 통해 예술과 문화 분야도 짚어주고 있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와 이를 형상화 시킨 문양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아이들 역시 이런 지식은 처음 접하는지 큰 관심을 보였다. 가끔 접하게 되는 경극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푸른 얼굴에 붉은 수염을 나부끼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인물이 중국 장수가 아니라 연개소문인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등 뒤에 다섯 개의 칼을 꽂고 다니는 형상인데, 이 만화에서 바로 이 칼들을 사라진 보물로 설정하고 있다. <~ 보물찾기>에는 이처럼 교과서에서는 배우지 못한, 처음 접하는 지식들이 많이 담겨 있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다. 




 만화 내용과 역사 상식 코너를 통해 가야금과 거문고의 차이도 일깨워 주며, 까마귀를 흉조로 인식하게 된 이유도 알려준다. 지금은 까마귀를 흉조로 인식하고 있지만 고구려 시대 때만 해도 까마귀를 신성한 새로 여겼다고 한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는데, 신사나 가문의 문장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본의 삼족오(야타가라스)의 문양은 고구려의 삼족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책을 보며 고구려의 음식 문화를 통해 '맥적'이라는 요리도 알게 되었고, 고구려 산성 축성법의 비밀을 알려주는 건축 문화도 눈길을 끈다.

 팡이 일행과 봉팔이 일당이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웃음을 주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대저택에서 사라진 칼의 행방과 함께, 지나치게 젊어 보이는 대저택의 노인의 정체도 드러난다. 그리고 차도남(?)의 자태에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었던 '강작가의 마감 후기'도 재미있게 보았다. 아이들은 2권은 언제 나오냐며, 나오는 대로 얼른 사달라고 재촉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역사 지식도 많이 얻고, 우리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 더 많이 알고 소중히 여기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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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1-2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가 읽고 싶어하는데 도서관에 가면 순서가 오지 않네요,,ㅎㅎ
 
우리 엄마가 좋은 10가지 이유 꼬마 그림책방 29
최재숙 지음, 문구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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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가지 이유. 제목을 보며 가끔 남편이나 아이와 "00 해야(사야) 하는 이유 열 가지만 말해 봐!"라며 가끔 실랑이를 벌이곤 하는 것이 생각나 살짝 웃음이 나왔다. -제목 글자 중에서 "엄마"와 "10가지"를 반짝거리게(홀로그램?) 처리하여 부각시켜 놓았다.- 사실 아이들이 엄마를 좋아하는데 이유 같은 건 필요 없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좋은 것이 엄마이고, 평생 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이다.

  늦둥이 막내가 태어나기 전까지 우리집 귀염둥이 막내로 사랑받던 둘째는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도 응석받이처럼 엄마 품에 안기기를 좋아하며 엄마가 정말 좋다고 외치곤 한다. 물론 막내 역시 마냥 엄마가 좋다. 엄마의 손길과 애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기에 더욱 엄마를 향한 사랑이 크다. 옆에 딱 달라붙어 미소 띤 얼굴로 쳐다보며 "엄마 좋아~" 라고 말하며 머리를 내 팔에 머리를 비벼대고는 또 한 번 말하고 비비고를 반복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엄마가 좋은 이유로 어떤 것들을 꼽았을까? 먼저 '나'는 엄마가 뽀뽀대장이라고 좋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안 볼 때는 엄마가 뽀뽀하는 것이 좋지만 바깥에 나가서, 특히 좋아하는 여자 아이나 친구들 앞에서 하지 말라고 한다. 주인공이 남자 아이이고, 유치원에 다닐 연령대라 질색을 하는 걸까? 딸아이는 조금 더 나이 들어서도(심지어 중학교 입학을 앞둔 지금도) 뽀뽀를 해달라고 하곤 한다.

 


 맛있는 반찬이 차려져 있는 밥상을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 아이와, 양 손에 주걱과 그릇
을 들고 엄마. 그 옆쪽으로 개수대 안에 쌓여 있는 그릇들을 보니 -몰아서 한답시고 설거지거리를 쌓아두곤 하는- 나만큼이나 살림에 게으른 주부인가 싶어 동질감이 팍팍~ 든다. ^^* 그리고 밥통을 들여다보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좀 놀란 듯한 표정인 것 같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음 장면에서 중국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정겨운 모자를 보고서야, 아하!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엄마가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은 요리해 놓고 정작 밥하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빈 밥통을 보고 놀란 모습이었던 게다. 

