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 - 2009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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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작가가 '책읽는 밤'에 들고 나와서 생각보다 안 팔린다며  

광고하기에 그제 껏 개긴 마음을 떨치고 읽었던바. 

좋은의미로, 문장이 참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산자의 인격과 소명의식을 문장으로도 표현한 듯한 느낌이...^^ 

저자는 우리 어릴때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작가로 손 꼽히는 작가중의 

한사람이었는데, 

 

생의 후반부도 여전히 아니 젊은 날보다 더 원숙하게  아름다운 삶을 사는  작가같다.  

계속 좋은 작품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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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
현기영 지음 / 창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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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고 소설가가 괜히 소설가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문장이며 사고의 폭이며...  

이런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게 흡족스러버~~~ 

  

'누란'은 지난 10년동안의  우리네의 의식의 흐름을 약간의 자조와 풍자를 썩어 표현했다고나 할까.  

지나고 보니 눈 한번 깜빡 거리고 나니 지난 10년이 지난것 같은데 

그런 많은 일들이 있었고나...  

30초반에 이책을 추천하니 별 재미없다 하였다. 

아마, 40대는 되어야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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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
김어준 외 지음, 김창남 엮음, 현태준 그림 / 학이시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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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신방과의 2009년 봄 매스컴특강에 초대된 열 분 강사들의 열강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제목 한번 요란하다. <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학이시습). '아뿔사'라는 감탄사가 말해주듯 본시 이 책에 나온 주인공들은 성공을 염두에 두고 살지는 않은 것 같다.

다들 자기 분야에서 열정을 쏟으며 살다보니 저도 모르게 아뿔싸 성공하고 말은 듯하다. 성공이란 거창한 말보다 자신의 일과 삶에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각기 저마다의 신선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매력도 매력이지만 속이 알차도 다들 참 '개성' 있게 알차다. 이런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성공회대 신방과 학생들은 참 행복할 것 같다. 

먼저 김어준. 이 분처럼 신선도를 유지하기는 참 어려울 것인데, 그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그가 하는 말들은 귀에 속속 박힌다. 어쩜! 지난번 헌재의 미디어 법 판결문에 날린 그의 촌철살인은 그 어느 비유보다 압권이었다. 빤스에 묻은 얼룩이 똥이면 벗어야 하니 기다 아니다 판별해 달라니 헌재왈 '똥은 똥이로되 빤스를 벗진 말거라'라고 했다나. 

이 책에 소개된 김어준의 얘기는 한겨레를 보는 독자라면 한번쯤 들어본 얘기일 것이나 처음 읽는 것처럼 재미있다. 젊은 날 50여 개국 이상을 돌아다닌 사람답게 자기객관화를 확실히 하고 있는 같다. 그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구분 할 것을 주문하는데 자신감은 '특정 능력이 타인과 비교해서 우월'할 때 나타나는 거라면 자존감은 '내가 나를 승인'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기 객관화가 돼야 자존감의 토대가 만들어 지는 거예요. 그 자존감이 만들어 지면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거나 나를 보호하려고 쓰는 에너지를 아끼게 되고, 비로소 남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요. 이기적인 사람은, 정확히 말하면 '자기 객관화가 안 된 사람'이라 할 수 있어요. 변변치 않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여념이 없죠. 그런 사람들은 자기애를 가진 게 아니라 실제로는 자기방어에 여념이 없는 사람인 겁니다. 정신 에너지가 남아야 비로소 다른 사람이 보여요. 그래야 남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고, 이러한 감정 이입이 바로 지성의 출발점이고, 어른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이클은 다시 자기객관화를 강화하고, 점점 자존감도 강화시키죠. -29쪽>

한편, 헤어진 여친 들의 성으로 이름을 만들었다는 반이정씨. 현대미술 보는 것도 어려운데 그것을 보고 평을 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경지에 올라야 할까. 대중들은 '미술을 난해하고 골치 아프게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고급한 문화적 교양일거라며 자기 주문을 걸어, 미술이 위기에 빠지는 것 모면시켜'준다고라? 속이 다 시원했다. 

늘 깔끔하고 적절한 맺음말로 주위를 환기시키던 신경민 앵커는 우리가 익히 기억하듯 새해 벽두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고 말하였었다. 무사할까 싶었는데 역시나. 이제 뉴스에서는 그를 볼 수 없지만 이 책에서 보니 그는 여전히 명징한 이성으로 우리사회를 고민하며 살고 있었다.   

