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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 비판 - 지식 경제 시대의 부와 분배
가 알페로비츠 & 루 데일리 지음, 원용찬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의 성공은 스스로의 노력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사회의 도움이 있었고, 뒷받침이 있었다는 것을 논증적으로 밝힌 책이다. 실은 개인의 노력보다 사회 지식유산이 더 컸다고 말하고, 개인적으로도 동의한다.
토지, 자본, 노동이라는 세가지 전통적인 경제 생산요소 만으로는 현대사회의 눈부신 발전을 완벽하게 설명해 내지 못한다. 세가지중 어떤 것도 현대사회에 급속하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기술의 발전을 변수로 놓고 끼워 넣고 본다면 어느정도 맞춰지는 느낌이다. 기술의 발전 역시 특출한 몇몇의 머릿 속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므로, 다시말해 사회의 유산이라는 주요한 요소를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가능하다는 데서 이 책은 출발한다. 한정된 공간과 자본, 노동력에서 효율성의 발전이 있었고, 그것은 기술 진보의 역할이 막대하였기 때문이었다. 더 깊숙히 고찰해 본다면 지식의 진보에 따른 노동생산성의 성장과 노동자 1인당 교육량의 증가로 이 책은 꼽고 있다.
공산주의자들이 자본주의의 발달의 원인을 '노동'에만 한정시켰고, 전통자본주의자 옹호자들이 '자본'에만 관심 영역을 한정 하였다면 이 책은 '기술 진보'의 발전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책의 지적대로 양자역학이나 귀납법도 인류의 발전에 기여했다. 양자역학이 기술적인 진보를 가져와 많은 산업에 영향력을 끼쳤고, 귀납법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구체화 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선박처럼 여러 기술의 집합체 산업인 경우, 엔진의 발전이라던가 철판의 강도 증가 같은 세부 분야의 발전이 집합체 산업의 발전에 직결되는 것이 맞다. 사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하지 않는가. 개발없이도 유사 분야의 발전 아이디이로 다른 분야의 적용이 가능하므로, 이 같은 성공은 전적으로 사회적인 유산 덕택인 셈이다.
이 책은 이처럼 애써 무시했던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서 주연 배우와 감독에게만 찬사를 보내지만, 실상 그 뒤에 빛나는 조연이 있었고, 드라마 제작을 위한 조감독, 조명, 영상 같은 스탭들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던 것과 같다. 또한 이들이 체계적으로 교육받았고 사용했던 유능한 도구의 발전 같은, 사회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얼마든지 유추해 낼 수 있다. 축구경기에서 이겼다는 것은 스타플레이어의 골도 의미가 있지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중간에 패스 해준 다른 선수의 도움이 있었고, 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수비진들과 골키퍼의 노력도 있었다는 것, 더 뒤에 팀 트레이너, 안마사, 영양사 들의 노력도 있었음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종종 자수성가한 한 사람의 영웅스토리 뒤에 숨겨진, 숨은 희생 혹은 든든한 뒷바침이 있었다는 것을 잊는 경향이 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지적을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은 많은 경제사상가들, 홉슨, 베이커, 존 로크, 존 스트워트 밀, 도브, 위에, 리카도, 클린스, 부르주아, 아담 스미스, 옵하우스 같은 이론가들로 부터 피터 드레커와 워렌 버핏 같은 현재를 사는 이의 인용과 이론이 때로는 합쳐지고, 때로는 구분되고, 때로는 이분법으로 나누면서 경제학의 깊이를 파고 들어 철학의 단계까지 파고 든다. 작가의 약력(정치경제학자, 역사학자, 공공정책 연구원)이나 옮긴이의 약력(경제학, 경제사상)을 보고 척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래서 책이 좀 어렵긴 하다. 내용도 흥미롭지만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는 대충 알겠다. 하지만 읽어 내려가는 과정이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원전이 원래 어려운 것인지, 번역을 어렵게 해서 인지 원인은 알수없다. 아마 둘 다 인거 같다. 주석과 옮긴이의 글을 빼고 190페이지의 비교적 얇팍한 책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보기보단 훨씬 두텁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독식비판>에서 풍기는 뉘앙스로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는 책의 부의 분배에 관한 결론은 <결론>부분과 <추가 논의를 위한 철학노트>에 있다. 부자들에게 이 사회에 대한 책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즉 부자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선 그들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부분이 사회의 도움으로 부터 왔다는 것이다. 수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개념을 도입한 학자와, 기술자, 장인, 그리고 알파벳, 인쇄기, 도서관, 대학, 컴퓨터, 인터넷 등이 그 일부분이 될 수 있다. 이것을 만들고 유지한 사회로 부터 제공받고, 그 성과의 일부를 사회의 유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본다. 그것이 사회환원, 복지와 같은 다른 이름을 달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