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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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아미티지가 무명 생활 11년 만에 <셀링유> 라는 시트콤 대본으로 대박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작가의 꿈 만은 포기하지 않은 결과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한 것 만은 아니었다. 생활고가 가져오는 부부간의 사소한 다툼이 데이비드와 그의 아내에게도 찾아왔던 것이다. TV 방송국과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막대한 금액의 인세 수입 등을 거두자 젊고 아리따운 여성들도 데이비드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데이비드는 샐리라는 여성을 만나 자신이 다시금 사랑에 빠졌다고 느꼈으며, 자연스러운 결과로 아내와 이혼하게 된다.


이혼 직후부터 데이비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하지만 내친 김이었다. 양육권을 빼앗겨 딸을 마음껏 만나지 못하는 씁쓸한 상황도, 명예와 부,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라는 감미료 덕분에 잊을 수 있었다.


그러다 데이비드 아미티지에게 엄청난 부호 필립이 접근한다. 필립은 돈이라면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진짜 꿈은 훌륭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에게 그럴 만한 재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필립은 데이비드 아미티지가 데뷔 전 쓴 시나리오를 각색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데이비드도 어마어마한 액수에 동해서 응낙한다. 치기 어린 시절 썼던 거친 시나리오를 다듬어 필립에게 건내준 직후, 데이비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한다. 그런데 데이비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표절 시비였다. 사소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한 표절 시비는 데이비드의 예상과 달리 심각하게 흘러 가고, 데이비드 주위 사람들도 하나 둘씩 떠나간다. 


방송국은 기존 작품도 표절이라며 이미 지급된 보수를 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그를 칭송하던 문단의 평론가들도 등을 돌렸다. 샐리와 친구들도 낙오자와는 말도 섞기 싫다는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 희망은 필립에게 제공한 시나리오의 원고료였는데,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필립은 그 시나리오가 자신의 단독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데이비드가 무명 시절에 썼던 다른 시나리오들 까지 필립은 자신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이제 데이비드가 기댈 곳은 필립의 아내 마사 밖에 없었다. 마사는 필립과 정서적인 면에서 매우 잘 통했고, 짧은 순간이지만 사랑을 느끼기도 한 관계였다. 데이비드에게서 전후 사정을 모두 전해들은 마사는 필립을 도와주기로 하고, 둘은 대반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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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모름지기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주인공은 어떠한 역경을 거쳐야 하고, 나쁜놈은 어떤 특성을 지녀야 하고, 복선과 갈등은 어떻게 배치해야 하고... 따위의 법칙에 따라 쓰여진 공산품 같다. 게다가 영화가 제작된다면 스폰 받고 싶은 상품들은 무엇인지 미리 정해놓기라도 한 듯, 상표명을 반복적으로 노출 시킨다.


데이비드가 나락에 빠진 것은 모두 필립의 의도였다. 필립은 데이비드의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해 데이비드를 표절 작가로 몰아가는 한편, 그의 초기작들은 작가협회를 매수해 저작권 등록 한 것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2680687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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