  


 '나'는 형이 장난감을 빼앗아 도망치면 얼른 도로 찾아다 주는 엄마가 내 편인 것이 좋다고 말하는 한 편, 형을 몰래 다독거려 주는 것도 알고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아이가 행동하는 것에 따라 때로는 미운 감정도 울컥하긴 하지만-은 같은 걸 아이들은 모를 게다. 벽지 여기저기에 낙서가 되어 있는 거며, 소파와 탁자 밑에 블록 같은 것들이 나뒹굴고 있는 장면은 우리집의 일상적인 풍경이라 낯설지가 않다.

 


 아이는 (화장을 한) 엄마가 예뻐서  잘 웃어서, 다정하게 말해서, 스스로 하게 해줘서 좋다고 한다. 뒤를 이어 "그런데~"가 따라붙긴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도 엄마가 늘 좋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거나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엄마가 대신해 주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 아이 입장에서는 못마땅할 수 있지 싶다.

 


  비누거품 놀이도 잘해 주는 엄마, 재미있는 그림책도 읽어주고, 때로는 자장가도 불려주며 나를 잠재워 주는 엄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졸음이 몰려와 이야기를 건너뛰고 읽거나 횡설수설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굳이 열 가지를 꼽지 않아도, 엄마가 좋은 이유는 바로 내 엄마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뭐가 필요하겠는가.

  개인적으로 글과 화풍에 흡족하지 않은 감이 있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그리고 있는 일상의 모습들이 우리집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여러 모로 공감이 간다. 나도 아이들에게 엄마가 좋은 이유 열 가지만 적어보라고 할까? 엄마가 좋은 이유가 너무 많아서 열 개만 고르기 힘들어 하면 어쩌지? 인심 좋게 백 개 정도 꼽아 보라고 할까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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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1-17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은 좋은 엄마니까 이유100개 곱는 건 일도 아닐거에요~ㅎㅎ
난..난 어떤 엄마일까 생각해보네요. 아무래도 10가지 이유도 못 댈 것 같다는..^^

아영엄마 2011-01-18 09:25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잘해주는 좋은 엄마라서, 라기보다 소소하게 쪼개다 보면 10개도 한 100개 정도로 부풀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희망으로 2011-01-17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그림은 별로인데 그림이 말하는 스토리가 정말 좋았어요. 일상을 잘 담아내고 있는, 말씀하신 설겆이며 뭐 그런거요^^
울 애들은 엄마가 싫은 열가지 꼽아보라고 하면 더 신나게 할 것 같아 두렵다는.ㅋㅋ

아영엄마 2011-01-20 01:01   좋아요 0 | URL
저희 아이들도 싫은 점을 더 많이 꼽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그런 건 절대 안 시키렵니다. ^^;
- 큰 아이까지 보니 엄마를 상당히 젊게 그린 거 아닌가-나이 차이 많은 누나 같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울보 2011-01-1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는 좋은 엄마가 아니라 나쁜 엄마 열가지 금방 될걸요, 요즘 아이에게 저는 나쁜 엄마 그 자체이니까요,,

아영엄마 2011-01-18 09:36   좋아요 0 | URL
아이 키우다 보면 좋은 엄마되는 때보다 나쁜 엄마가 되는 때가 더 많더라구요. 좋은 말과 칭찬보다 야단과 잔소리, 아이에게 상처되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하게 되는군요.

아영엄마 2011-01-1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하나 더 있었던 모양인데 사라졌네요. 작품 내에 직장다니는 엄마에 대한 언급 부분을 궁금해 하셨는데 그런 내용은 없고, 본문에 딱히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전업주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책을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내용이 불편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작고하신 저희 친정 엄마는 직장을 오래 다니셨는데 위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늘 설거지가 쌓여 있고, 때로는 밥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찬거리 없다고 음식을 시켜 먹은 적도 있기에 꼭 전업주부인 제 모습만 투영해서 보지는 않았답니다. 직장 다니시느라 많은 부분들을 못해 주기도 하셨지만 더 잘해주신 부분도 있었지요. 내 엄마니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좋고, 사랑하고,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