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사람을 비롯해 모든 것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만물을 낳기만 했을 뿐,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만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을 다듬어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문화를 창조함으로써, 비로서 하늘과 땅의 만물창조가 의미를 갖게 된다. 문화를 창조하는 이런 행위가 정치이고, 정치가 바로 도를 실현하는 행위이다. 도는 사람이 자연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길이다. 이 삶의 도리를 먼저 깨달은 사람이, 정치적이자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어 사람들을 이끌어가야 한다.-22쪽
다른 사람들의 불공정한 행위가 싫다면 반드시 자신을 살펴보아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사로운 마음이 없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자신을 돌이켜보아야 합니다.-47쪽
지금 말을 꺼내면 죄를 불러들이고, 말이 흐르면 화를 부른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나랏일이 날로 잘돗되고 국정이 더욱 어지럽게 되는 것을 차마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찌 감히 임금에 관련된 것이나 임금이 싫어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려는 풍조를 좇아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을 숨길 수 있겠습니까? 어찌 속된 선비처럼 왜곡된 말만 따라하면서 인재선발을 맡은 관리의 기준에만 부합하려고 함써, 전하의 은층을 훔쳐서 임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임금의 잘못이 곧 국가의 병이라는 것을 대략 말씀드린 것입니다.-50쪽
사람이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이지, 세월이 사람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는 않습니다.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것 또한 부질없는 생각일 뿐입니다.-117-118쪽
세월은 이처럼 빨리 지나가고, 나에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죽을 때가 되어서도 남들에게 칭송 받을 일을 하지 못함을 성인은 싫어했다. 살아서는 볼 만한 것이 없고 죽어서는 전해지는 것이 없다면, 초목이 시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무지한 후진을 가르쳐 인도하고, 터득한 학문을 힘써 실천하며, 등불을 밝혀 밤늦도록 꽂꽂이 앉아, 마음을 한 곳에 모으기를 일평생하자. 그렇게 하면 깊이 사색하고 반복해서 학습하게 되어, 장차 늙는 것도 모른 채 때가 되면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일 것이니, 마음에 무슨 유감이 있겠는가?-118-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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