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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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치열하게 했어야 할 고민을 한참이 지나서 지금에야 하고 있다니 자괴감이 든다.

그때도 나름 산다고 살았는데 뭔가 부족하고 뭔가 허전한 이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어쩌면 오춘기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갱년기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고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끊임없이 읽을 거리를 찾아 헤매는 것도 이러한 몸부림 중 하나다.

뭔가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바램에서 말이다.

세상엔 가르침을 주는 수많은 책이 있고

그안엔 수많은 고민의 흔적이 있기에.


저자는 네 가지 큰 맥락으로 나누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삶의 시작과 끝을 고민해서 인생의 전체적인 틀을 잡고 그 안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행여나 스며들 수 있는 나쁜 기운에 대한 친절한 경고로 마무리한다.


알아 듣기 어려운 말이나 현학적인 뽐냄같은 것은 없다.

독자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고민한 것에 대한 공유다.

그래서 읽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본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으면 될 것이다.

구체적인 고민과 결단은 우리 스스로의 몫이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것은 독립한 인격체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임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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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가는 기분 창비청소년문학 75
박영란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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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편의점이라는 곳이 셀 수 없이 많아졌다. 가장 기본적인 생필품부터 먹을거리까지 온갖 종류의 상품이 진열되더니 이제는 각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예를 들면 택배 서비스나 픽업 서비스같은 것 말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온갖 편리한 시스템은 다 취급하는 만물상이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편의점의 가장 강력한 특성은 익명적 인간관계의 장이라는 것이 아닐까. 나를 알리기 위해 혹은 너를 알기 위해 편의점을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라면 모를까. 목적을 위해 잠시 머무는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곳. 그러니까 아무런 인간적 화학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편의점이라는 공간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의 편의점은 조금 다르게 기능한다. 인간적 관계성이 생겨난다. 꼬마 수지와 엄마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들르는 곳이고 훅이 잃어버린 오토바이를 찾아 헤매다 그리고 캣맘이 길고양이를 돌보다 쉬어 가는 곳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주인공의 편의점은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쉼터인 것이다. 애시당초 그런 장소가 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인공과 할아버지의 마음 씀씀이가 저절로 그 역할을 맡게끔 작동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편의점을 그만두고 다시 동아마트로 돌아 가기로 한다. 그곳이 설령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고 철거가 진행되는 구지구지만 말이다. 신지구라고 해봐야 들고 나는게 일상인 가난한 원룸 생활자들과 빚으로 지어 올린 겉만 번지르르한 아파트 단지가 고작이니 구지구와 비교해서 굳이 다를 것도 없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그다지 미련이 남아 있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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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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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키네 쇼코의 정체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 맹점에 대해 파헤친 소설이다.


소비를 강권하는 사회,

그로 인해 개인의 소멸과 가정의 붕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사회,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하겠다.

문제는 누구나 그런 유혹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동전을 뒤집는 것 마냥 단순하고 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너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지.


거리를 나가보자.

화려하고 아름다운 물건들이 쇼윈도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행은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멀찌감치 달아나고 만다.

각종 신상품이 앞을 다투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세상은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유혹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집안에 콕 박혀 있어야겠다.

하지만 왠걸, 집안에 숨어 있는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다.

텔레비전과 핸드폰 광고는 어쩌란 말이냐.

각종 스마트 기기들은 심지어 나의 취향과 흥미에 맞게 선별된 광고를 내 눈앞에 대령해 준다.

어느새 우리는 독 안에 갇힌 쥐와 같은 처지가 되어 버렸다.


세상에는 이미 수많은 세키네 쇼코가 존재한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다.

현명해져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어떻게?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중략)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에요. (347쪽)

참고로 가쿠다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도 같은 소재로 씌여졌다.
여기서 주인공은 신용카드 결제액을 갚느라 회사 공금을 횡령한다.
그녀도 아주 평범한 회사원일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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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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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까칠하게 사는 것'이란 자존감 지키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하면서 누가 뭐라든 상처받지 말고 제갈길이나 잘 가라는 것. 문제는 인간이란 존재가 복잡다단하기 그지 없어서 그걸 알면서도 제대로 방어할 수 없다는거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떻게 알겠냐고.


그러니까 우리는 평생토록 책을 읽어 교양을 쌓고 현실적인 경험을 해서 경륜을 갖춰야겠다.

어떤 괴롭힙과 고단함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반면에 남의 상처에 쉽게 흥분하고 몰두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세등등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면에 두려움과 불안, 적개심과 열등감이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남에 대한 험담은 그것을 가장 쉽게 분출하는 방법의 하나다.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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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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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굵직한 책 사이에 숨어 있던걸 선반을 몇 번씩이나 훑어 보는 중에 우연히 찾았고 제목이랑 커버는 북플을 통해 자주 봤었고 해서 왠지 익숙한 느낌.


'페미니즘' 혹은 '페미니스트'라 하면 거창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아주 쉽고 단순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 오히려 그 거창한 느낌을 없애주어서 좋았다. 아마도 강연을 기본으로 한 것이라 가능했던 모양인데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 볼만한...... 아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차별 문제는 뼛 속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것이라 더욱 그런데, 어느 나라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어느 나라는 아예 의식할 생각조차 안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 그렇다. 저자가 예를 든것처럼 가장 진보적인 남성(그녀의 남자사람 친구인 루이스라고 했다.)조차 "여자들이 겪는 세상은 남자들과는 다르고 더 어렵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옛날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야. 요즘은 여자들에게도 아무 어려움이 없어."라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니까. 심지어 여자인 나도 아이들에게 "여자애가......", "여자는......"이라는 말을 쓸때가 있다. 어려서부터 안팎에서 받아온 교육이, 말없이 행해지던 수많은 의식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이고 쌓인 결과물이겠지.


저자가 사전에서 인용한 페미니스트의 정의를 보면 페미니스트란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 이라고 씌여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처럼 행동하는 드세고 거친 여자들이나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든 여자든 성별과 상관없이 너와 나는 같다고 믿는 존재, 그게 페미니스트란 말이겠지. 정의부터 바로 알면 성별에 관계없이 페미니스트가 되는건 어렵지 않고 페미니스트를 보는 시선도 자연스러워 질텐데.


이 책, 결코 읽기 어렵지 않다. 인터뷰와 작가의 짧은 글까지 합해서 90여쪽이고 강연 내용만 추리면 50여쪽이다. 앉은 자리에서 30분만 투자하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누구나 30여분을 투자해 50여쪽의 글을 읽으면 적어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고 이것이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해할 수 있다. 나의 가족을 위해서 나의 친구들을 위해서 나의 동료들을 위해서 무엇보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를 위해서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스스로를 ‘남자를 미워하지 않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더 나중에는 ‘남자를 미워하지 않으며 남자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립글로스를 바르고 하이힐을 즐겨 신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가 되었습니다.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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