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소년 표류기 삼성 만화 명작 7
박경진 글.그림, 쥘 베른 원작 / 삼성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1860년 3월, 쌍돛대 범선(스쿠너)인 슬라우기호가 거친 바다 위를 표류하고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 배에 어른은 한 명도 없고 소년만 15명 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정은 이렇다.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의 항구도시 오클랜드에 있는 체어맨 기숙학교는 주로 외국 상류층 자녀들이 다니는 평판 좋은 학교였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여름 방학마다 소년들을 태우고 6주 동안 항해하는 특별 행사가 있었는데, 행사 전날 밤 소년들이 호기심에 승선했다가 그대로 배가 출항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머리가 좋고 대담한 프랑스 소년 브리앙(13살), 지기 싫어하고 귀족적인 영국 소년 드니팬(13살), 침착하고 꼼꼼한 성격의 미국 소년 고든(14살) 등 비교적 나이가 많은 소년 부터 8살에서 9살된 동생들, 그리고 충직한 개 팬으로 구성된 이들은 표류 끝에 한 무인도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섬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한 동굴을 발견한다. 소년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서 생존하다 끝내 구조받지 못해 죽어간 프랑스인을 기려 그곳을 '프렌치 동굴'이라 명명한 후 보금자리로 삼는다.

처음엔 고든을 지도자로 삼아 채집과 수렵을 하며 생존에 힘썼다. 하지만 다음 지도자로 브리앙이 지도자로 선출되자 드니팬이 반발해 갈등이 반복된다. 결국 드니펜과 그를 따르는 소년이 떠나면서 일행은 두 그룹으로 나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사람들이 표류해 섬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들은 세번 호라는 배의 선원이었는데, 이들은 선장과 부관 등을 살해하고 배를 탈취한 뒤 노예무역을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며칠 뒤 배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이들 역시 무인도로 오게 된 것이다.

어려움이 닥치자 브리앙 그룹과 드니팬 그룹은 서로 합심하여 악당들을 물리치고, 그 배에 함께 타고있던 선량한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보트를 건조한다. 그리고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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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년 표류기>의 원제는 <2년 동안의 휴가>로 쥘 베른이 60세에 쓴 소설이다. 소년들 중, 주도적으로 그룹을 이끈 브리앙, 드니팬, 고든은 각각 프랑스, 영국, 미국 국적으로 쥘 베른은 산업 혁명 이후 이해 관계로 다툼을 거듭하는 강대국들이 협조와 화합 정신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설을 썼다고 한다.

특히 브리앙의 실제 모델은 프랑스의 총리 대신이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리스티드 브리앙이라고 한다.

아이가 어렸을 적에 <삼성 만화 명작> 시리즈를 사주었는데 글줄 책들 외에는 버리겠다고 재활용 상자에 넣어 둔걸 꺼내 읽었다.

작년 여름 이후 독서일기를 쓰지 않았다. 네이버 정책이 바뀌어 편집툴이 바뀌고, 글감 첨부 방식도 특정 쇼핑 사이트와 연계하는 등 마땅치 않은 방향으로 가길래 일도 바쁘고 해서 손을 놨는데 거의 7개월 가량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었다.

마침 승진도 되고, 부서도 상대적으로 한가한 곳으로 옮기게 되었으니 차근히 정리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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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우지이에 도오루는 이제 막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도오루 곁에는 언제나 히카루가 있다. 히카루의 존재를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한 때 도오루는 히카루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히카루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거나 따돌림 당하는 일이 반복되자, 히카루와 둘만의 시간을 보낼 뿐 굳이 히카루의 존재를 타인에게 납득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게 되었다.

도오루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3년 전에 유괴 사건이 있었다. 기리시마라고 하는 여학생이 2주일간 실종 되었다가 시체로 발견 되었다. 시체가 발견된 수영장은 그 이후로 폐쇄 되었고, 학교는 음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령을 보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한편, 도오루의 반에는 시라토라는 아이가 있는데 남자애인데도 스커트를 입고 다녔다. 시라토는 3년 전 죽은 기리시마(=후짱)가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도오루는 히카루의 존재에 대해 시라토에게 용기내어 얘기해 보았다.

