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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평점 :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보게 된 기욤 뮈소의 구해줘. 남자이지만 너무나도 섬세하게 남녀의 심리 상태를 그리고 있었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디에서인가는 정말로 일어나길 바라는, 누군가를 사랑해 봤다면 한 번 즈음은 간절히 바랐던 이야기이기에 책을 펼치자 마자 단 몇 시간 만에 그 속에 푹 빠져 한 권을 재빠르게 섭렵했다.
‘7년 후’는 2012년 그의 신작으로 그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가슴 설레임으로 마주한 책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끌림이라는 말을 들을 적이 있다. 나와 다르기에,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기에 상대방이 가진 것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며 그로 인해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너무 다르기에 그 호기심으로 시작된 호감이 서로에 대한 갈망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그 공식을 담을 책이 바로 그의 ‘7년 후’이다.
도무지 감성 따위엔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세바스찬과 모든 것이 자유분방한 니키는 의도치 않은 순간에, 사랑으로 시작하기에는 너무나도 절묘한 타이밍에 서로의 눈에 띄게 된다. 진정 사랑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인지, 내가 꿈꿔오던 사랑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이미 가슴이 그 상대를 애타게 애원하며 그 둘은 어울리지 않는 색이라는 틀을 깨고 결혼이라는 하나의 찬란한 빛을 드러낸다.
너무나 각기 다른 색채를 띄고 있었기에 융화가 불가능 했던 것일까? 결혼의 틀 안에서도 각자의 방식을 고집하며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만 바라보던 그 둘은 결국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다. 둘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시작했으나 그 사랑이 서로에 대한 미움으로 변질되어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그들은 더 이상의 생채기를 그만두고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다. 시작은 그 둘이었으나 그들의 결정에는 그들의 아이들까지고 가족이라는 파편의 아픔을 공유해야만 했다.
서로에게 반했던 끌림의 이유가 그것을 닮아 버린 아이들에게조차 다가갈 수 없게 하는 거리감으로 만들어버린 7년의 시간. 그 시간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아이들이 행한 너무도 단순한 그들의 행복으로의 귀로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역시 그의 작품답게 가독력은 그 어느 책 못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에 구해줘를 읽었을 때 만큼의 잔잔하면서도 애잔한 느낌보다는 한 편의 액션을 본 듯한 느낌이다. 달콤한 로맨스에 푹 빠져 들고 싶었단 소소한 바람으로 펼쳐본 이야기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는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사랑을 기반으로 한 치열한 냉전이 담겨 있었다.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야 한다는 그 공통된 목적과 그것만이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겠지만 내가 기욤뮈소에게 원하던 달달한 한 편의 로맨스보다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담겨 있었기에 쉽게 읽을 수 많은 없었다. 내가 선택한 사랑이기에 모든 것을 나의 결정으로만 선택하기에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나비효과들이 너무 많았다.
그저 한 편의 소설로만 존재했으면 하는 이야기이다. 그들의 결말은 또 다시 행복이기는 하나 그 과정이 너무나도 힘든 가시밭 길이었기에 그들의 슬픔은 그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