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본성]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돈의 본성
제프리 잉햄 지음, 홍기빈 옮김 / 삼천리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의 본성>이란 책의 제목처럼 화폐학(numismatics)에 관한 책이며, 화폐의 속성, 기능, 목적을 탐구하여 화폐가 도데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책이다. 상당히 원론적인 내용이 많아 경제학 특히 '화폐학'을 전공한 분들 아니면 읽어 나가기가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지적 성장에 그리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책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 방향이 달라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굳이 알려주는 정도 혹은 관심없어도 혹시 관심이 생길까 끝까지 들어 봤지만 그리 관심이 가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리는 그런 기분이다. 

책의 1부에선 화폐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가 약간 지루하게 느낄 정도로 이어진다. 즉, 학자 A가 화폐가 이렇다 라고 말했는데, 다른 학자 B는 이렇다고 말했고, 이러이러한 점에서 A가 모순인데, B는 이러저러한 점에서 만족시키지 못하고, 또 다른 학자 C는 무엇이라 정의 하는데 이 또한 A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다른 학자 D는 이러그러 하다고 정의 하지만 다시 B의 이론와 유사한데 C와는 이런 차이가 있다... 이런 식이다. 학자 A B C D의 각자 이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의 차이를 비교하고 검토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화페에 관한 학자들의 각자 주장을 그다지 의미없이 넘겨 왔었던 배경에서 슘페터, 베버, 마르크스, 그 외에 이름 자체가 낮선 학자들의 화폐에 관한 정의의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화폐학이란 분야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냥 쉽게 지나쳤던 화폐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많은 숨은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만 화려한 이론가들의 말의 성찬으로 밖에 안 느껴진다. 물론 5만 이란 숫자와 신사임당이 인쇄된 종이 쪼가리(?)가 그 자체로서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하지만 노동과 재화를 바꾸는 그 역할을 하는데 의미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그 돈을 사용하고 버는데 관념상 의미를 알고 모름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되지 못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화폐는 '교환의 편의를 위한 매개체'가 아니라, 그와 반대로 사회적 경제적 기준 위에 생긴 부산물이다. 그러므로 받혀주는 사회 시스템 자체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그 화폐도 생존할 수 없다. 

1부를 힘들게 넘기면서 2부에 기대를 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나아지지 않는다.(그래도 쬐금 낫다) 서유럽 근세의 통화 역사를 기술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이 또한 그다지 피부에 와 닿는 주제가 아니다) 읽어 내려가기 쉽지 않았다. 현재로 오면 흥미가 약간 붙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배경 지식을 쬐금 아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아르헨티나의 통화 해체, 유럽의 단일통화 같은 이슈들의 장 단점이 지적된다.

실물경제에만 관심 있는 아로서는 화폐의 본질이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잘 이해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책 자체가 그리 쉬운 책이 아닌 듯 싶다. 번역가의 말(p436) 처럼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라 그냥 밀고 나가는 '힘 자랑'에 해당되는 책이다. 화폐학을 철학의 단계까지 끌어 올린 책 같다.(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선 사전 지식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만한 충분한 시간이 어쩌면 영영 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서평단의 분들에 대한 원망도 살짝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