시라토는 히카루가 어쩌면 도오루 자신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힘들거나 괴로운 일들을 견뎌내기 위해 도오루가 만든 또 다른 인격이라는 것이다. 도오루는 시라토 역시 히카루의 존재를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에 약간 실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시 남학생 하나가 실종된다. 이번에도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실종된 남학생은 시체로 발견된다. 범인은 잡히지 않고, 아이들은 동요한다. 시라토는 용기를 잃는다면 범인이 바라는 대로 될 거라면서 방범대를 조직해 순찰을 하자고 말한다. 도오루 역시 명백히 선악이 구분되진 않지만 희망의 반대편에 있는 '회색'이 사건의 이면에 있다고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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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진행된다.

주인공 도오루는 힘든 상황을 버티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자신으로 부터 분리한 뒤 히카루라는 이름을 붙여 현실을 견딘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갖고 있는 도오루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등교거부를 수시로 반복했다. 그런 도오루가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매일 빵을 가져다 주는 짝 덕분이었다. '빵 아이'라고 이름 붙인 그 아이는 도오루가 결석하면 언제나 덤덤하게 빵을 가져다 주었다. 그 아이가 빵을 가져다 주면서 하는 말은 '별로, 아무 일도 없었어' 였는데, 그 말이 묘하게도 도오루를 안심시켜주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채팅 사이트에서 변태 남성에게 속아 성적 위협에 처한다거나, 어머니가 바람 피우는 장면을 목격한다거나,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도오루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 치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만난 것이 시라토였다. 시라토는 여자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남자라고 생각하는 '성 동일성 장애'를 갖고 있었다. 시라토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 덕분에 또래 보다 조숙했었다. 그래서 도오루가 말하는 히카루의 본질을 간파했는지도 모른다.

도오루는 차츰 시라토의 여성적인 면에 끌리고 둘은 사춘기 소년 소녀가 벌일 법한 성적 흥분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지만 시라토는 역시 자신을 남성이라 생각했기에 둘의 관계는 더 깊어지지 못하고 어딘가 어긋난 뒤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도오루가 낯선 자에게 살해 당할 뻔 한 뒤 시라토 역시 낯선 자의 손에 사로잡혀 죽음의 경계를 넘으려는 순간이 온다. 도오루는 시라토를 살리기 위해 학교 밑에 존재한다는 또 다른 학교로 가서 히카루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희망'과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시라토의 몸에 온기를 전한다. 죽었던 시라토는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도오루는 현실로 돌아온다. 키가 훌쩍 커버린 도오루는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가 꿈인지 알 수 없었다. 범인은 잡혔다고 했지만 정말 그가 범인인지 알 수 없었다. 시라토는 여전히 남자애처럼 굴었지만 머리를 길러볼까 한다는 말을 한다.

"인생이란 모두가 말하듯이 멋진 것일까, 아니면 나쁜 꿈일까"

작가는 반복해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인생은 게임과 달리 리셋 버튼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의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자살을 해버리는 아이들을 보며 작가는 절망하면서도, 희망은 어디로부터 시작되는지 탐구한다. 그리고 작가는 '빵 아이'라는 아이를 통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사건들도 '별로, 아무 일도 없었어' 라고 조금은 둔감하게 반응하면 어떤지 제안한다.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을 쫓는 소녀의 이야기인 미카엘 엔데의 <모모>가 연상되는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는 도오루의 '해리성 정체성 장애'에 착안하여 꿈과 현실을 교묘하게 뒤섞어 일본 사회의 병폐와,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에서 겪게 마련인 불안과 공포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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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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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년 전, <시인> 이라는 이름의 연쇄살인범을 추적하여 체포하는 데 공을 세우고 이를 기사화 및 소설화 하여 큰 명성을 얻은 잭 매커보이는 이후 <LA 타임스>에 스카웃 되어 기자로서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와 함께 디지털 미디어가 득세하며 종이신문은 인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LA 타임스>도 100명의 기자를 해고해야만 했고, 99번째 해고 대상자로 잭 매커보이가 지목된다. 과거의 명성으로 매커보이를 붙잡아 두기에는 경력의 누적과 그에 따른 급여 증가분이 부담이었던 것이다.

매커보이는 2주일 여 남은 기간 동안 안젤라라는 이름의 미모의 신입 여기자를 - 매커보이 보다 주급 500달러는 싼 - 교육 시킨 후 신문사를 떠나야만 했다.