블로그의 고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황해문화 전성원 편집장과 시사인 고재열기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표정훈씨의 독서비법을 훔쳐 볼 일이다. 밴드 음악에 관심 있는 젊은이라면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씨의 '뻥'으로 시작했으나 열정으로 마무리한 그의 노력을 본받을 일이다. 

 배우 뺨치게 일과 미모 두루 갖춘 아나운서들 틈새에서 참 존재감 없어(?) 보이던 고민정 아나운서. 나는 이분이 이토록 가슴 따뜻한 사람인줄 몰랐다. 이분 새로 봤다. 성남훈씨는 누군가 했더니 '카메라 한 대 메고 세상을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할까?'로 시작해 장장 15년 만에 <유민의 땅>이라는 다큐멘터리 사진집을 낸 사진작가였다. 

그는  전쟁과 분쟁, 기아, 자연 재해 속에서 소외되고 불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의 70%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라고. 때문에 이제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가 아닌 '어떻게 재해석'하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소비자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광고 쟁이 이용찬. 창의력은 교육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원래 개개인이 가지고 있던 것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샘솟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창의력은 자동적으로 '발현' 된다고 하였다. 때문에 창의력을 교육한다는 사람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역설적이게도 그의 일이란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어,  다시 소비자를 고정관념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니 재미있었다. 오리온 초코파이 하면 '정(情)'이 딱 떠오르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나에게 심어준 사람이 바로 이분이었네.

이렇듯 이 책에는 열 명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향기를 뿜어주어, 좋다. 획일화된 생각과 행동 속에서 튀기보다 그냥 묻어가는 것이 미덕인줄 아는 우리 사회에서 자기만의 색을 갖고 재미있게 혹은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보기 좋다. 이 땅의 젊은이라면 아뿔싸, 이 책을 놓치면 후회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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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정해
임창순 지음 / 소나무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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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겨울 같지 않아서 그런지 제라늄이 계절을 잊은 듯 이 화분 저 화분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피어나고 있다. 가로수 나무들도 모두 월동준비를 끝낸 이 시절에 꽃을 피우니 오상고절에 제라늄도 추가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번 삼동은 또 어이 날꼬?'하며 겨울의 시작부터 바로 꽃피는 춘삼월을 기다리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이 웬만큼 크고 정신적 여유도 있는데다 날씨까지 이러니 겨울을 맞고 있는지 봄이 오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다.

 

때문에 꽃이 굳이 피어주지 않아도 상관없는데 보너스처럼 피어주니 그것은 그것대로 반갑다. 진주황, 연분홍, 분홍, 진분홍 저마다 아름다워 어느 것이 더 예쁘다 가릴 수가 없다. 이렇듯 자연의 아름다움은 우열 없이 계절 없이 태평한데 봄, 여름, 가을도 모자라 이렇게 따뜻한 겨울마저도 그 어느 때 보다 시리게 보내고 있는 용산 사람들을 생각하자면 꽃을 보고 미소 짓는 일조차 부끄럽다.  

 

임창순 선생의 <당시정해>(소나무)에서 고교 졸업 후 20년도 넘어 두보의 <춘망>을 다시 읽자니 시절이 하 수상해서 그런지 시공을 거슬러 이심전심이 되었다. 아마, 두보가 이 시대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면 수구들이 툭하면 입에 달고 사는 '좌파'로 몰려 필화를 입었을 지도 모르겠다.

 

春望(춘망)-봄에 바라 봄
 

                                                           두보(杜甫)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가 허물어졌는데도 산과 물은 남아 있고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성에 봄이 찾아오니 풀과 나무가 우거졌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시국을 생각하니 꽃을 보고도 눈물을 뿌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가족과 헤어져 있으니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란다.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봉화불이 석 달이나 계속되니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집안의 편지는 만 냥에 해당하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흰 머리털 긁을수록 더욱 짧아지니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이제는 머리에 꽂는 비녀를 버티지 못할듯하다.

 

시성이 살던 시절에는 전란으로 나라는 허물어졌을망정 산과 물은 그대로였다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산과 물도 다 허물어 질 일을 벌이고 있으니 답답함이 목까지 차오른다.

 

당시(唐詩)는 모두 몇 수? 당나라 시인은 모두 몇 명?

 







  
당시정해
ⓒ 소나무
임창순





내가 들어본 당나라 시인 이름은 이백, 두보, 왕유, 백거이, 유종원 등이 고작인데다 이들의 시도 겨우 한 두수 교과서에서 배운 게 전부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현존하는 당시가 '약 5만수'라고 한다. 시인의 수는 2천여 명이고 언급한 대가들 외에 나름 '문학 사상에 일정한 지위를 차지한 사람만 해도 50~100여명'에 이른다고.

