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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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키네 쇼코의 정체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 맹점에 대해 파헤친 소설이다.


소비를 강권하는 사회,

그로 인해 개인의 소멸과 가정의 붕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사회,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하겠다.

문제는 누구나 그런 유혹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동전을 뒤집는 것 마냥 단순하고 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너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지.


거리를 나가보자.

화려하고 아름다운 물건들이 쇼윈도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행은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멀찌감치 달아나고 만다.

각종 신상품이 앞을 다투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세상은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유혹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집안에 콕 박혀 있어야겠다.

하지만 왠걸, 집안에 숨어 있는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다.

텔레비전과 핸드폰 광고는 어쩌란 말이냐.

각종 스마트 기기들은 심지어 나의 취향과 흥미에 맞게 선별된 광고를 내 눈앞에 대령해 준다.

어느새 우리는 독 안에 갇힌 쥐와 같은 처지가 되어 버렸다.


세상에는 이미 수많은 세키네 쇼코가 존재한다.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다.

현명해져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어떻게?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중략)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에요. (347쪽)

참고로 가쿠다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도 같은 소재로 씌여졌다.
여기서 주인공은 신용카드 결제액을 갚느라 회사 공금을 횡령한다.
그녀도 아주 평범한 회사원일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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