그런데 착찹한 심정으로 자리에 앉은 잭 매커보이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완다 세섬즈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노파는 자기 아들 알론조 윈슬로가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해서 현재 살인범으로 몰렸는데, 잭 매커보이가 경찰 말만 듣고 이를 기사화 했으니 정정 기사를 쓰라는 요구를 해 왔다. 잭은 처음에 시큰둥하게 반응했으나 퇴직 전에 별달리 할 일도 없었으므로 사건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한다.

사건은 한 여성이 승용차 트렁크에서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쓴 채 목에 느슨한 끈이 묶여 질식사 한 시체로 발견되며 시작된다. 알론조 윈슬로는 그 차를 훔쳐 여기 저기 돌아다닌 것 만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진술서를 통해 일관되게 자신은 차만 훔쳤을 뿐 트렁크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알론조가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알론조는 살인을 자백한 것이 아니라 절도를 자백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매커보이에게 수습기자 안젤라가 비슷한 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그녀는 트렁크 살인을 키워드로 인터넷 여기저기를 뒤져 봤고, 그녀의 조사를 좀 더 진척시키자 비닐봉지가 씌워져 살해하는 수법이 비슷한 사건이 발견된다.

매커보이는 그 사건에서도 범인이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다는 점을 알게 되고 직접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사람과 변호사를 만나면서 이번 사건이 연쇄 살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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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보조기를 착용한 여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어베이셔필리아(Abasiophillia)라는 특이성애자 웨슬리 카버가 사건의 범인이다.(소설이 시작되자 마자 등장하며, 이번 소설은 수수께끼 풀이와는 전혀 관련 없이 진행된다)

웨슬리 카버는 자신의 제자 격으로 프레디 스톤이라는 자와 짝을 지어 피해 여성을 물색하고 살해했기 때문에 사건이 다소 복잡하게 전개되고, 이 때문에 잭 매커보이와 <시인>에서부터 등장한 FBI 레이철 월링도 중간 중간 혼란에 빠지게 된다.

웨슬리 카버의 직업은 서버 구축, 유지 관리, 보안이었다. 그는 trunkmurder.com 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여 자신들의 범죄를 추적하는 누군가를 유인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누군가 trunkmurder.com 에 접속했다면 자신들의 연쇄 살인을 눈치챈 사람이기 쉬웠다. 실제로 trunkmurder.com에 접속한 사람 중 하나가 안젤라였다. 웨슬리 카버는 즉시 안젤라와 매커보이의 존재를 감지한 뒤 그들의 이메일을 해킹하여 수사 진척 상황을 알아 내 둘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안젤라는 손 쉽게 처리가 되었지만 매커보이는 레이철 월링의 등장으로 계획대로 처리를 못 하고, 이 때부터 쫓는 자와 숨으려는 자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시인>에서 스릴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독자를 사로잡았던 작가는, 이제 종이신문의 퇴보와 잭 매커보이의 퇴사 통보라는 음울한 현실에 걸맞는 무기력하고 개성 없는 문장으로 겨우겨우 소설을 끌어 나간다. 이렇다 할 긴장감도, 반전도 없이 소설 첫 머리에 등장한 범인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매우 단선적으로 그려나가는 <허수아비>는 작가의 기존작들에 비해 너무 격이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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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이성의 목소리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함미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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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영약과 비약으로 신체를 변화 시키는 한편, 검술과 마법을 수련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죽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위쳐가 된다. 그들은 드래곤, 뱀파이어, 스트리가, 브룩사 같은 괴물들을 물리치고 그 댓가로 돈을 받는다. 사람들은 위쳐를 필요로 하면서도 멸시했다. 


위쳐 중 하얀 늑대로 불리우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리비아의 게롤트이다.


<이성의 목소리>는 <위쳐> 시리즈에서 시간 상 첫 부분에 해당한다. 이야기는 독창적인 면은 별로 없고 갖가지 옛 동화들을 마구잡이로 차용해서 전개된다. 


일몰 때 부터 새벽닭이 세 번 울 때까지 곁에 함께 있어주면 스트리가로 변한 공주의 저주가 풀린다던가, 여사제를 겁탈한 죄로 멧돼지로 변한 니벨렌이 뱀파이어의 일종인 브룩사에게 홀려 사랑에 빠진다던가, 우연히 주운 앰포라(손잡이가 양쪽에 달린 항아리)에서 공기의 정령이 나타나는 데 세 번 소원을 들어준다던가(지니?) 하는 식이다. 