 

당시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 저자는 '해석을 읽어서 뜻을 이해하려고만 애쓰지 말고, 마음으로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따로 뽑아서 입에 무르녹을 정도로 몇 십 번 내지 백 번이라도 반복해서 읽어서 암송할 정도에까지 이르면 그 시의 진미를 저절로 알 것'이라고 하였다. 아무렴.

 

한시는 형식에 따라 글자 수 제한과 운 등이 있어 절제되고 함축적이니, 외운 다음 되새김하며 음미해야 비로소 제 맛이 날 것이다. 요즘 초등생들은 한자급수 시험을 친다는 목적으로 한자 공부 또한 경쟁적으로 하던데 그것보다 차라리 한시 한 10수정도 외우게 하는 게 더 낳지 않을까. 급수시험 치고 나면 알던 한자도 시간이 지나면 까먹게 마련인데 입으로 외운 한시는 그렇지 않다.

.............

 

하여간, 사방이 꽉 막혀 도무지 소통이 안 되는 이 시절이 어서 지나고 모두가 이백처럼 호탕하게 술 한 잔 권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한잔이 무에랴. 이백은 한꺼번에 삼백 잔은 마셔야 된다고 하였다. 

 

將進酒(장진주)-권주가

                                                              

                                                       李白(이백)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奔流到海不復廻  (분류도해불부회)     흘러서 바다로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높다란 마루에서 거울을 보고 백발을 슬퍼하는 것을.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가 저녁에 눈처럼 된 것을

人生得意須盡歡  (인생득의수진환)     인생이 기분이 좋을 때에는 기쁨을 만족하게 누리고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빈 술잔에 부질없이 달빛만 비치게 하지 마라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 같은 재질을 냈다면 반드시 쓸 곳이 있으리라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부래)     천냥 돈은 다 써버려도 다시 생기는 것을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양을 삶고 소를 잡아서 우선 즐기자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한꺼번에 삼백 잔은 마셔야 된다.

岑夫子,丹丘生  (잠부자,단구생)     잠선생과 단구군이여

將進酒,君莫停  (장진주,군막정)     술을 권하노니 술잔을 멈추지 말라

 

.......(중간 생략)

 

五花馬,千金裘  (오화마,천금구)     좋은 말과 천 냥짜리 외투를 가지고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아이를 불러 나가서 좋은 술로 바꿔오게 하여라.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그대와 함께 만고의 시름을 없애고자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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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 세상 모든 사랑의 시작과 끝
존 스펜스 지음, 송정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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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2살. 제인오스틴은 마흔둘에 죽었다. 

그에 비해 톰 러프로이는 거의 두배인 93세 까지 살다갔다. 

톰의 조카가 늙은 삼촌에게  

정말로 제인을 사랑했냐고 물었을때 톰은, 

천진 난만한 소년의사랑이었다고 회고 했다는데.... 

 

제인의 작품들과 수많은 편지글을 보며 추적에 추적을 거듭하지만 

실체가 없어.... 실체가 없어도 사랑은 사랑인가. 

과거는 쪽집개로 맟춘다는 울 나라 만신들에게 이들의 사랑을 한번 물어 볼까나... 

 

영화 '비커밍 제인'은 그러고 보니 참 형상화를 잘 한것 같다. 

이책은 솔직히 영화만큼 흥미롭지는 못하다. 

영화가 너무 각인되어서 그런가. 

영화가 제인을 한편의 시처럼 추억했다면 이책은 좀 구질구질하다. 

............ 

뭐, 그래도 제인의 팬이라면 필수품. 

  

이책은 주로 편지를 인용하며 제인의 삶을 유추하는데  

그 사사건건의 편지들을 보노라면 편지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던 그시절이 

무척 살갑게 느껴진다.  

한통의 편지를 보내고나면 가는데 며칠 오는데 며칠..... 그 짧지 않는 시간동안 

가슴졸이며 기다릴때의 연인들의 기분이란... ㅎㅎ 

 ..... 

제인이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 톰의 형편이 다소 풀려 다시 사랑을 잇지는 

못하더라도 한 번 만나기라도 하였더라면...  

 역시 울나라 만신들에게 부탁하여 영혼결혼식이라도 올려주고 싶은...시작도 못해본 이들의  

사랑...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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