신트라의 여왕 칼란테 왕비가 딸 파베타의 신랑감을 구하는데 나타난 것이 에를렌발트의 고슴도치 듀니였다는 이야기와, 인간에게 적대감을 가진 엘프 필라반드렐이 게롤트와 그의 친구이자 음유시인(트리바도어)인 단델라이언을 해치려다 예언자 릴레의 만류로 그만 두게되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드라마 <위쳐> 시즌 1이 다소 변죽만 울리다 끝이 났다면, 시즌 2는 지나치게 건너 뛴 이야기가 많아  산만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배경 지식을 얻을 겸 도서관에서 빌려 왔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 같다. 소설이 연대기 순이 아닌 에피소드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필요한 배경 지식과 세계관은 슬쩍 곁들이는 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 이나, <왕좌의 게임> 과 같은 대작과 비교하면 다소 유치하고 구성이 정교하지도 않다. 그저 심심풀이 삼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지는지 비교하는 정도로 가볍게 읽을 정도의 수준이다. 


왠일인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책 글감 첨부가 사라졌다. 일시적인 장애인지, 정책이 바뀐 건지 잘 모르겠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69068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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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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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아미티지가 무명 생활 11년 만에 <셀링유> 라는 시트콤 대본으로 대박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작가의 꿈 만은 포기하지 않은 결과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한 것 만은 아니었다. 생활고가 가져오는 부부간의 사소한 다툼이 데이비드와 그의 아내에게도 찾아왔던 것이다. TV 방송국과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막대한 금액의 인세 수입 등을 거두자 젊고 아리따운 여성들도 데이비드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데이비드는 샐리라는 여성을 만나 자신이 다시금 사랑에 빠졌다고 느꼈으며, 자연스러운 결과로 아내와 이혼하게 된다.


이혼 직후부터 데이비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하지만 내친 김이었다. 양육권을 빼앗겨 딸을 마음껏 만나지 못하는 씁쓸한 상황도, 명예와 부,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라는 감미료 덕분에 잊을 수 있었다.


그러다 데이비드 아미티지에게 엄청난 부호 필립이 접근한다. 필립은 돈이라면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진짜 꿈은 훌륭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에게 그럴 만한 재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필립은 데이비드 아미티지가 데뷔 전 쓴 시나리오를 각색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데이비드도 어마어마한 액수에 동해서 응낙한다. 치기 어린 시절 썼던 거친 시나리오를 다듬어 필립에게 건내준 직후, 데이비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한다. 그런데 데이비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표절 시비였다. 사소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한 표절 시비는 데이비드의 예상과 달리 심각하게 흘러 가고, 데이비드 주위 사람들도 하나 둘씩 떠나간다. 


방송국은 기존 작품도 표절이라며 이미 지급된 보수를 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그를 칭송하던 문단의 평론가들도 등을 돌렸다. 샐리와 친구들도 낙오자와는 말도 섞기 싫다는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 희망은 필립에게 제공한 시나리오의 원고료였는데,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필립은 그 시나리오가 자신의 단독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데이비드가 무명 시절에 썼던 다른 시나리오들 까지 필립은 자신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이제 데이비드가 기댈 곳은 필립의 아내 마사 밖에 없었다. 마사는 필립과 정서적인 면에서 매우 잘 통했고, 짧은 순간이지만 사랑을 느끼기도 한 관계였다. 데이비드에게서 전후 사정을 모두 전해들은 마사는 필립을 도와주기로 하고, 둘은 대반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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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모름지기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주인공은 어떠한 역경을 거쳐야 하고, 나쁜놈은 어떤 특성을 지녀야 하고, 복선과 갈등은 어떻게 배치해야 하고... 따위의 법칙에 따라 쓰여진 공산품 같다. 게다가 영화가 제작된다면 스폰 받고 싶은 상품들은 무엇인지 미리 정해놓기라도 한 듯, 상표명을 반복적으로 노출 시킨다.


데이비드가 나락에 빠진 것은 모두 필립의 의도였다. 필립은 데이비드의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해 데이비드를 표절 작가로 몰아가는 한편, 그의 초기작들은 작가협회를 매수해 저작권 등록 한 것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680687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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